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에게 피해주는 ‘영화 배급망 비리’
  • ()
  • 승인 1996.11.2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한국 영화에 갈채를 보내던 관객으로서 ‘배급 틀 새로 짜야 영화가 산다’[제368호]를 보고 참담한 마음이 들었다. 검찰이 그같은 비리를 소극적으로 처리하려 한다는 대목에서는 허탈감마저 들었다. 배급망의 비리는 이해 당사자인 제작자에게도 피해를 주지만, 결과적으로 질 높은 영화를 갈망하는 관객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다. 요즘 공직자에 대한 사정이 강화되고 있다. 그같은 작업을 공직 사회에 대해서만 벌일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사회 곳곳에 똬리 틀고 있는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사회 각 방면에서 이루졌으면 한다.

엄태원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군 비리 뿌리 도대체 얼마나 깊나

‘이양호·대우 커넥션, 검찰 비켜갔다’ [제367호]를 읽고 많은 점을 느꼈다. 한 나라의 합참의장이 어떻게 일개 무기상에게 휘둘려 군의 장비 구매 계획을 스스럼없이 알려주게 되었는지 착잡한 마음 금할 수 없다. 대형 부정축재 사건이 있을 때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겠다는 대통령의 서릿발 같은 방침이 천명되었다. 실제로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많은 인사가 투옥되었다. 그러나 문민 정부에서도 여전히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으니 부정부패의 뿌리는 대체 얼마나 깊은 것인가. 무기 브로커 권병호씨의 폭로가 있은 뒤 이씨와 그의 동료들이 언론에 보인 반응은 시대착오적인 적반하장이었다. 이씨는 폭로 내용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협박했고, 역대 공군총장들은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 사실인 양 마구 폭로되어 군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라면서 언론에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었다. 그러나 군의 사기는 언론 보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씨와 같은 군 수뇌부의 부패와 이를 비호하는 세력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이씨 개인의 비리가 아니다. 군의 힘과 사기를 갉아먹는 고질적인 부패가 김영삼 정부의 군 개혁을 거친 뒤에도 여전하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문민 정부의 도덕성을 걸고 한점 의혹 없이 수사하고, 죄가 있다면 국민 정서에 어긋나지 않게 조처하여 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

강민식 (부산시 연제구 연산2동)

국회 상정될 ‘만화 심의’안에 경악

이번 달에 국회에 상정될 예정인 청소년보호법에 언급된 만화 심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만화 심의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30여 년간 교과서적인 만화만 강요하는 심의 규정에 묶여 우리 만화는 표현의 자유를 구속당한 채 힘들게 버티어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법제화하려는 심의 기준은 이제까지 보아온 그 어떤 것보다 경악할 만한 것이다. 공상 과학물이나 환상물은 안되고, 칼이 나와서도 안되며 무조건 해피엔딩해야 하다니. 청소년에게 허황된 꿈을 심어줄 우려가 있으니 헛된 환상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화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이 아닌가. 만화는 흔히 문학과 미술(영상)이 합쳐진 장르라는 말을 한다. 특히 장르의 벽을 허무는 포스트모던 시대가 도래하면서, 21세기에 가장 적합한 문화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만화를 단순히 아이들의 오락거리로만 평가하는 단순한 생각도 놀랍고, 청소년들을 마치 스스로 판단조차 내리지 못하는 기계처럼 여기는 것도 놀라울 뿐이다. 성인지와 청소년지의 유통 과정을 철저히 구분해 작가와 독자 모두를 살리는 방안을 모색하지는 못하고 아예 만화계 자체를 말살하려는 그같은 발상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걱정스럽다.

이진경 (서울시 마포구 신공덕동)

더 늦기 전에 암살 배후 밝혀야

요즘 백범 김 구 선생의 암살범 안두희씨를 살해한 박기서씨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여론도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자고 한 박씨의 살인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시사저널>은 안두희 피살 사건을 특집으로 다루면서[제367호], 정부가 나서서 미국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와 관련자 증언을 확보해 백범 암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범기념사업회 선우진씨 등이 암살 관련 하수인을 확보했다고 하고, 안두희씨 수기로 알려진 <시역의 고민> 같은 자료가 있으니 더 시간이 지나 역사 속에 묻혀버리기 전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정희철 (대구시 수성구 사월동)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