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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책] 아서 밀러 지음〈천재성의 비밀〉

아인슈타인과 피카소 '닮은꼴'/'시각적 사고'로 창조성 발휘

이문재 편집위원 ㅣ moon@e-sisa.co.kr | 승인 2001.10.23(Tue)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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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피카소가 만나면 무엇을 화제로 삼을까.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과학사 및 과학철학 교수이자 저명한 과학저술가인 아서 밀러는, 20세기를 창조한 과학자와 화가는 창조성의 비밀이 다름아닌 시각 이미지와 아날로그적(병렬식) 사고에 있다며 의기 투합할 것이라고 보았다.





아인슈타인(위 왼쪽)과 피카소는 '무의식적인 병렬적 사고'로 창조성을 발휘했다.


〈창조성의 비밀〉(김희봉 옮김, 사이어언스 북스 펴냄)은 서양 문명을 지배해온 과학의 역사를 다양한 렌즈로 투시한다. 아서 밀러는 물리학에서 출발해 철학·인지과학·미술과 같은 인접 학문과 과학과의 연관성을 탐사하며 매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지식은 기존 지식으로부터 어떻게 창조되는가' '시각 이미지와 창조성은 어떤 관계인가'.


갈릴레오와 뉴턴의 업적을 단순화하면 시각적 모형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운동'을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1905년에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도 시각적 사고의 승리였다. 하지만 과학사는 곧 벽에 부딪힌다. 양자역학은 세계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선언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를 시각화할 수 없었다. 1947년 파인만의 도형이 제출되고 나서야 과학사는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았다.


과학자들이 시각 이미지(모형)에 집착한 까닭은, 그들이 상식적 직관을 확장해 인간의 지각 너머에 있는 세계를 파악하고 그것을 표현하려 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의 욕구는 인상파나 큐비즘, 추상표현주의 화가가 그러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였다.


이 책 후반부의 주인공은 아인슈타인이지만, 거기에는 위대한 조역이 한 사람 있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과학을 대표했던 푸앵카레(19세기 후반에 카오스 이론을 주창했다)가 '반면교사'로 등장한다. 두 천재는 같은 수학적 공식에 도달했지만,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도출했고 푸앵카레는 물리학의 전자기적 기초를 내놓았다. 두 사람의 결정적 차이는 시각적인 사고의 유무에 있었다.


경이로움(미학)과 직관과 메타포를 두루 동원하는 시각적 사고는 과학사와 미술사에서 추상성 증가라는 특징으로 나타났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피카소의 큐비즘은 오랜 예열기를 거친 시각적 사고의 대폭발이었다.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병렬 처리하는 아날로그적 사고 방식이 과학과 예술의 진보를 이룩했다는 것이다.


아서 밀러가 내린 결론적 통찰은 다음과 같다. '과학과 예술의 궁극적인 도구는 인간의 정신이고, 자연을 읽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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