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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문학 전문지 창간 러시

<세계 사상> 등 인문학 전문지 창간 붐… 반성 통해 새로운 인간성 모색

李文宰기자 ㅣ 승인 1997.07.31(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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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전문지 창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세계 사상> <전통과 현대> <열린 지성> <신인문> <사회와 역사> 등 인문학 르네상스를 기치로 내건 계간지와 반년간지, 그리고 무크지가 비슷한 시기에 첫선을 보여 지식인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90년대 이후 인문학계의 가장 큰 이슈는 인문학의 위기이다. 인문학은 인간을 획일화하고 파편화하는 현대 문명에 대한 응전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기 진단이 끊임없이 제출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와 세계화, 미래화 이데올로기는 인문학의 입지를 끊임없이 위축시켰다. 과학·기술 우선 정책에 밀려 정부와 대학 당국은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문학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잇달아 출간되는 인문학 전문지들은 매체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미루어볼 때도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많은 정보량, 빠른 전달 속도를 모토로 하는 뉴미디어 시대에 ‘가장 느린 활자 매체’인 계간지를 선택하고 문명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것이다.

최근 창간된 인문학 전문지들은 30~40대 소장 학자들이 각 잡지의 편집위원으로 참여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은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학생·지식인 사회를 견인했던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창간 세대의 직계 후배들이다. 창비·문지 편집 동인들이 한글 1세대라면 최근 인문학 잡지 편집에 참여하고 있는 소장 학자들은 선배들에 비해 학문적·학자적 정체성이 보다 확실한 한글 2세대들이다.

‘미셸 푸코와 그 효과’를 창간 특집으로 내놓은 계간 <세계 사상>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 인문학의 충실한 가교가 되고자 한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최고의 대중 지성지인 월간 <마가진 리테레르>와 저작권 협약을 맺은 이 계간지는 <사유의 열정:프랑스 지성사 30년>을 창간 특별 부록으로 내놓았다. 김상환·김성도· 변기찬·임옥희·정재곤·현택수 씨 등 철학·언어학·사회학·여성학을 전공한 소장 학자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교빈·김호기·김종엽 씨 등이 참여하는 계간 <열린 지성>은 과학·기술과 사회·정치 분야까지 포괄하는 재수록 전문지로, 특히 학제적 관점에서 공유할 수 있는 논문들을 각 분야의 선정위원들이 가려 뽑는다. 계간 <전통과 현대>는 함재봉 교수가 편집 주간을 맡고 있는데 제호가 말해 주듯이 ‘특수성(전통)에 바탕한 보편적 가치(현대)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사회사연구회(회장 박명규)가 펴내는 반년간지 <사회와 역사>는 사회학의 대중화를 실천하고자 한다.

김상봉·이정우·이필렬 씨 등이 참여하는 무크 <신인문>의 창간사는 인문학 전문지 창간 붐의 배경을 한 마디로 압축하고 있다. <신인문>은 ‘인간의 총체적 자기 반성이 조직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대전환기’에, 삶의 총체성과 인간의 주체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인문학 전문지들은, 반인문학 시대를 인문학의 언어로 가로지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인문학의 핵심인 ‘반성적 성찰’을 통하여 새로운 인간성을 모색하고 그것을 옹호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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