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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 "획일적·과도한 성과주의 막겠다"

"성과주의 확대는 관치금융 심화…현 위기는 관치금융 탓"

이준영 기자 ㅣ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5.17(Tue) 17: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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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17일 정부의 획일적이고 과도한 성과주의를 막겠다고 밝혔다. / 사진=이준영 기자

 

"정부가 과도하고 획일적인 성과주의를 불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에 반대한다. 성과주의 도입 자체를 100%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정부가 획일적이고 과도한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것은 막아내겠다."

김문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났다. 삭발한 머리가 눈에 띄었다. 그는 지난 14일 금융노조 합동 대의원대회에서 성과연봉제(성과주의)와 저성과자 퇴출제 도입 반대 의지를 다지며 머리카락을 잘랐다.

정부와 사측은 금융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보수는 높지만 생산성이 낮다며 성과주의 도입을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금융권 성과주의 문화 도입을 언급했다. 지난 1월 28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올해 안에 성과연봉제를 공공기관에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고용노동부는 1월22일 공정인사 지침을 통해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 2월부터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공기업부터 성과주의를 도입해 민간 은행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금융권 노동자들은 정부의 성과주의제가 획일적이며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협업 업무가 많은 금융업 특성에도 개인별 성과 평가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정부의 성과주의 도입 방법도 불법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성과주의는 임금 체계다. 임금체계는 산업별, 기업별 경영 상태와 문화적 특성에 따라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부분"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공공, 금융 부문 모두 한가지 기준으로 성과주의를 도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 전력, 금융, 의료는 산업별·기업별·업종별 특성이 모두 다르다. 금융권 내에서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다르다. 산은은 도매 금융 위주고 기은은 소매 금융 위주다. 개별 특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성과주의를 도입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문호 위원장은 정부의 과도한 성과주의제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과도한 성과주의제를 도입하려한다. 성과주의 도입 대상 폭이 너무 넓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원 대다수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사무실에 오는 고객을 대상으로 일한다. 대출 거래처 발굴은 지점장이나 팀장들이 한다"며 "성과주의는 거래처를 발굴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해야한다. 모든 직원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업은 생산과 판매가 혼합돼 있다. 종사자 대부분은 생산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업은 협업 업무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도 개별 성과주의 도입은 적합하지 않다"며 "누군가 대출 거래처를 새로 가져오면 기술검토팀이 거래처 기술 발전 가능성, 타당성 등을 검토한다. 큰 사업일 경우 거래처 사업의 세계적 동향, 국내 동향 등도 사업분석팀에 의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을 혼자 다 할 수 없다. 다른 부서와 협업하고 같은 부서에서도 팀원, 팀장이 같이 한다. 여기서 개인별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성과연봉제가 결국 저성과자 퇴출과 노조 무력화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권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 퇴출, 쉬운 해고로 이어진다"며 "사측은 성과연봉제를 통해 임금 차등폭을 높이고 저성과자들은 기준을 만들어 퇴출할 것이다. 이를 금융권 사용자들이 벌써 공문으로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지난 3월 산별중앙 교섭 논의 사항으로 전직원 호봉제 폐지 및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기준 마련 및 해고 기준 마련을 금융노조에 공문으로 보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은행과 금융공기업 등으로 구성된 사용자 단체다. 최근 금융공기업 7곳이 탈퇴했다.

그는 "금융권 특성상 획일적이고 과도한 성과주의가 적절하지 않는데도 정부는 이를 강압적, 불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현재 박근혜 정권이 재벌 이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성과 연봉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성과주의 전면 확대는 관치 금융 악화…구조조정 위기 원인"

김문호 위원장은 성과주의 전면 확대가 관치 금융을 악화시킨다고 말을 이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위기의 주 원인도 관치 금융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위기는 경영진의 실패 탓에 발생했다. 특히 이번 위기를 부른 경영 실패 배경에는 정권과 대기업들 간 유착이 있다"며 "정부는 차세대 먹거리를 내세우며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를 장려했다. 이에 능력이 안 되는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수주에 열을 올렸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재벌들은 비정규직들을 이용해 부를 챙긴다. 정권은 그 대가로 낙하산 인사와 지원을 보장받았다"며 "관치 금융이 판치는 금융업에서 성과주의를 전면 확대하면 금융 노동자들을 정권의 부당한 지시에 복종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국책은행 부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책은행 부실 책임자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지난 3년간 산은을 이끈 홍기택 전 회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로 갔다. 직전 3년 수출입은행을 이끈 김용환 전 행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갔다"며 "농협금융지주 임종룡 전 회장도 금융위원장으로 갔다. 농협은행도 조선, 해운업에 부실 대출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김용환 회장과 임종룡 위원장은 관 출신이다. 청와대는 국책은행 행장 자리에 낙하산을 보낸다"며 "조선 해운 구조조정 관련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발권력을 통해 국회 동의 없이 국책은행 자금 지원하려는 금융위와 기재부 시도를 반대한 것.

김문호 위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정부가 관치 금융에서 손 떼고 낙하산 인사를 하지 말아야 금융업이 발전한다"며 "관치 금융을 키우는 획일적이고 과도한 성과주의를 막아야 한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성과주의 도입을 추진하면 10만 금융 노동자들은 9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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