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따라 산 따라 ‘환상의 트레킹’ 코스
  • 글.사진/유연태(여행작가) ()
  • 승인 1999.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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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주천강

주천강은 강원도 횡성과 영월을 지나 평창강에 흘러드는 강으로 길이는 1백18㎞이다. 횡성군 강림면에서 출발해 주천강을 따라 영월군 수주면에 이르기까지 트래킹 코스가 일품이다.

영동고속도로 새말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타면 안흥면 소재지에 닿는다. 여기서 남쪽으로 우회전하면 부곡계곡과 태종대가 있는 강림면이다. 강림우체국 앞에서 좌회전해, 강림교를 건너면 강림1리라는 강변 마을이 나온다. 견지낚시를 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낚시도구와 미끼를 판매하는 가게가 여러 곳 있다.

강림1리를 벗어나면서부터 길은 비포장도로다. 길 옆은 바로 넓고 얕게 흐르며 여울을 만드는 주천강이다. 주천강은 때로 하회 마을 같은 물도리동도 만들고 모래사장도 만들면서 월현1리 쪽으로 흐른다. 강림1리 마을에서 2㎞정도 강변길을 따라가면 선계유원지가 나온다. 선계유원지 주변은 강물이 깊지 않아 돌을 쌓아서 물을 모으고 물놀이를 할 정도여서 어린이들이 놀기에도 좋다.

흐르는 강물을 따라 강림1리에서 3.9㎞ 지점까지 가다 보면 다시 포장도로가 나온다. 이 부근에 강물을 막아 보를 만들고 그 물을 산으로 돌려 전기를 얻는 소수력댐이 있다. 댐을 지나면 천연기념물 259호인 어름치가 서식하는 월현2리 등자치마을이 나온다. 등자치마을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곳이다. 이 마을의 끝에서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폐쇄된 학교 건물 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야 고일재를 넘어 영월로 갈 수 있다.

월현1리의 끝에 잇는 한국통나무학교(0372-342-9596)에 가면 통나무로 집을 짓는 갖가지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대관령 옛길

대관령을 차로만 넘던 사람들에게 소나무 울창한 대관령 옛길은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차들의 대관령’에서 계곡 하나만 벗어나면 불과 백여년 전만 해도 괴나리 봇짐에 짚신 차림으로 걸어 넘던 ‘사람의 대관령’, 바로 대관령 옛길이 있다.

대관령 옛길 출발점은 대관령 정상 부근 반정 또는 고개 아래의 어흘리 마을이나 대관령박물관 앞이다. 반정에서 내려가면 강릉 가는 길이고, 어흘리·대관령박물관에서 오르면 서울 가는 길이다. 철탑 전신주와 큰크리트 계단이 있고 차가 달리며 최근에는 새로운 터널 공사로 트럭이 분주하게 드나드는 반정보다 대관령박물관 옆에서 출발하는 편이 낫다.

장승들이 줄줄이 서 있는 대관령박물관 옆으로는 조붓한 옛길과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가 나란히 있어서 대조를 이룬다.

대관령박물관에서 2.5㎞ 가면 옛 주막터가 나온다. 옛날 대관령 길에는 계곡 옆과 반정에 주막이 하나씩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강릉 사람들이 애틋하게 기억하는 곳은 반정주막이다. 조선 시대 역마 제도가 있을 때 영동쪽 구산역과 고개 너머 횡계역 사이의 중간이라 하여 ‘반쟁이’라 불렸던 곳이다. 전망 좋은 이곳에서는 멀리 강릉시와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고개 넘는 나그네들이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였을 법도 하다.

옛주막터에서 반정까지는 2.1㎞. 중간에 계곡 건너 왼쪽으로 접어들면 해발 840m 제왕산에 오를 수 있다. 터널 공사 때문에 어수선한 반정까지 가는 것보다는 옛길 트래킹을 겸해서 하는 제왕산에 오르는 편이 한결 낫다.

대관령박물관에서 1.2㎞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야트막한 고갯길을 넘으면 대관령자연휴양림(0391-646-8309)과 어흘리 가는 길이다. 대관령자연휴양림은 총 1,633ha 면적에 70년생 소나무가 빽빽히 들어찼으며, 2시간 가량 걷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여행 메모:대관령 옛길 출발점인 대관령박물관까지는 강릉에서 어흘리행 25번 시내버스가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본격적인 옛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민박을 겸한 옛길만나가든(0391-641-9979)이 있다. 막국수와 토종닭백숙 등을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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