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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은 얼음판에 한 발은 무대에

김동성 선수, 빙상·연예활동 ‘두 트랙 잡기’ 성공할까

이동현(<일간스포츠>체육부기자) ㅣ | 승인 2003.05.08(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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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을 세계 최강으로 이끈 김동성 선수(23)의 거취가 한국 빙상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2년 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겨울 올림픽에서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억울하게 금메달을 놓치면서 국민 스타로 떠오른 뒤, 곧바로 3월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대회에서 전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그가 이제 연예인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최근 그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태극 마크를 반납한 뒤 연예계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나이 스물셋, 앞으로 5년은 거뜬히 세계 최강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나이기에, 빙상계 인사들과 팬들의 아쉬움은 크기만 하다. 과연 그는 그의 말대로 얼음판을 떠날까.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전관왕을 이룬 뒤 무려 1년 간 얼음판을 떠나 있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수술하고 재활 치료를 하면서 1년이라는 긴 시간을 허비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2월 2003 전국체전에서 화려하게 재기해 다시 한국 쇼트트랙의 ‘제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4월11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단 회의를 거쳐 추천 선수 자격으로 국가 대표 선수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긴 잡음이 그에게 태극 마크를 반납하게 만들었다. 일부 쇼트트랙 관계자들이 그가 대표 선수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대표팀에 합류했다고 반발한 것이다. 4월 초 열린 선발전 때 그는 무릎 부상 진단서를 제출하고 결장했는데, 이에 대해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국가 대표에 선발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대 의견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단은 이같은 반대 의견에 대해, 비록 선발전에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김동성만큼 뛰어난 선수가 없고, 앞으로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겨울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그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김동성의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 김기훈 대표팀 코치는 김동성이 그동안 쇼트트랙 이외의 행사에는 적극 참여하면서도 정작 운동에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왔다며, 함께 훈련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김동성은 대표팀에 합류했고, 4월16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본격적인 대표 선수 생활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4월15일 그는 빙상연맹에 태극 마크 반납 의사를 밝혔고, 입촌 예정일인 16일 태릉선수촌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유는 2004년 선발전을 거쳐 당당하게 대표팀에 합류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칭 스태프와 좋지 못한 관계에서 대표 선수 생활을 하기보다는,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고 대학원 수업도 착실하게 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몇몇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해 ‘외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주일 뒤 그는 연예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SBS TV 오락 프로그램 <가슴을 열어라>에 보조 사회자로 캐스팅되어 4월23일 녹화를 마쳤고, 24일에는 연예 매니지먼트사 아톰엔터테인먼트와 가수 및 연예 활동을 하는 조건으로 3년 계약을 맺었다. 수려한 용모와 탁월한 기량 덕분에 쇼트트랙 스타로 큰 인기를 모은 그이기에 연예계에서도 그에게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었다. 따라서 그의 연예계 진출은 이미 예상되었다. 다만 시기가 좀 빠른 듯하다. 씨름 선수 출신 강호동이나 프로 야구 선수 출신 강병규처럼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연예계로 진출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선수로서 황금기인 20대 초반에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겨울 올림픽을 거쳐 빙상 스타가 된 뒤 연예인들과 상당한 교분을 쌓았다. 인기 가수 싸이와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다른 연예인들과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가수 김현정·이정현과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국민적인 빙상 스타로서 유명세이기는 했지만, 이런 연예인들과의 친분은 그로 하여금 연예계에 관심을 갖게 했고, 연예인으로 출발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그는 운동과 연예 활동을 병행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톰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에서도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 연예 활동을 중단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동성은 연예 활동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래도 이를 바라보는 빙상 관계자들의 시선은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 민첩한 순발력과 폭발적인 집중력 그리고 균형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쇼트트랙에서는 약간의 운동 공백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동성의 경우 1년 가까이 운동을 쉰 전력이 있어 또다시 공백기를 가지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모든 열쇠는 김동성 자신이 쥐고 있다. 팔방미인 자질을 십분 발휘해 연예계에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드는 동시에, 쇼트트랙 선수로서도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를 팬들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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