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특수교육 시설 다니엘 학교의 이영창 교장(50)은 지은 지 30년이 다 된 낡은 학교를 이전할 터를 찾지 못해 애를 태워 왔다. 주민들이 반대해 이곳저곳 떠돌다 결국 열두번째 잡은 터가 헌인 마을이었다. 그러나 이 곳도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주민을 설득하던 자치회장도 힘에 부쳐 사퇴했다. 그러다 80년대 중반 서울시 보건사회국장 시절 이 학교와 처음 인연을 맺은 조남호 서초구청장까지 나서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기공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이교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님비 현상이 이렇게 완강할 줄은 몰랐다”라면서도 정신 지체아 4백50명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해 준 주민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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