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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에 찾아온 ‘첼로 모범생’ 요요마

상하이 필하모닉과 서울에서 협연

노승림(월간 <객석> 기자> ㅣ 승인 2002.03.12(Tue)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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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구열이 유별난 요요마는 수업을 빼먹고 리허설을 구경온 한국 10대 팬들에게 야단을 치기도 했다.



클래식 아티스트 가운데 한국 대중에게 비교적 친숙한 첼리스트 요요마가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다. 1997년 서울에서 리사이틀을 한 이후 5년 만의 내한이다. 3월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요요마는 ‘혈통적 동지’ 격인 중국 상하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그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클래식을 넘어 다채로운 장르의 레퍼토리를 개발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비롯해 여러 정통 고전 레퍼토리에서도 최고 연주자로 각광받고 있지만, 동시에 비클래식 장르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도 남다르다. 바비 맥퍼린과 함께 녹음한 음반 <허쉬>라든가, 피아졸라의 탱고들을 편곡한 <탱고의 영혼> 등은 그의 자유분방한 사고 방식을 전달하는 데 한몫한 베스트 셀러 음반이다. 아마 요요마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그가 첼로로 편곡한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는 이미 여러 차례 텔레비전 방송 CF를 탔던지라 꽤나 귀에 익을 것이다.


한국도 포함된 ‘실크로드 프로젝트’ 진행


다른 장르에 대한 요요마의 이같은 탐구는 단지 인기라든가 유명세에 부합한 일시적인 외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하버드 대학 재학 시절에도 전공 수업 이외에 인문학 교양 과목 커리큘럼을 이수했을 만큼 학구열이 뜨거운 스타일이며,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다.
일반인의 체력으로는 도저히 견디지 못할 만큼의 연습량을 채운 뒤에야 씨익 미소를 짓는다는 그의 엄격함은 타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난번 내한 공연 때 그는 학교 수업을 몰래 빼먹고 자신의 리허설을 구경온 10대 소녀팬들에게 활을 휘저으며 야단을 친 일화를 남겼다. 그가 이런 학구적 기질을 갖게 된 데에는 아마도 동양학자였던 화교 출신 아버지의 영향이 컸으리라.


한국을 다녀간 뒤에도 그의 호기심은 끝없이 왕성해져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가운데는 2년 전 화제를 불러모았던 리안 감독의 영화 <와호장룡>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작업도 포함되어 있다. 요요마는 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리안 감독, 그리고 작곡을 맡은 탄둔과의 시간은 공동 작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처음으로 깨닫게 해준 매우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 음악에서는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모든 것을 주도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는 모든 구성원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여러 톱니바퀴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영화 <와호장룡>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요요마가 1998년부터 시작한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일본·중국·몽골·이란·터키·우즈베키스탄에 이르기까지 고대 실크로드의 길목에 속하는 여러 나라 작곡가들로부터 작품을 위촉받아 연주하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그는 음악·음반·학술 분야 전문가 및 비정부기구(NGO) 등과 다양한 접촉을 계속해 왔다.


이 21세기형 문화 오디세이에는 한국도 물론 포함되어 있어, 이미 작곡가 강준일과 이지영의 작품이 요요마에 의해 초연되었다(내한 공연에 맞추어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이 협연한 신보 <실크로드 기행>도 발매된다).
이렇듯 원기왕성한 음악 활동과 상반되게 그는 최근 몇 년간 사생활과 연관된 갖가지 소문으로 곤욕을 치러 왔다. 이를테면 그는 공식 석상에서 항상 ‘돌아가신 아버지는 따스하고 온화한 분이었다’고 술회하곤 했다. 그러나 공연가에는 이미 그가 아버지와 불미스러운 법정 소송을 벌였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져 있다. 요요마가 음악을 연주할 때 이외에는 술과 방탕함에 찌들어 지낸다는 소문도 있었다(몇년 전 그가 몇 백만 달러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를 택시에 두고 내린 사건이 해외 토픽에 실린 일이 있다. 이 사건도 만취가 원인이었다는 설이 분분했다). 심지어 아내와 이혼한 뒤에는 그의 성적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는 악성 유언비어까지 나돌았다.


객관적으로 확인된 바 없는 이같은 소문들이 그에게 큰 충격을 준 것 같지는 않다. 어쨌거나 요요마는 사람 좋은 미소를 띤 ‘영원한 친구 요요(友友)’의 이미지로 한국 팬들과 다시 한번 조우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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