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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마빈 해리스 <작은 인간> <식인과 제왕>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 지음 <작은 인간> <식인과 제왕>

이정덕 (전북대 교수·인류학) ㅣ 승인 1995.08.24(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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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 해리스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그곳에서 20여년 간 가르치다가 80년대부터는 플로리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현재는 플로리다 대학 명예교수로 미국 인류학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인간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단백질을 섭취하고 번식하면서 종을 보존해야 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일상적이거나 특이한 관습과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미개 사회의 관습에도 모두 이같은 생물학적·물질적 조건이 깔려있다. 예컨대 힌두교도가 소를 신성시하는 것은 소를 보호하여 농업 생산력을 높이려는 것이며, 이슬람교도가 돼지를 싫어하는 것은 건조한 열대지방에서 인간이 먹는 곡물을 함께 소비하여 인간과 경쟁이 되기 때문에, 돼지를 키우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오염된 지저분한 동물’로 규정하게 된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마야 문명 유적에서 인간의 두개골이 엄청나게 발견되는 것은 주변에 단백질 공급원이 고갈되자 인간을 잡아먹어 단백질을 보충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이러한 시각은 문화유물론이라 불린다. 그에게 문화란 결국 인간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것이다. 최근에 번역된 <작은 인간> <식인과 제왕>에서도 이러한 그의 시각이 잘 나타나 있다.

인간이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인류학 성과를 종합한 <작은 인간>은 4백만년 전의 직립인간부터 하나하나 설명을 시작하고 있다. 인간이 진화하여 현재의 인간 모습으로 나타난 과정, 인간종과 생체, 인간의 성문제와 남녀문제, 원시 사회에서 나타나는 기이한 전쟁이나 식인 풍습, 평등한 관계에서 차별 사회로의 변화, 국가와 종교 출현, 종교 교리의 유물론적 기초, 그리고 인간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식인과 제왕>은 구석기시대에서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문화를 인구 증가, 자원 고갈, 이에 따른 생산 양식 변화와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두 권의 책은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출현하여 문화적으로 현재의 산업사회에 이르기까지의 중요한 장면들을 해박한 지식과 시각, 그리고 간결한 문체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 조상 이해하는 데도 도움

그가 쓴 책들은 우리의 조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전북대학교 박물관이 군산 앞바다 비응도에서 94년 발굴한 패총에는 2천5백년 정도 된, 목이 잘린 인골이 5구 나왔다. 이들의 머리는 인위적으로 잘린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의 두개골은 찾을 수가 없었고 또한 인골의 일부는 불에 타고 그을린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머리가 잘린 것은 머리를 바치는 특이한 종교 의례와 관련되어 있을까? 뼈가 불에 탄 것은 인간을 구워먹었다는 표시인가? 그 답이 무엇이든 한반도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이한 풍습이나 전쟁이 많았음에 틀림없으며, 마빈 해리스의 책들은 이러한 우리의 과거 문화를 다시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작은 인간>은 1백2개 주제를 각각 3~4쪽씩 에세이식으로 다루고 있고 <식인과 제왕>은 15개 주제를 좀더 깊이 설명하고 있는데, 둘 다 인간의 삶과 문화에 대하여 인간의 전역사에 걸쳐 세계 여러 문화를 비교하고 이를 진화론적으로 정리하여 인간과 그의 문화를 보는 안목을 확장시켜 주고 있다.

그러나 그의 해석들이 인간과 문화 진화의 일반 법칙(특히 단백질 공급)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인간 문화의 다양성, 인간의 창조성, 다양한 사회 관계가 인간에게 주는 의미들을 이해시켜 주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어쨌든 마빈 해리스의 <작은 인간> <식인과 제왕>은 이번 여름에 인간과 문화를 반추해 볼 수 있는 훌륭한 교양서적으로 추천할 만하다. 번역도 쉽고 평이하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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