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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없고 한류만 가득한 ‘한식 세계화’

해외진출 매장 제과‧커피 집중…프랜차이즈‧대기업 위주

고재석 기자 ㅣ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6.21(Tue) 14: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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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방한한 프랑스 유력여행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강원도 평창 정강원에서 대형 비빔밥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 사진=한국관광공사, 뉴스1

 

한식 세계화가 길을 잃었다. 해외에 진출한 외식매장은 제과와 커피, 패스트푸드 등 비한식업종이 대다수다. 사실상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업체가 주도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한류를 활용해 한식 세계화를 이어가보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한식 세계화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본격 추진됐다. 성과가 없진 않다. 국내 농‧식품의 해외수출이 2009년 33억달러에서 지난해 61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에 진출한 외식매장도 5년 사이에 470%나 증가했다. 

해외진출 외식매장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길 잃은 한식 세계화의 민낯이 드러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월 발표한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38개 업체가 44개국에 진출해 매장 4656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식 세계화 초창기인 2010년 매장 수(991개)를 5배 웃돈다. 

문제는 업종이다. 해외에 진출한 4656개 매장 중 비(非)한식 업종은 88개 업체 4176개 매장으로 나타났다. 한식 업종은 53개 업체 480개에 그쳤다. 전체 매장 수는 2014년보다 930개가 늘었는데 그중 798개가 비한식 업종이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한식 매장도 분식집(먹쉬돈나 22↑)과 고깃집(서래갈매기 18↑)이었다.

이에 반해 제과와 커피, 패스트푸드는 폭발적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델리만쥬(179↑), 카페베네(149↑), 뚜레쥬르(80↑), 피자투어( 74↑) 등이 많이 늘었다.  

유력 식품기업들도 한식뷔페 등을 내세워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섰다. CJ푸드빌과 이랜드 외식사업부의 선전이 눈에 띈다.

CJ푸드빌의 한식전문점 비비고는 현재 중국, 미국, 영국,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 6개국 1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 한식뷔페 자연별곡은 중국 1호점을 개장한 지 100일 만에 매출 20억원을 넘어섰다. 이 탓에 한식 세계화라는 단어는 이들 식품기업의 홍보자료에 좀 더 많이 쓰인다. 

프랜차이즈나 대기업들은 역량과 자원을 갖춘 업체들이라 정부 지원 덕에 해외 외식사업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공공 연구기관 관계자는 “한식뷔페 업체 대표가 포럼에 나와 대기업은 자본이 탄탄해서 실패해도 다시 일어난다고 말하며 정부는 대기업보다 영세업체를 도와야 한다고 지적하더라”고 말했다. 

정부 측도 영세업체의 진출 길을 터주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한식 세계화를 담당한 농‧식품부는 영세업체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일 농‧식품부는 중국 시안에서 'K-FOOD 페어'를 열고 최근 검역을 통과한 삼계탕과 쌀, 팽이버섯, 건강식품, 차류, 음료류, 과자류 등을 생산하는 국내 25개 식품 수출업체와 현지 바이어를 상대로 수출상담회를 주선했다.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을 측면 지원한 셈이다. 당시 거래 290건이 성사돼 2400만달러 실적을 거뒀다.  


K-FOOD 명칭이 농‧식품부의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연구기관 관계자는 “한류가 대중문화 콘텐츠를 넘어 장르 확장을 모색하는 단계에서 한류 아닌 게 없어져버린 상황이다. K-FOOD 네이밍도 K 브랜드를 이어붙인 것”이라며 “해외에서 한식은 한류 관련 메뉴를 지칭하는 용어처럼 쓰인다”고 비판했다.

정부 주도 브랜드 만들기도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보라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사는 “프랑스 치즈코너에 수백 가지 치즈가 경쟁하듯 국내 식품도 해외 슈퍼에서 그들끼리 경쟁하게 해야 한다”며 “지금은 정부가 주도해 특정 식품을 정해 K 브랜드로 홍보하고 있다. 정부가 주인공이 되려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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