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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기숙사 현장 소장 '의문의 자살'

공사 기간 6개월 이상 지체…이대측 “지체금은 부과하지 않을 것”

임슬아,배동주 기자,기자 ㅣ seulali@sisapress.com,ju@sisapress.com | 승인 2016.07.26(Tue) 08: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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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이화여대 신축 기숙사 공사 현장. 덥고 눅눅한 바람이 살에 엉기는 날씨에도 공사장은 분주했다. 2월서 8월말로 한 차례 연기된 완공 예정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시공업체 대림산업은 기숙사 청소 인력을 30명에서 50명으로 늘렸다. 야간 추가 작업도 예정됐다. 기숙사 신축 현장 책임을 맡은 대림산업 김모(53) 소장은 이날 반장들을 한 자리에 불렀다.

이날 김 소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서울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건설사 현장 소장에 오른 그는 코앞으로 다가온 완공 예정일을 앞두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그런데 그 격려는 곧 유언이 됐다. 

 

이화여대 기숙사 신축 현장. / 사진 = 배동주 기자

 

25일 서울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 이화여대 신축 기숙사 인근 야산에서 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단순 자살 사건으로 처리하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자살을 택한 이유를 두고 논란이 분분한다. 일각에선 완공이 자꾸 지체되면서 김씨가 공사 책임자로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화여대 신축 기숙사 공사는 그 동안 잇단 민원과 환경파괴 논란 탓에 여러 차례 중단을 거듭해왔다.


한 김 소장의 친지는 “평소 그가 기숙사 공사 관련해 심리적 압박이 극심했다”며 “2월 완공을 맞추지 못한 상황에서 8월 완공도 어려워지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듯하다"고 주장한다.

이화여대 신축 기숙사는 2014년 7월 21일 기공식을 갖고 같은 달 22일 첫 삽을 떴다. 새 기숙사는 3052평 부지 위에 건물 6개동으로 지하 2층·지상 5층짜리 4개동과 지하 4층·지상 5층짜리 1개동, 그리고 지하 1층·지상 1층 부속동이 조성될 예정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공사가 90% 정도 완료됐지만 완공 예정일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며 “8월 말까진 완공해야 하는 상황이라 청소 인력 등을 증원하고 야간작업을 병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대림산업은 기숙사 부지와 공사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완공이 늦어졌다고 해명한다. 공사장 인근 주민들은 그동안 소음과 비산 먼지, 산지 훼손 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 상권 붕괴 등을 이유로 공사를 반대하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한 공사 현장 소장은 “공정 임기가 다가오면 현장 소장은 이중 갑질을 당한다”며 “완공 시점을 맞추려면 인력 충원을 감행해야 하는데 본사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요구하고 발주처는 계약에 명시된 시기를 지키라며 압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공 기한이 늘어져 당초 계약과 다른 상황이 발생해 공사 지체에 따라 부과되는 비용 부담이 시공사에 생겼을 것”이라며 “8월말 완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물을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발주처인 대학측 압박도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월과 9월 학기를 시작하는 대학 학기제의 특성상 2월 말과 8말 기숙사에 학생이 들어오지 못하면 6개월은 사용하지 않는 건물이 된다. 지난 2월 이화여대가 신축 중인 기숙사 일부에 대한 임시 사용 승인을 받고 450명 학생을 우선 수용한 이유도 건물을 놀리지 않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화여대 재무처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인원이나 자원을 투입하지 않아 공사를 지연한 것도 아니므로 지체금을 요구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소장의 죽음에 의구심을 표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학생들이 이사를 들어올 시간을 감안해 완공 마지노선을 8월 25일로 정했다"며 "그 안에 공사는 충분히 끝날 수 있는 상황이라 완공일과 관련해 현장 직원에게 압력을 행사한 바도 없다"고 이야기 했다.

김 소장과 이화여대 기숙사 신축을 처음부터 함께해 온 한 동료도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산을 깎고 나무를 자르고, 지반을 평평하게 다지는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곳이라 공사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현장 어디든 민원에 의한 시공 지연은 발생한다”며 “김 소장이 그런 문제로 쉬이 삶을 놓았을 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공사 기한 압박 때문이 아니라 중년 우울증이 김 소장을 극단적 선택으로 이끈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김 소장 유족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갑작스런 비보에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으니 상황이 안정되면 자세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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