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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베이션〉부르는 페미니스트 가수 지 현씨

"평등과 해방 위해 노래한다"

김은남 기자 ㅣ ken@e-sisa.co.kr | 승인 2001.11.12(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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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렇게 성기 집착적인 애였니?" 페미니스트 가수 지 현(28)이 〈마스터베이션〉이라는 곡을 발표했을 때 그의 변함없는 지지자였던 어머니는 최초로 실망감을 표시했다.




가수 지 현씨는 "나의 정치적 권리로서 '마스터베이션'을 찬미한다"라고 말한다.


사실 그것은 파격이었다. 여자 보컬은 무조건 한 수 아래로 보는 성 차별적인 밴드 문화에 반기를 들고 뛰쳐나왔던 배짱 있는 그녀. '아저씨 그 다리 좀 오무려요/아저씨 그 신문 좀 접어봐요'(〈아저씨 싫어〉)라며 지하철의 이른바 '쩍벌남'들을 호통치는 강단 있는 그녀지만, 자위라는 은밀한 영역을 남들 앞에 드러내는 것은 또 다른 용기를 필요로 했다.


그렇지만 지 현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가 자위를 긍정함으로써 얻은 것이 너무나 많았다. 한때 그녀는 자기가 성적 불감증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자기를 알지 못해 남에게 의존한다면 평등한 관계는 불가능했다.


2년 전 여성 예술가들이 모인 캠프에서 그녀는 결정적인 영감을 얻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밤 한 여성이 '자위 쇼'를 공연하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박장대소하며 자지러졌다. 당시에 느낀 집단적인 해방감을 지 현은 음악으로 재현하고 싶었다.


이렇게 탄생한 노래 〈마스터베이션〉은 시종 순하고 곱다. '내 손끝이 내 온몸을/따스하게 부드럽게/아∼아∼.' 가늘게 신음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꿈에 잠긴 듯 달콤하다. 로커의 기백이 느껴지는 그녀의 다른 노래들과는 영 딴판이다.


금기를 벗어 던진 뒤 지 현은 무대에서도 훨씬 자유로워졌다. '무슨 페미니스트가 저래' 싶을 만큼 그녀는 뻔뻔하고 야하고 거침없는 무대 매너를 자랑한다. 오는 11월23∼24일 서울 혜화동의 공연 카페 '안토니아스 라인'에 가면 '마스터베이션'을 선동하는 그녀를 볼 수 있다(02-747-5695).1920년 체코 작가 카렐 차펙이 ‘강제 노역’을 뜻하는 ‘로보타’에서 ‘로봇’이라는 말을 창안할 때만 해도 로봇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말 그대로, 공상 과학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 로봇은 일종의 상식이다. 가정과 직장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가정부 로봇, 청소 로봇을 비롯해 로봇 개, 로봇 벌레, 하수도 탐사 로봇, 경비 로봇, 비행 로봇 등 온갖 종류의 로봇이 일상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과학자들은 인간의 지능을 가진 ‘휴머노이드’까지 넘보고 있다. 영화 나 <바이센테니얼 맨>을 할리우드의 기발한 상상력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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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습에 지능까지 갖춘 ‘휴머노이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에서 로보 사피엔스로 ‘진화’한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미래의 사전에는, 로보 사피엔스가 표제어로 올라 다음과 같은 뜻풀이가 붙는다. ‘1.순전히 생물학적인 인류보다는 훨씬 우월한 지능을 가진 인간과 로봇의 혼합종; 21세기에 출현하기 시작. 2.지구를 중심으로 한 태양계의 지배적인 종족.’



페이스 달루이시오와 피터 멘젤이 함께 만든 <로보 사피엔스>(신상규 옮김, 김영사 펴냄)는 아직 찾지 못한 과학의 성배라고 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로봇과 그것을 연구·개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100대 이상의 로봇들에 대한 흥미로운 사진과 로봇공학 개척자들과의 광범한 인터뷰를 통해 저자들은 로봇공학 연구의 최고 수준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로보 사피엔스를 향한 과학자들의 야망과 기대와 두려움을 전해줌으로써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이 로봇공학을 통해 어떻게 현실화하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로봇 마니아나 전문가들, 그리고 과학의 미래에 대해 인문학적 관심을 품은 일반 독자들까지 두루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만, 부분적으로 섬뜩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프랑켄슈타인이나 터미네이터와는 달리 ‘예의 바르고 똑똑하고 성자 같은’ 로봇 출현이 가능하다고 할 만큼 저자들의 미래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지만, 인간이 기계로 진화한다는 가설에 흔쾌히 수긍하기란 아무래도 너무 낯설기 때문이다. 그런 독자라면, 로보 사피엔스가 영원히 찾지 못할 과학의 성배로 남아 있기를 바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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