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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비식별조치 안전한가]① 내 개인정보를 정부가 판다고?

정부 가이드라인 개인정보 보호 역행…비식별 개인정보 상업적 이용 '위험천만'

이준영 기자 ㅣ 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6.08.10(Wed) 16: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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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기업·기관이 비식별화한 개인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가능 하도록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식별화한 개인정보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 사진=뉴스1

카드3사의 고객정보 1억건 유출, ISM헬스코리아의 25억건 의료정보 유출 혐의,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2400만건 보험사 판매 사태 등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랐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시민 관심도 높아졌다. 정부는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해 개인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비식별정보의 재식별화 가능성, 개인정보의 신용정보원·대기업 집중의 문제점, 금융위원회의 신용정보법 개정안 개선점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2014년 카드3사의 고객정보 1억건 유출 등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랐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비식별 개인정보 이용 방침을 내놨다.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비식별화한 정보는 개인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식별화한 개인정보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 시도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사에 의한 개인정보 침해, 빅브라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행정자치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합동으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과 개인정보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통합 법 해설서를 발표했다. 목적은 빅데이터산업 활성화와 개인정보 강화다. 주 내용은 비식별화한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기에 동의 없이 빅데이터 분석 등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발 맞춰 금융위도 비식별화한 개인신용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비식별정보 이용 시도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기업에 의한 개인 신용정보 침해 가능성도 우려했다. 비식별화 정보도 다른 정보들과 결합하면 재식별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정부 가이드라인으로 비식별화한 개인 정보는 SNS정보나 다른 비식별 정보 3, 4개와 합치면 재식별할 수 있다"며 "재식별화가 불가능한 수준인 익명화 조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익명화 조치도 늘어나는 정보량으로 재식별화 위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익명화보다 낮은 암호화 수준인 비식별 개인 정보를 이용하게 하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정보 환경에서 비식별화는 개인 정보 보호에 아무 효과가 없다"며 "금융사나 유통사 등 대기업들은 비식별 정보를 받아서 자사가 가진 정보와 결합시키면 재식별이 가능하다. 또 2014년 카드3사 고객 정보 대규모 유출, IMS헬스코리아의 대규모 의료 정보 유출 사건 등으로 인해 비식별화 하더라도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익명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가이드라인의 비식별화 조치 적정성 평가인 'k-익명성' 모델의 취약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k-익명성 모델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며 "이 모델은 비식별 조치할 때 정보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동일한 정보를 가진 레코드가 비식별돼 하나의 동질 집합으로 구성될 경우 정보가 노출된다"고 말했다. "또 정보를 재식별화하려는 자의 배경지식이 많은 경우에도 재식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장여경 활동가는 사실상 정부도 비식별정보의 재식별화 가능성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재식별화가 불가능한 정보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개인정보 거래를 활성화화려 한다. 완전 익명화된 개인정보는 상품 가치가 없다. 정부는 개인정보의 상품가치를 살릴 생각이므로 익명화가 아닌 비식별화 조치를 택했다. 업체도 비식별 정보를 받아 자사가 가진 다른 정보와 결합해 재식별화 할 수 있다. 업체도 이런 효용성이 있어야 돈을 주고 정보를 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비식별 개인정보 이용 방침은 개인정보보호법 취지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박지호 간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다른 정보와 결합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도 개인정보로 보고 있다. 개인정보 이용시에는 원칙적으로 개인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비식별 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이용하게 하려는 정부 방침은 법 제정 취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개인들은 자신의 정보를 누가 언제 어떻게 수집·분석해 사고 파는지 알지 못한다. 자신의 정보가 이용되는 것에 대한 거부권도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여경 활동가는 "비식별화한 정보는 재식별화가 가능하다. 비식별정보를 이용, 처리시에는 개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자신의 개인 정보를 비식별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동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사에 의한 개인 신용정보 침해 가능성도 밝혔다. 박 간사는 "개인정보와 개인신용정보가 신용정보원이나 대기업 등에 집중 될수록 정보 유출 피해가 더 커진다"며 "동시에 정부와 기업에 의한 개인 신용정보 침해 가능성도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선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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