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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워너 영화판 춘추전국시대 연다

‘곡성’이어 ‘밀정’도 흥행 홈런…4대사 주도 투자배급시장 구도 균열 가능성

고재석 기자 ㅣ jayko@sisajournal-e.com | 승인 2016.09.19(Mon) 16: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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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오후 대전 서구 한 극장에는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로 붐비고 있다. / 사진=뉴스1

 

21세기폭스와 워너브라더스가 국내 투자배급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곡성에 이어 밀정이 흥행홈런을 치면서 4대 투자배급사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수 대기업 중심으로 짜인 수직계열 구조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코리아(이하 워너)가 투자배급한 영화 ‘밀정’이 관객 604만명을 불러 모았다. 누적매출액은 500억원에 이른다.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20만명도 이미 가볍게 넘어섰다.

특히 추석연휴 간 관객동원력이 눈길을 끈다. 밀정은 추석 당일인 15일에만 관객 76만명을 동원했다. 이날 상영영화 중 매출액 점유율은 57.5%에 이른다. 압도적 흥행이다. 일단 600만 돌파시점은 1000만 영화인 변호인과 국제시장을 앞선다. 다만 추석연휴가 지나 흥행열기가 다소 꺾였다는 점은 변수다.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850만명 안팎을 전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앞서 워너의 미국 라이벌 21세기폭스사(이하 폭스)가 투자배급을 맡은 ‘곡성’은 688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었다. 워너와 폭스가 이미 두 작품으로만 1300만 가까운 관객을 불러들인 셈이다. 아직 밀정이 개봉 중이고 워너가 올해 안에 이병헌‧공효진 주연의 ‘싱글라이더’도 내놓을 예정이어서 합계 관객은 2000만명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2000만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작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산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 총 관객수는 2억 1729만명이다. 한국영화 총 개봉편수는 232편이다. 결국 국내에 자리 잡기 시작한 해외 투자배급사가 영화 3편으로 전체의 10% 가까운 관객을 모으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4대 투자배급사에 치중된 국내 시장에 새 활력소가 생겼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투자배급시장은 CJ E&M과 오리온 계열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가 이끈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영화 흥행 톱10 중 CJ E&M이 4편, 쇼박스가 4편, NEW가 2편을 배급했다. 부진했던 롯데는 올해 ‘덕혜옹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진출은 좋은 신호다. 산업 지형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현장을 볼 줄 아는 ‘선수’들의 자본이 한국시장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내에서는 상대적 약자인 제작사에게도 숨통이 트이리라는 기대감도 있다. 영화배급 체제는 1990년대 중반 삼성영상사업단과 시네마서비스 등이 주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까지만 해도 영화제작과정에서 제작사 입김이 강한 편이었다. 그 후 2000년대 들어 CJ와 롯데 등이 투자와 배급, 상영을 수직계열화 하면서 시장의 판을 바꿨다. 투자배급시장이 소수 대기업으로 재편되고 제작업계는 상대적으로 난립하면서 힘의 관계도 역전됐다. 2000년대 중반 들어서는 상영관 수익배분 문제도 불거졌다.

앞선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제작사 힘이 강했는데 대기업들이 제작에도 나서면서 힘이 빠졌다”며 “(할리우드 스튜디오 진출로) 제작사에 좋은 상황이 생긴 것 같다. 시장에 돈이 많아지면서 작품 중심으로 투자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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