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매체는 ‘출입 금지’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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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창간 준비 중인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취재 거부 선언
한나라당이 인터넷 매체에 빗장을 걸기 시작했다. KBS <시사투나잇>에 대한 취재 거부 후폭풍이다. 한나라당은 <시사투나잇>이 국가보안법을 다루면서 편파 방송으로 일관했다며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껄끄러운 인터넷 매체에 문턱을 높인 것이다. <데일리 서프라이즈>(사진)가 그 문턱에 걸렸다.

오는 10월1일 정식으로 문을 여는 <데일리 서프라이즈>는 <서프라이즈>의 자매 매체다. 정치 전문 인터넷 신문을 표방하며 정치부 기자만 19명을 채용해 워밍업에 들어가 있다. 한나라당은 기자 3명이 맡고 있는데, 창간을 코앞에 두고 벌써부터 수난이다.

“기사도 읽지 않고 무조건 취재 거부”

대표적인 노풍의 진원지인 <서프라이즈>는 한나라당이 보기에 ‘노빠의 소굴’. 그 자매 매체의 출현은 한나라당으로서는 ‘서프라이즈’할 만하다. 그러나 공당으로서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취재를 막고 있다. 한나라당은 출입기자로 등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당사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의 선발주자였던 <오마이뉴스>에도 써먹었던 고전적인 수법이다. 실상을 따져보면 궁색하다. 현재 한나라당에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등록 기준 자체가 없다. 기준도 없는데 등록을 핑계댄 것이다. 한나라당 대변인 행정실 관계자는 “인터넷 매체는 등록 기준이 없어서 조만간 내규를 만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데일리 서프라이즈>도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았다. 이 매체 동성혜 기자가 문턱을 넘기 위한 ‘선도투’를 맡기로 했다. 동기자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종종 회의석상에서 대변인실 실무자들에게 지목당하고, 팔을 붙들리는 수모도 당했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국회 출입은 그나마 자유로워졌다. 동기자는 “기사 때문에 취재 거부를 당하면 이해라도 하겠다. 기사도 읽지 않고 무조건 취재를 거부하는 정당이 집권할 수 있겠느냐”라며 일침을 놓았다.

<데일리 서프라이즈>를 타산지석으로 삼은 인터넷 신문 <민중의 소리>는 우회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정공법 대신, 눈에 띄지 않는 취재로 한나라당 문턱을 넘고 있는 것이다. <민중의 소리> 기자는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사라져 한나라당 당직자에게 얼굴을 알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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