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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그랜저와 7살 K7의 '골육상쟁'

9월까지 그랜저 판매량 K7에 1939대 뒤져…현대차 "신차로 하반기 역전" 다짐에도 전망 엇갈려

박성의 기자 ㅣ sincerity@sisajournal-e.com | 승인 2016.10.26(Wed) 09: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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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 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자동차가 신형 그랜저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 현대차는 강화된 성능과 확 바뀐 디자인, 30년째 ‘국민 세단’으로 불리고 있는 그랜저 인지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기아자동차 K7을 그랜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는다. 올해 상반기 준대형세단 왕좌 자리를 K7에 내준 그랜저가,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6세대 모델로 반격에 성공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 각사의 ‘新 디자인 콘셉트’ 적용된 외관

현대자동차는 25일 서울 서초구 소재 더케이호텔에서 내달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현대차는 베일에 가려졌던 신형 그랜저 외관 렌더링 이미지를 최초 공개했다.

업계 화두는 성형한 그랜저 ‘얼굴’이었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총 6번에 걸쳐 완전변경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때마다 차량 전면 디자인 변화가 컸다. 무엇보다 최근 현대차가 ‘디자인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6세대 그랜저 외관변화에 업계 이목이 쏠렸다. 

 

25일 현대차가 공개한 6세대 그랜저 외관 랜더링 이미지. / 사진=현대자동차

 

현장에서 확인한 신형 그랜저는 확실히 5세대 모델과 달랐다. 그랜저 특유의 크고 웅장한 디자인은 그대로였다. 다만 길어진 ‘앞코’와 변화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시선을 끌었다. 업계 일각에서 우려한 제네시스 디자인과의 중첩은 느낄 수 없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전면부에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했다. 캐스캐이딩 그릴은 용광로에서 녹아내리는 쇳물 흐름과 한국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콘셉트다. 현대차는 향후 모든 차종에 캐스캐이딩 그릴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측면 디자인을 특히 강조한다. 그랜저 측면부는 독창적인 캐릭터라인이 눈에 띄는데 후드에서 리어램프로 이어지는 선이 자연스럽다. 주민철 현대차 디자인센터 팀장은 “그랜저 차량 측면부는 전체 비율과 차량 인상을 좌우한다. 그랜저 디자인 개발에 있어 측면부에 가장 공을 들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1월 26일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2세대 K7. 음각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이 새로 적용됐다. / 사진=기아자동차

 

앞서 1월 26일 공개된 기아차 2세대 K7은 준대형 시장 고객들이 가장 중시하는 속성인 ‘고급스러움’과 ‘품격’에 디자인 방점을 찍었다. 그랜저가 그랬듯 K7 역시 세대를 거듭하며 전면부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줬다.

1세대 K7에 적용됐던 일명 ‘호랑이 코(타이코노즈) 그릴’은 2세대로 넘어가며 보다 커지고 강인해졌다. 음각 타입 신개념 라디에이터 그릴과 ‘Z’ 형상의 램프 이미지가 특징이다. 4구 큐브 타입의 LED(발광다이오드) 안개등에는 공력성능 향상을 위한 에어커튼을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K7 전면부는 신형 그랜저보다 조금 더 날렵한 인상을 준다.

기아차 2세대 K7 디자인을 총괄 지휘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은 “음각 라디에이터 그릴 적용으로 존재감이 한눈에 띄게 됐고 앞서 나가는 독특한 개성을 완성했다”며 “올 뉴 K7에 적용 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은 향후 기아차 K시리즈의 시그너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K7 독주체제, 제원 앞선 그랜저가 끊을까

 

기아차는 K7 개발 단계부터 ‘타도 그랜저’를 외쳐왔다. 같은 그룹사 경쟁모델이지만 그랜저 판매량을 뺏어오지 못한다면 K7 흥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2세대 K7을 발표하며 ‘준대형 시장의 새로운 지배자 탄생’이라는 홍보문구를 내건 이유다.
기아차 포부는 현실이 됐다. 기아차 K7은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준대형 세단으로 우뚝 섰다. 1월 공개 이후 월 평균 약 5000대씩 팔려나가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이 종료된 하반기에 판매량이 소폭 떨어졌지만, 월 평균 판매량이 약 4000대에 이른다. 지난달까지 누적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53.1% 증가한 4만1914대다.

반면 현대차 그랜저는 판매가 부진하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3만9975대로 K7에 뒤진다. 같은 기간 한국GM 임팔라(9905대)와 르노삼성 SM7(5413대) 등의 선전도 그랜저 판매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그랜저 신형 모델 출시소식이 임박하자 소비자들이 그랜저 구매를 뒤로 미룬 탓도 있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올해 9월까지 30년간 전 세계에서 총 185만여대가 판매된 현대차 주력 차종이다. 지난해까지 ‘국민 사장님차’로 불리며 국내 대표 세단으로 군림했다. 2009년 출시된 ‘7살 K7’에게 준대형세단 수위 자리를 내준 게 현대차로선 뼈아플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업계 반응은 극과 극이다. 신차효과를 등에 업고 막판 준대형세단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과 수요가 한정된 고급세단 시장 특성상 극적인 판매역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동시에 제기된다.

현대차가 믿는 것은 그랜저 제원과 고객 충성도(loyalty)다. 현대차는 출시 전까지 신형 그랜저 상세 제원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박상현 현대차 중대형총괄PM 이사대우는 “기존 K7 대비해 연비기술이 더 들어갔다. K7 대비 신형 그랜저 연비가 최소 3~4km 정도 더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엔진 토크 역시 그랜저가 K7 보다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K7과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준대형세단 시장을 같이 키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그랜저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고객 로열티가 경쟁차종에 비해 크다. 벌써부터 사전계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하반기 판매 선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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