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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IP 확보에 사활

기술력은 평준화…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도 필요

원태영 기자 ㅣ 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6.10.13(Thu) 15: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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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환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이 지난 10일 열린 넥슨 모바일데이서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넥슨

 

최근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지적재산권(IP)이다. IP를 빼놓고는 게임을 언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내외 게임업체들은 인기 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 수준이 평준화 된 시점에서 IP야 말로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사실 IP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언급돼 왔다. 특히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시장에서는 인기 IP 확보가 업계의 오랜 고민거리였다. 이는 게임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출시된 ‘포켓몬 고’가 흥행에 성공한 이유도 포켓몬이라는 IP가 있었기 때문이다. 증강현실(AR)이나 위치기반 서비스(LBS) 등은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IP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지만 아직 한국 게임업체들은 IP를 성장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IP가 드문 상황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일종의 고유명사로 자리잡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역시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지도가 크지 않다.

반면 일본과 미국 등은 캐릭터 산업과 원소스멀티유즈 방식 등을 통해 자국의 게임 IP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블리자드가 출시한 ‘오버워치’ 경우, 인기 IP로서의 절차를 착실히 밟아가는 중이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출시전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오버워치 캐릭터들의 시네마틱 영상을 먼저 공개했다. 각 영상들은 수백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특히 1인칭슈팅(FPS)게임 장르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았던 스토리를 각 캐릭터에 적용시키고 하나의 세계관마저 새롭게 창조했다.

기존 국내에서 서비스중이던 FPS게임의 경우,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듯한 방대한 세계관이나 각 캐릭터별 구체적인 설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블리자드는 역할수행게임(RPG)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스토리라인을 오버워치에 적용했고, 이에 유저들은 열광했다. 오버워치는 결국 기존 PC방 점유율 1위였던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최근에는 국내 게임업체들도 IP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 이를 신작게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시장에서 인기 IP활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넥슨은 올해 하반기 기존 인기 PC온라인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게임을 대거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메이플스토리M’, ‘던전앤파이터:혼’ 등이 있다. 넷마블도 리니지2 IP를 활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 준비중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와 리니지2 IP를 이용해 모바일게임을 개발중이다. 웹젠은 모바일게임은 아니지만 기존 ‘뮤’ IP를 활용한 PC MMORPG ‘뮤 레전드’를 준비중이다. 최근에는 웹게임인 ‘뮤 이그니션’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게임시장에서 IP의 중요성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기술 격차는 평준화 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불과 10년전만 해도 한국과 큰 기술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는 한국 기술력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한국의 기술력을 뛰어넘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컨텐츠 소비 속도가 빠르고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되는 모바일 시장에서는 IP의 중요성이 어마어마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PC게임 시장에서도 IP는 중요하다. 잘 만든 IP 하나로 10~20년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대표적 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IP는 절대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여기에 새로운 스토리를 입히면서 숙성시켜 나아가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IP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타크래프트나 WOW 등은 출시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국내 인기 게임 순위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국내 게임중에는 리니지,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등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인기 게임들조차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땐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중국이나 일본,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지만 블리자드나 다른 외국 업체들이 만든 게임들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쏠림 현상’ 등을 지적한다. 외국 게임업체들이 진득하게 여러가지 피드백을 수용할 동안 한국은 빠르게 게임을 내놓는데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게임의 경우, 상용화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버그와 서버 불안정 등으로 곤혼을 치른 사례가 여럿 존재한다. 쏠림 현상도 문제다. 하나의 장르가 인기를 끌면 해당 장르만 주구장창 나오는 것이다. 한 예로 과거 넥슨의 서든어택이 인기를 끌자 여러 국내 게임업체들은 FPS게임을 대거 출시했다. 결국 대부분은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참신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인기 IP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국내 업체들도 이부분에 대해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도 많다.

한 중견 게임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최근 2년 정도에 실적이 좋아진 업체들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상장 회사들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이미 기관 투자자들은 게임업계에 흥미를 잃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즉 게임에 대한 투자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IP를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기존 IP를 활용해 신작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경쟁력있는 IP 확보를 위해서는 업계에 대한 투자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 정부가 최근 가상현실(VR) 등에 투자하고 있는 데, 이보다는 기존 PC나 모바일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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