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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장르 집중분석]① 국산 FPS의 흥망성쇠

국민 게임 소리 듣던 시절 가고 외산 게임에 밀려

원태영 기자 ㅣ 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6.08.02(Tue) 14: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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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지티가 개발한 서든어택2는 지난 7월 29일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 사진=넥슨

국내 온라인게임은 그 역사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길다. 1990년대 불법복제가 성행하자, 게임업체들이 일치감치 복제가 불가능한 온라인시장으로 발을 돌렸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긴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장르들이 설전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RPG, FPS, 캐주얼 장르 등이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각 게임 장르들의 흥망성쇠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보통 온라인게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게임속 캐릭터가 던전 등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장르를 역할수행게임(RPG)이라고 한다. 온라인게임에서는 여기에 다중접속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붙여 이른바 MMORPG 장르라 칭하고 있다. 하지만 한때 RPG 못지 않은 인기를 구사한 장르가 있었다. 바로 1인칭슈팅(FPS) 장르다.

◇온라인 FPS게임의 시작

과거 FPS 장르는 매니아들만이 즐기는 장르로 취급받았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RPG가 주류를 이뤘다. 유저들은 PC게임을 통해 FPS 장르를 접하고 즐겼다. 당시 유행하던 게임으로는 ‘레인보우식스’와 ‘카운터스트라이크’ 등이 있다.

그러다 2002년 게임개발사 드래곤플라이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FPS게임을 시장에 선보인다. 그 게임이 바로 ‘카르마 온라인’이다. 카르마 온라인은 그래픽이나 게임성 면에서 여타 PC FPS게임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간단한 조작성과 PC게임과 달리 구매를 하지 않고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유저들을 카르마 온라인에 빠지게 만들었다. 카르마 온라인은 출시된지 1년도 지나기전에 동시접속자 수 8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카르마 온라인을 통해 시작된 온라인 FPS 인기는 그 열기를 더해만 갔다. 이후 2004년 드래곤플라이는 두 번째 온라인 FPS 게임인 ‘스페셜포스’를 내놓는다. 스페셜포스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FPS를 주류로 편승시키는데 성공한다. 이후 스페셜포스는 누적회원수 1300만명, 최고 동접 13만명, 게임순위 연속 79주 1위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서든어택의 등장…FPS 춘추전국 시대

스페셜포스가 큰 인기를 끌자, 게임 개발사들은 FPS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게 된다. 2005년 게임하이(현 넥슨지티)는 ‘서든어택’이라는 FPS게임을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네오위즈가 운영하던 게임포털 피망이 스페셜포스 흥행과 함께 영향력을 넓혀가자 다른 게임 포털들도 온라인 FPS게임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넷마블은 서든어택을 선택했고, 서든어택은 2005년 8월부터 넷마블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든어택의 등장은 FPS 시장에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스페셜포스는 이미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실력차가 너무 커서 새로 유입되는 신규유저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때마침 서든어택이 등장하자 많은 유저들이 서든어택을 시작하게 된다. 서든어택은 스페셜포스에 비해 좀더 나은 그래픽과 물리엔진을 가지고 있었다. 또 스페셜포스보다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

서든어택은 기존 온라인 FPS게임에는 없었던 ‘난입’이라는 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난입은 말그대로 이미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방에 들어가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더이상 게임을 위해 다른 사람을 기다릴 필요 없이 인원이 비는 방에 즉각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은 한동안 FPS 1위 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유저들은 서든어택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서든어택이 스페셜포스를 제치고 1위를 거머진 뒤 전국에 있는 PC방에선 이른바 서든어택 열풍이 불었다. 서든어택은 이후 PC방 점유율 106주 연속 1위, 최고 동시접속자 수 35만명이라는 FPS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국민 게임으로 등극하게 된다.

FPS게임이 주류로 올라서자, 다른 게임업체들도 FPS게임을 대거 시장에 선보인다. ‘포인트블랭크’, ‘아바 온라인’, ‘컴뱃암즈, ‘블랙스쿼드’, ‘크로스파이어’, ‘솔져오브포춘’, ‘스페셜포스2’ 등 기존 FPS 명가였던 드래곤플라이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등 여러 업체가 서든어택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카카오톡이 시장을 선점한 이후 다른 메신저들이 참패했듯이 게임쪽에서도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든어택이 1위를 차지한후 다른 FPS 게임들은 서든어택의 아류작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오버워치의 등장과 서든어택2의 몰락

영원할것만 같았던 서든어택의 인기도 2008년 온라인 RPG ‘아이온’이 등장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아이온은 엔씨소프트가 만든 대작 RPG로 서든어택에게 1위를 빼앗은 뒤 160주 연속 1위를 기록하게 된다. 이후 2011년 라이엇이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출시하며 다시금 온라인게임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다. 하지만 서든어택은 여전히 FPS장르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5월 블리자드가 ‘오버워치’라는 FPS장르의 게임을 전 세계에 선보인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처음 선보인 FPS게임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오버워치는 서든어택과 같은 정통 밀리터리 FPS가 아닌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한 하이퍼 FPS 장르였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하이퍼 FPS 장르가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업계에서도 오버워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게임이 출시되자 오버워치는 기존 PC방 점유율 1위였던 LOL의 아성까지 넘보게 된다. 이후 오버워치는 지난 1일 기준 점유율 33%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서든어택은 하루아침에 오버워치에게 FPS 1위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서든어택 개발사인 넥슨지티도 서든어택을 이어나갈 FPS 신작을 준비중이었다. 바로 ‘서든어택2’다. 넥슨지티는 지난 4년동안 300억원을 투입해 게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게임 출시전 언론과 게임업계는 서든어택2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서든어택2가 오버워치의 대항마가 될 것이란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지난 7월 서든어택2가 등장하자, 기대감은 이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구성, 여자 캐릭터 선정성 문제, 확률형 캐쉬 아이템 문제등이 불거지면서 게임에 대한 여론은 악화일로(惡化一路)로 치달았다. 결국 넥슨지티는 게임 출시 23일만인 지난 29일 게임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서든어택2의 실패는 오버워치 때문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유저들의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저들은 새로운 게임이 나왔다고 그 게임으로 쉽게 이동하지 않는다”며 “기존에 하던 게임에 실망감을 느꼈을 때 새로운 게임을 찾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든어택2는 국산 게임이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모두 모아 놓은 듯한 최악의 게임이었다”며 “이번 서든어택2 실패로 인해 국산 FPS게임이 한동안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유저들이 국산 게임이라는 이유로 선호한적도 있지만 지금은 철저하게 게임성이 흥행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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