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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기본소득]② 하승수 녹색당 위원장 "기본소득은 시민의 정당한 몫"

"불평등 해소 위한 기본소득, 유권자 동의·지지 가장 중요"

이준영 기자 ㅣ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7.18(Mon) 18: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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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사진=이준영 기자

 

"시민들은 기본소득을 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 시민들은 이 사회에 지분이 있다. 땅, 물, 바람, 공기 등 공유 자원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 세금과 인터넷망, 방송주파수, 금융시스템, 탄소세 모두 공유자원이다. 기본소득은 시민배당이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주장이다.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기본소득이 전세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는 지난 6월 모든 성인에게 조건없이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유권자 77% 반대로 부결됐으나 기본소득 이슈가 전세계 주목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정치권 의제로 떠올랐다. 국회 정책연구모임 어젠다 2050은 지난 6월 기본소득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논의의 선두에 선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18일 만났다. 그는 기본소득이 시민으로서 마땅히 받을 수 있는 권리, 시민배당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 즉 시민배당은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다. 땅, 물 등 공유자원은 본래 공동체 모두의 것이며 동시에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공유자원을 개인이나 기업이 사유화했다. 공유재로부터 나오는 수익은 사회 구성원이 나눠 가질 권리가 있다."

"인터넷망, 금융시스템 등도 공유자원이다. 네이버가 성장할 수 있는 바탕엔 국가가 설치한 인터넷망이 있다. 세금도 공유자원이다. 한 기업이나 개인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은 기업이나 개인의 능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사회적 인프라와 주변 환경이 뒷받침 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세금을 많이 걷는 것도 정당하다. 공유자원인 세금을 대기업과 고소득층 위주로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문제다."

하 위원장은 공유자원으로 시민배당을 하는 미국 알래스카 주를 예로 들었다.

"1982년 미국 알래스카 주는 공유자원인 석유 수입을 시민 배당 개념으로 주민들과 공유했다. 이것이 알래스카 주의 '영구기금 배당금'이다. 이 배당금은 지금도 지급한다. 석유 뿐 아니라 땅, 물, 제주도의 깨끗한 환경, 공기, 인터넷망, 주파수, 세금 모두 공유재다."

하 위원장은 기본소득이 현대 사회의 양극화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라고 밝혔다.

"기본소득은 경제적으로 바람직한 제도다. 양극화 심화로 저소득층의 빚은 점점 늘고 있다. 이들은 신용불량자가 되고 파산하고 소비도 할 수 없다. 기본소득은 양극화에 따른 내수 부진에 해답이 될 수 있다. 기술 발달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엔 기본소득이 더욱 필요하다. 인공지능 사회에는 임금 노동보다 협동조합 등 가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성남시의 청년배당처럼 상품권을 주는 방식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는 이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 생태위기가 심각하다. 기본소득은 생태위기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행위, 원전 핵연료 사용, 공장 폐기물 배출, 지하수 상업적 사용 등에 대해 세금이나 부담금을 징수해 이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기본소득이 기존 복지제도 확대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복지제도는 가난한 이들에게 주는 일종의 혜택이다. 반면 기본소득은 원래 내 몫을 받는 것이다. 복지는 재분배지만 시민 배당은 분배다. 노동임금이 최초 분배이듯 기본소득도 최초분배다. 복지 확대와 기본소득은 상충되지 않는다. 기본소득과 복지 확대는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하 위원장은 기본소득과 복지확대 재원은 국가 재정구조 개선과 단계적 증세를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본소득과 복지확대 재원은 국가의 세입·세출 재정구조와 국가사업 전면 개선으로 마련할 수 있다. 불필요하게 건물을 짓고 도로를 만드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국가 사업은 국토교통부 뿐 아니라 농업 분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증세도 필요하다. 한국은 조세부담률이 낮기에 증세를 할 수 있다."

그는 증세 방안을 2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기본소득을 위한 증세는 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 1단계 증세는 왜곡된 조세제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낮춰 온 법인세율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고소득층 소득세율도 낮아졌기에 유럽 수준으로 정상화해야 한다. 부동산 임대소득이나 금융자산 등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도 제대로 해야 한다. 자산 소득세에 대한 법 제도가 미약해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다. 2단계는 보편 증세다. 전체적으로 세금을 더 내는 것이다. 그래도 서민들은 받는 것이 더 많다. 기득권층에게도 장기적으로 이익이다. 사회공동체가 유지돼야 그들도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다."

하 위원장은 기본소득 금액으로 현재 40만원이 적정하다고 제시했다.

"현재 기본소득은 1인당 월 4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 3인 가구 기준 월 120만원이다. 이 금액은 서민들의 기본적 삶에 도움이 된다.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하나를 줄여 공부 등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동시에 40만원은 일을 해야만 하는 금액이다. 40만원 받는다고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기본소득이 남북통일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우리는 남북 통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기본소득 도입은 통일에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남한에서 먼저 실현되면 통일 과정이 순탄해질 것이다. 북한은 공유 자원이 많다. 천연자원, 지하자원이 남한보다 많다. 통일 후 남한 기업이 북한 자원을 이윤추구 목적으로만 개발하면 북한 주민들이 수용하기 어렵다. 북한 공유 자원을 활용해 북한 주민에게도 기본소득을 적용해야 한다. 기본소득은 북한 주민에게 통일 사회에서 덜 불안하게,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북한 주민 입장에서 자원을 뺏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 대접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통일 과정에 도움이 된다."

하 위원장은 기본소득제 도입이 결국 시민들의 열망과 행동에 달렸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요구해야 현실이 된다. 길은 처음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다니면 길이 된다. 기본소득이 실현되려면 유권자들의 동의와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 기본소득은 결국 정치를 통해 가능하다. 입법을 하고 국가 재정구조를 개선하려면 유권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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