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세대’ 사진가의 예술인 얼굴 탐험
  • 나권일 기자 (nafree@sisapress.com)
  • 승인 200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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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은발로 염색하고 신세대처럼 패션 안경과 배낭으로 한껏 멋을 냈지만 ‘쉰세대’임을 속일 수 없는 김우일 씨(54). 그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사진작가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기업체에서 광고와 패션 사진을 찍어온 그는 서울·대전·광주·마산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할 정도로 ‘잘 나가는’ 프리랜서이다.

김씨는 주로 ‘돈 되는 사진’을 찍지만 돈이 안되는 사진을 찍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그가 몰입하고 있는 돈 안되는 작업은 인간문화재와 예술인의 모습을 담는 것이다. 그는 귀찮다고 거절하는 원로 예술가들을 설득해 사진 촬영을 허락받았다. 꼿꼿한 한학자 변시연옹을 비롯해 은장도 명인 박용기, 한국화가 조방원·오승윤, 도예가 조기정 씨 등 20명의 얼굴 사진이 이렇게 완성되었다. 3개월 동안 촬영한 이들의 흑백 사진을 모아 최근 광주에서 개인전 <時.人>을 연 김우일씨는 “사진을 당사자들에게 기증할 생각이다. 돈이 안되는 일일지라도 사라져 가는 우리나라의 인간문화재와 명인·장인 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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