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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정책본부 축소' 등 경영쇄신안 발표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등 지배구조 개편 속도…빠른 시일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한광범 기자 ㅣ totoro@sisajournal-e.com | 승인 2016.10.25(Tue) 13: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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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그룹 정책본부를 축소해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함께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등의 실행까지는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4개월 넘는 대대적인 검찰 수사로 신동빈 회장 등 총수일가 5명이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 그룹이 처한 상황과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했다. 새로운 롯데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계열사 사장단 23명이 배석했다. 

 

그는 이날 검찰 수사와 관련해 재차 사과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검찰수사로 다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지배구조와 권위적 의사결정구조로 인해 국민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를 만족시키는데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이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자신의 위치에 대해 "신 총괄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고 부연했다. 

 

신 회장은"정책본부를 계열사 지원 역할 중심으로 조직을 축소·재편하고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며 "전문 경영인이 그룹과 계열사를 책임지고 미래를 이끌어가도록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책본부는 지난 2004년 10월 계열사 중복 투자 방지 등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총수일가의 각종 위법행위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책본부는 총 7개 비서실·대외협력단 등 7개 부서와 롯데재단·미래전략센터 등 기타 부설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근무 인원은 300여명이다.

 

롯데는 정책본부를 계열사 간 업무 조율, 투자·고용, 대외 이미지 개선 등 그룹 차원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한해 최소한으로 남긴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은 외부 전문가들의 진단과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마련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자체적인 진단으로는 (개선 방안 마련이) 곤란하고 실질적 개편이 어렵다"며 "세부적 사항은 외부의 조직진단을 받은 후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검찰 수사 여파로 무산된 호텔롯데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할 입장을 밝혔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 지주회사격 회사이다. 하지만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본계 자본이 지분 99% 이상을 보유한 것이 밝혀지며 롯데의 국적 논란이 촉발되기도 했다. 신 회장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공개함으로써 주주구성을 다양화해 글로벌 기업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호텔과 면세 사업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적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호텔롯데 상장까지는 넘어야 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당장 한국거래소 등이 검찰 수사를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도 "검찰 수사로 중단됐던 상장을 재추진하는 단계를 밟겠다는 걸 말한 것"이라고 부연해 구체적 일정을 잡지 못했다는 점을 내비쳤다. 롯데는 호텔롯데 이외에도 세븐일레븐, 롯데정보통신 등 우량계열사 상장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쇄신안 발표에 앞서 23명의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함께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롯데는 호텔롯데 등 계열사 상장을 통해 최종적으로 투명한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관련 법규와 정부 정책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그룹을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배구조 개선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끄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의 지배를 받고 있고, 그 중심엔 호텔롯데가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규모가 20분의 1인 일본 계열사 경영권을 확보하면 한국 계열사 지배도 가능한 구조다. 이 같은 이유로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속적으로 일본 롯데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를 흔들고 있다.

더욱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신 회장의 취약한 지배력까지 논란이 됐다.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은 1.4%로 신격호 총괄회장을 제외하곤 주요 총수일가 중 보유지분이 가장 적었다. 종업원지주회·일본 롯데 투자 회사 등 간접적 지분을 통한 지배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구속될 경우 일본인 경영진에 의해 그룹에서 내쫓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이날 "경영권 분쟁이 더 이상의 혼란 없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롯데는 이밖에도 도덕 경영을 위해 법률가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준법경영위원회를 회장 직속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의 양적 성장 위주 정책을 전환해 사회적 책임 강화 등 질적 성장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해 7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간 1만명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회장은 경영쇄신안의 향후 추진과 관련해 "앞으로 외부전문가와 경영진, 임직원과 협의해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롯데를 창업하신 신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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