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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첸 카이거 감독의〈몽유도원도〉

이문재 편집위원 ㅣ moon@e-sisa.co.kr | 승인 2001.08.02(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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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럼 절실한 러브 스토리


"첫눈에 임자를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7월13일, 영화 〈몽유도원도〉 제작 발표회장에서 첸 카이거 감독과 처음 인사를 나눈 최인호씨는 뭔가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 최씨는 원래 첸 감독보다는 장이모우 감독을 더 좋아했는데 〈패왕별희〉를 보고 첸 감독을 다시 보게 되었다. 환상적이고 관념적인 영화 언어가 돋보였다는 것이다.




'임자들' : 최인호씨(가운데)와 첸 카이거 감독(오른쪽).


소설 〈몽유도원도〉는 도미 부인 설화를 변조한 러브 스토리. 첸 감독은 한국인 제작자가 건넨 원작 소설을 읽고 선뜻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 중국에도 비슷한 설화가 있어 이내 '그림'이 떠올랐다고 한다. "아시아인들이 손잡고 세계인이 공감하는 보편적 미학을 제시하자"라는 첸 감독의 선언은 곧 실현되었다.


최인호씨와 〈주노명 베이커리〉를 연출한 박헌수 감독, 그리고 〈영웅본색〉 〈동방불패〉를 쓴 장탄이 시나리오팀에, 〈마지막 황제〉의 영화 음악을 맡았던 사카모토 류이치 등 '아시아인'들이 합류했다. 주인공은 이정재씨로 확정되었다.


영화는 설화 자체가 지니고 있는 몽환적 서사 구조 속에 한 권력자의 광기 어린 사랑을 그려낸다. 기울어지는 사직을 배경으로, 권력자 개로왕과 그의 백성인 도미, 도미의 아내 아랑이 펼치는 러브 스토리는 한국과 중국에 세워지는 세트장, 음악·의상·애니메이션·컴퓨터그래픽 등과 어우러지며 동양적 에로티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뜨릴 것으로 보인다. 첸 카이거 감독은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주조이지만, 현대인들이 공감할 새로운 표현 방식에 주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인호씨는 "도미 설화는 〈삼국사기〉에서 빌려온 것인데, 이처럼 아름답고 피처럼 절실한 러브 스토리는 일찍이 들어본 적도 없다"라며 언어와 인종과 지역을 뛰어넘어 세계성을 확보할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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