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 되는' 제4회 독립예술제
  • 김은남 기자 (ken@e-sisa.co.kr)
  • 승인 200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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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난장' 열린다 네 멋대로 즐겨라


'심야의 학교 운동장에서 레이브 파티가 벌어진다면?' 오는 9월7∼23일, 서울 홍익대 앞에서는 상상이 현실이 된다. '인디, 밤새도록 한다!'는 구호를 내건 독립예술제가 밤낮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로 제4회. 독립예술제는 이제야 제대로 된 물을 만났다. 대안적·미래지향적 문화 축제를 내건 독립예술제와 지난 몇 년 사이 '인디 문화의 메카'로 떠오른 홍대앞의 만남. 그것만으로도 이번 예술제는 범상치 않은 파장을 예고한다.


행사를 준비하는 쪽도 굳이 야망을 감추려 들지 않는다. 언더그라운드 예술제를 표방했던 초창기와 달리 이들은 이 행사를 아시아 최대의 프린지(fringe·원뜻은 '변두리') 축제로 키우겠다고 선포했다.


영국 에든버러 축제나 프랑스 아비뇽 축제에서 본행사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것이 프린지 축제이다. '비주류 문화 난장'이라 할 이 행사에 몰려든 세계 각국 젊은이들은 본행사와 상관없이 거리 한귀퉁이, 또는 강당이나 교회를 빌려 급조한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예술적 기량을 뽐낸다.


아시아 최대 축제가 헛꿈만도 아닌 것이, 이번 독립예술제에 참가를 신청한 단체(개인 포함)는 4백20여 개에 이른다. 규모로만 따지면 에든버러·아비뇽에 이어 세계 3위권이요, 홍콩 프린지 페스티벌(2백여 개 단체)보다 훨씬 크다.


행사 내용 또한 다채롭다. 크라잉넛·노브레인·삼청교육대 등 실력파 인디 밴드가 총출동하는 '인디 진짜 열린 음악회'(9월14·21일), 올해 아비뇽 프린지 축제에 초대받은 극단 노뜰의 화제작 〈동방에서 온 햄릿〉, 디지털 독립 영화의 새 관문으로 떠오른 독립영화제. 무엇 하나 놓치기 아까운 비주류의 향연이다. 세부 일정은 인터넷 홈페이지(www.indiefestival.co.kr)에서 알 수 있다.




'인디, 밤새도록 한다!'독립예술제(9월7일∼23일)

























행사 이름 내용
고성방가(음악) 슈퍼세션 등 기획 콘서트
라이브 클럽 상설 공연
인디 진짜 열린 음악회
내부공사(미술) 자유 참가 및 기획전
공공 미술 프로젝트 및 시민 참여 이벤트
@art Images展
암중모색(독립 영화) 자유 참가작 공식 상영
기획 초청전
이구동성(공연) 연극·무용·마임·인형극·퍼포먼스 등 무대 예술 단체 및 개인
중구난방(거리 축제) 개막 공연/Road to Festival
퀴어 문화축제, 카니발, 로드 레이브 파티
거리 축제
Open Stage(야외 상설 공연)
신화 읽기가 붐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야기와 그림, 만화, 사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낸 책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이며 신화 연구가인 이윤기씨가 신화를 읽어야 한다고 외롭게 외친 지 20여 년 만에 일어난 ‘신화’이다. 서양 신화 대중화가 반가운 까닭은, 그리스 로마 신화가 바로 서양 문화의 원류이기 때문이다. 좋은 의미의 세계화는 서양 신화를 바로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최근 새로운 신화 관련 서적이 나왔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영래씨가 지은 <편도나무야, 나에게 신에 대해 이야기해 다오>(도요새 펴냄). 이윤기씨가 주도한 서양 신화 대중화가 인간의 보편성과 문화의 다양성을 친절하게 일러주었다면, 김영래씨가 선보인 이번 책은 신화를 통해 인류 문명의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그 신화의 창문은 ‘나무와 숲’이다.


신화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나무와 숲과 관련된 세계 각국의 종교와 민속, 민담, 동화 등을 주제 별로 묶어, 인간이 나무를 새롭게 보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없다는 절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간적으로 오래되었고, 공간적으로 광범위하며, 그리하여 모든 인간의 의식 맨아래에 저장되어 있는 ‘마음 속의 나무’(우주나무, 聖木)를 재발견해 지구적 차원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신화학자들은 지구상 모든 곳에 우주나무가 존재했으리라고 추정한다. 고대인들은 나무를 하늘과 인간, 인간과 땅을 연결하는 피뢰침이자 무선기지국으로 생각했다. 부처가 깨달은 곳도 나무 아래였으며, 예수가 못박힌 십자가는 아담의 무덤에서 자라난 세 그루 나무를 기원으로 한다. 숲은 신성한 것이었으며, 숲은 나무들이 결혼을 하고, 소년들의 통과 제의가 치러지는 신비한 공간이었다.


지구상의 열대 우림은 지난 100년 사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금도 1분마다 축구장 10~20개에 해당하는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를 거슬러올라가는 인문학적 여정이 내놓는 결론은 단순하다. 인간은 나무와 숲의 주인이 아니라 그 자녀라는 엄연한 사실이다. 지구과학자와 생태학자 100여 명이 내놓은 지구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다름아닌 나무심기다. ‘앞으로 10년 간 전세계 모든 사람이 저마다 매년 속성수 100그루를 심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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