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복역수와 함께한 회갑 잔치
  • 광주·羅權一 주재기자 ()
  • 승인 1998.12.1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두석씨(60)는 광주에서 자연 건강법과 민족 의학을 연구하는 ‘민족생활의학회’를 이끄는 재야 운동가이다. 그는 신용협동조합운동을 주도했으며, 가톨릭농민회에 참여해 농민운동을 했다. 5·18기념재단 이사도 지냈다.

지난 11월21일 회갑을 맞은 그는 이색적인 축하연을 열었다. 김 구 선생과 함께 38선을 함께 넘었던 신창균씨(92), 마지막 여자 빨치산 정순덕씨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장기 복역수 출신 노인 50여 명을 초청해 ‘장기 복역하신 어른들을 위한 경로 잔치’를 연 것이다. 잔치에는 고 박종철군 아버지 박정기씨 등 민가협 회원들도 참석했다. 이 날 잔치는 풍물패와 국악단이 한껏 흥을 돋우었다.

그는 참석한 노인들에게 술잔을 올리며 “한평생을 차디찬 감옥에서 생일상 한 번 제대로 받으신 적이 없는 어르신들께 죄송해 회갑상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애써 온 어르신들을 모시고 무병 장수를 기원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소년 시절 폐수종과 간질환으로 죽을 고비를 맞았던 그는 산에서 야생 동물처럼 생활하며 병을 고쳤다. 이같은 독특한 경험을 밑천 삼아 그는 남은 인생을 민족 생활 의학 보급과 인권 운동에 바칠 예정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