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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후폭풍에 떠는 재벌 총수들

검찰 수사 이어 특검·국정조사 앞둬…대가성 입증 위해 총수들 집중 수사 예상

한광범 기자 ㅣ totoro@sisajournal-e.com | 승인 2016.11.15(Tue) 15: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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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대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 사진=뉴스1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재벌 총수들 고난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수사에 이어 특검과 국정조사까지 예고되며 다시 총수들 줄소환이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그룹들은 적극 협력한 정황이 드러나며 정치권과 검찰로부터 '정경유착 공범'으로 지목된 상태다. 이에 후폭풍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 3당이 14일 전격적으로 합의한 특검법은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모든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냈거나 별도 기부금을 낸 기업들도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합의문에는 수사 대상에 재단 관련 출연금과 기부금 출연과 관련해 강압성이 있었는 지와 함께 대가성 여부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노동개혁법안·재벌 총수 사면 복권·기업 현안 해결 등의 대가가 자금 출연 대가로 있었는지 수사하도록 했다. 또 삼성의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승마 관련 특혜지원 의혹과 이와 관련한 대가성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증거인멸 여부와 함께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인지되는 사건도 수사가 가능하다. 특검법은 오는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후 즉시 시행된다. 시행 후 특별검사 임명까지는 최장 2주가 소요될 예정이다. 특검이 활동을 시작하면 검찰 수사는 중단되고 관련 자료를 모두 특검에 넘기도록 했다.

 

특검 활동 개시가 임박한 만큼 검찰도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로서도 이번 수사에 명운이 달린만큼, 특검 수사로 새로운 내용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수사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르면 16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한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각종 의혹 일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국가원수로 헌법상 내란과 외환죄를 제외하곤 형사소추가 되지 않는 만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대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길승 CJ그룹 회장. / 사진=뉴스1

 

검찰은 이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했다. 법조계에선 두 사람이 사적 인연이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 간 연결고리를 한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 적용에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후 검찰은 남은 기간 기업들을 상대로 대가성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대법원 판례는 대통령의 경우 대가 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않더라도 뇌물죄를 인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뇌물죄로 기소하지 못할 경우 이번 수사가 실패한 수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상 수사의 성패가 기업들이 낸 돈의 강압성과 대가성에 달린 만큼 이 부분에 매달릴 것이다.


특히 재단 출연금 외에 별도로 K스포츠재단이나 최씨 측에 돈을 건넨 기업들이 주된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의 경우 검찰로부터 두 번이나 서초사옥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위해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지원한 것에 대해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주도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불법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기부금 제안을 받았던 SK·롯데·부영 등도 그 대상이다. 

일부 그룹은 총수가 다시 검찰에 불려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대가성이 입증됐다고 판단할 경우 일단 최씨와 안 전 수석 및 기업 관계자들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박 대통령과 재벌 총수 간의 독대에서 기금 출연과 편의 제공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는 점이 밝혀질 경우 박 대통령과 해당 총수들에게도 같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그룹들이 대가성을 인정할 경우 뇌물 공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실제 이를 인정할 확률은 작다는 지적이다. 실제 검찰에 불려 나온 그룹 관계자들도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로서도 이 같은 상황에서 혐의 입증을 위해 기업들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검법 및 국정조사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특검으로 사건이 넘어갈 경우 압박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 기업들을 이번 사건의 공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4일 논평에서 검찰에 출석한 재벌 총수 8인에 대해 "비선실세·국정농단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한 추악한 정경유착의 공범"이라며 "재벌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당사자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도 삼성의 자금 지원이 지난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대가였다고 주장하며 "국민연금과 삼성, 최순실의 공모 여부를 밝히고 책임자 처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특검으로서도 재벌 총수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20일 포함해 최장 120일로 역대 특검 중 최장이다. 인력도 특검보 4명, 파견검사 20명, 특별수사관 4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검찰처럼 특검 역시 기업 관련 수사에선 대가성 파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독대한 총수들을 포함해 재벌 대기업 관계자들의 줄소환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야는 특검과 함께 국회 국정조사에도 합의했다. 여야 의원 각각 9인으로 구성되도록 하고 최장 90일까지 활동할 수 있게 했다. 국정조사 실시로 재벌 총수들도 최씨 등과 함께 줄줄이 국회에 불려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수 등에 대한 법적 처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재벌들의 고난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단체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사건인 만큼 기업들도 혼란 그 자체"라며 "대응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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