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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는 돈의 바다"

영화제로 4백억 이상 벌어…
영상 · 관광 도시 이미지는 엄청난 자산

박병출 부산주재기자 ㅣ pbc@e-sisa.co.kr | 승인 2001.11.26(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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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덕분에 부산 경제는 짭짤한 특수를 누렸다. 특히 광복동과 남포동 일대 접객업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 일대는 1990년대 중반까지 부산의 최고 중심가로 호황을 누렸으나, 부산시청이 연산동으로 옮겨가고 난 후 침체일로를 걸었다. 특히 최근에는 전국적인 명물인 자갈치시장마저 재건축하느라 문을 닫는 바람에 상권 붕괴가 빨라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위기의 남포동'을 구하는 효자로 인정받고 있다.





ⓒ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은 영화제로 인한 직접 효과보다 간접 효과를 더 크게 보고 있다. 위는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 모습.


가장 짭짤하게 특수를 누린 업종은 단연 숙박업이다. 작품 상영관 가까이 위치한 남포동 피닉스호텔(객실 1백7개)과 대청동 서라벌호텔(객실 1백62개)은 영화제 기간의 객실 예약이 개막 2∼3주일 전에 일찌감치 마감되었다. 10여 개 일반 호텔과 장급 여관들도 95% 이상 예약률을 보여, 당일에 방을 구하려던 외지 관람객들은 서면과 동래 등으로 원정 숙박에 나서야 했다.


특히 유명 호텔들은 숙박료 이외에도 영화제 딸린 행사를 유치해 재미를 보았다. 심사위원단 소개 기자회견(10일 코모도호텔), 제2회 영평 시상식(10일 메리어트호텔), 프렌치 나이트(10일 파라다이스호텔) 등을 시작으로, 영화제 기간 내내 대규모 행사가 줄을 이었다.


외국인·외지인 관람 비율 높아져


조직위원회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관람객은 15만명 정도. 대형 극장들이 관람 여건 개선을 위해 단위 면적당 좌석 수를 줄인 까닭에 관람객은 지난해에 비해 3만명이 줄었다.


그러면 부산 경제는 이번 행사로 얼마나 벌어들였을까. 부산시는 줄잡아 4백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얻었다고 추정한다. 부산시 정책기획실 오석봉 박사(40·경영학)는 "관람객과 접객업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가 11월 말쯤 나올 예정이지만, 지난해 자료를 지표로 삼으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관람객 수가 줄었지만 외지인과 외국인 비율이 높아져 수입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늘어나리라고 전망했다.


오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관람객 18만천7백명이 평균 3만원씩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외지 관람객 5만5천명은 평균 2.5일 동안 부산에 머무르며 9만5천 원씩을 썼다. 행사에 참가한 외국 인사 4백여 명도 1인당 1천6백 달러씩을 쓰고 갔다. 이를 모두 합한 금액은 총 1백76억원, 여기에 간접 효과(승수 효과)까지 보태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4백억원에 이르렀다. 국제 영화제 운영 예산이 한 해 30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13배가 넘는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문화계는 국제 영화제로 벌어들이는 진짜 이익은 따로 있다고 평가한다. 영상산업 도시로서의 가능성을 확보하고 관광 도시로 이미지를 끌어올린 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자산이라는 것이다. 국제 영화제 창설을 계기로 부산영상위원회(위원장 명계남)가 발족한 이후, 영상산업은 이제 부산시의 주력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영상위원회의 경우는 올 한 해 〈친구〉 〈리베라 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영화 10여 편 제작에 인력이나 장비를 포함해 편당 1천만∼2천만 원을 지원했다. 스태프 수십 명이 영화 제작 기간에 부산에서 쓰는 돈은 그 20∼30배에 달한다. 영화계가 보는 부산은 '영화의 바다'지만, 부산으로서는 영화가 '돈의 바다'인 셈이다."글줄이나 쓴답시고 술이나 퍼마시고….” 예술가에 대한 낭만적 존경과 현실적 모멸감은 흔히들 술에서 ‘어긋나게’ 만난다. 술은 그들에게 때로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지만, 때로는 인간 말종의 가장 확실한 표지가 되기도 한다. 예술의 신화를 믿는 이들에게 술은 신의 축복이지만, 건실한 생할인들에게 그것은 심각한 ‘인간적’ 결격 사유의 한 징표가 된다. 같은 술 마시고 비슷한 사고 치더라도 대접이 다르다.






술은 예술가에게 창작의 묘약이 되지만 때로 파멸의 독약이 되기도 한다.



프랑스의 젊은 작가 알렉상드르 라크루아의 <예술가와 알코올>(백선희 옮김, 마음산책 펴냄)은 술 마시는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도취와 몰두’의 취기가 문학과 음악과 미술에 창작의 묘약으로 작용했는지, 아니면 예술가의 재능을 하릴없이 탕진하는 파멸의 독약으로 작용했는지를,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작가의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술의 도움을 받아 재즈 연주자처럼 즉흥적 글쓰기를 추구했던 잭 케루악은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술에 취해 책상에 앉을 것을 권고했다. 만취한 다음날 그림을 그리는 습관을 가졌던 프랜시스 베이컨은 보름 동안 만취와 숙취를 거듭한 끝에 걸작을 완성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하루에 포도주 6ℓ를 마셔 가며 글을 쓰기도 했다. 술을 마시지 않을 때만 잠시 짬을 내어 글을 썼던 앙투안 블롱댕은 술이 좋아 생의 마지막 20년을 절필했다.



이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제각각이었지만 ‘글을 쓰기 위해 유기체의 기계 장치를 고장내야 하고, 자아를 살짝 흔들어놓아야 하며, 균열을 키우고 그 흔적을 쫓아야 하는’ 예술가의 운명에 술의 개입은 필연적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들에게 술은 진부한 일상을 떠나 ‘인공 낙원’으로 인도하는 지름길이 된다. 술에 절어 자기 파멸의 길을 걸었던 알려지지 않은 천재들에게는 ‘인공 지옥’이지만.



술독에 빠진 예술가에 대한 낭만적 환상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독자라면 제법 진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예술이 재능이 아니라 노동의 산물이라고 믿는 이들에게는 불편하게 읽힐 수도 있다. 그러나, 보들레르의 시구처럼 ‘가슴을 찢는 지독한 갈증’은 술이라야 비로소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 이는 아마도 생각이 다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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