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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문화사업 이제 방송이 먹여 살린다

3분기 영화 사업 휘청거려도 방송이 상쇄…수익확보 유리 주목

고재석 기자 ㅣ jayko@sisajournal-e.com | 승인 2016.10.27(Thu) 12: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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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업으로 자리매김한 CJ의 먹거리는 이제 방송일까? 최근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렇다’고 답해야할 것 같다. 사진은 미국 UCLA 등 해외대학 학생들이 CJ E&M센터에 방문한 모습. / 사진=CJ, 뉴스1

 

문화기업으로 자리매김한 CJ의 먹거리는 이제 방송일까? 최근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렇다’고 답해야할 것 같다. 영화스튜디오로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CJ가 최근에는 방송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부문에 닥친 여러 악재도 이 같은 상황을 부채질한다. 전문가와 업계 안팎에서는 방송이 영화에 비해 수익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을 눈 여겨 보는 분위기다.

27일 문화산업계에 따르면 CJ 문화관련 계열사들의 하반기 성적이 장르에 따라 미묘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특히 영화부문 부진이 눈에 띈다. CJ 문화사업의 시작이 영화였다는 점에서 이는 유독 뼈아픈 대목이다.

1995년 8월 (당시) 제일제당 내에 신설된 ‘멀티미디어 사업부’는 할리우드 영화스튜디오 드림웍스에 투자하며 반대급부로 제공받은 영화배급, 마케팅, 관리, 재무 등 운영 노하우와 영상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현재 CJ E&M과 CGV의 모태인 셈이다.

올해 3분기는 CJ E&M의 영화성적이 투자에 비해 유독 손실이 컸던 시기로 기억될 전망이다. CJ E&M의 하반기 투자배급 대작 2편은 각각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흥행에서 참패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태극기 휘날리며’를 연출한 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던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관객 수가 1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100억원을 넘는다. 최소 300만 명이상의 관객이 들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임민규 현대증권 연구원은 “고산자가 흥행에 크게 실패하면서 영화 부문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3분기 국산영화 시장 자체는 373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풀이했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을 내세운 ‘아수라’도 259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이 영화 역시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쓰였다. 이 상황에서 워너브라더스와 20세기폭스 등 할리우드 투자배급사도 국내시장에 본격 상륙했다. 임민규 연구원은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 제작비까지 올라가,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올해 실적전망에 보수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 사정도 좋지는 않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CGV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곤두박질 친 주가도 CGV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5일 13만8500원을 호가하던 CGV 주가는 10월 26일 6만8800원으로 마감했다. 9개월 동안 정확히 반 토막 난 셈이다.
 

올해 3분기는 CJ E&M의 영화성적이 투자에 비해 유독 손실이 컸던 시기로 기억될 전망이다. / 사진=뉴스1

 

이에 대해서는 단기악재에 그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중국 박스오피스 역성장, 9월 국내 관객 수 감소, 중국의 미디어‧엔터부문 한류 제재 움직임, 과징금 부과에 따른 일회성 비용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단기 악재”라고 분석했다. 

다만 황 연구원도 언급했듯이 과징금 이슈가 더 큰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변수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친동생 이재환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CGV가 광고일감을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약 7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CGV는 공정거래조사부에서 조사 중”이라며 “(다만) 조만간 대표를 부른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조사 진행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수사 상황에 따라 서정 CGV 대표의 검찰 소환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악재가 겹친 영화와 달리 방송사업은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CJ E&M이 분할한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김은숙 작가가 속한 화앤담픽쳐스와 전지현이 소속된 문화창고에 이어 사극 제작역량이 뛰어난 KPJ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국내 드라마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실제 성과도 좋다. 상반기에 방영된 ‘또 오해영’은 콘텐츠 영향력 지수에서 지상파 드라마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굿와이프’ 역시 화제성 측면에서 성공작이라는 평가다. 

11월부터 SBS에서 방영되는 ‘푸른 바다의 전설’은 한류스타 이민호와 전지현이 동시에 출연하는 덕에 중국 시장에서 화제를 모을 가능성이 크다. 역시 11월 자체 방송사인 tvN에서 방영되는 ‘안투라지’는 미국 HBO의 동명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는 점 때문에 벌써부터 화제다. 

지상파와 한류시장까지 겨냥하는 공세 전략 때문에 투자를 위한 실탄도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이에 CJ E&M은 이달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확정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 가치는 60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J E&M은 스튜디오 드래곤의 지분을 91% 가량 보유하고 있다. 

 

8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축제 ‘제 1회 다이아페스티벌’에 참가자들이 인터넷 스타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영화에 비해 방송이 여러 측면에서 수익 다각화에 유리하다는 점도 최근 CJ의 움직임에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단발성 투자로 그치는 영화에 비해 방송은 TV에서 MCN(Multi Channel Networks)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원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CJ E&M은 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tvN, 올리브TV, m-net 뿐 아니라 MCN ‘다이아TV’도 보유하고 있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박사는 “방송이 가진 IP(지적재산권) 확장 기능을 살펴봐야 한다. 웹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로 바뀌는 것만 IP확장이 아니다. 가령 나영석 PD가 연출한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의 요리가 부각되자 그걸 다시 나 PD가 ‘삼세세끼’라는 시즌제 프로그램으로 파생시켜서 더 큰 수익원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화에 비해 방송은 포맷 판매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CJ가 포맷판매로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꽃보다 할배’는 미국 NBC에 포맷이 판매돼 최근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ㆍ더 늦기 전에)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 이덕재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판 시즌2 제작도 확정됐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장기적 안목의 투자 성과가 이제 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CJ E&M은 국내 방송사 중 가장 빠른 2011년에 이미 포맷전담팀을 꾸렸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콘텐츠관련 강의 자리에서 “CJ 포맷팀은 글로벌 네트워킹이 아주 잘돼있다”며 “글로벌 마켓에 가보면 마케터로서의 감각도 탁월하다”고 말했다.

콘텐츠 경쟁력이 결국 포맷 경쟁력도 높일 것이라는 데는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상파로부터 방영권을 획득해야하는 외주제작사는 단기 흥행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반면 CJ E&M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 완성도를 높여왔기 때문에 제작 노하우가 지속 쌓이는 구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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