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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기구 의원 “전력기금 심의체 뜯어고쳐야”

"4조원 쌈짓돈 전락한 전력기금 개선 시급 …마땅한 사용처도 없는데 강제로 걷을 이유 없어"

정지원 기자 ㅣ yuan@sisajournal-e.com | 승인 2016.11.16(Wed) 16: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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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정지원 기자

 

해마다 국민 주머니에서 4조원 넘는 돈이 ‘정부 쌈짓돈’으로 새어나가고 있다. 전기료의 3.7%를 떼어내 조성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하 전력기금)이다. 국회에서 수년째 전력기금 운용방식을 개선하라고 지적해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요지부동이다. 정부와 기금운용을 협의하는 전력정책협의회는 사실상 정부 거수기로 전락한 모양새다.(시사저널e 4조원 전력기금 심의 '졸속' 기사참조)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전력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력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협의회는 지난해 회의 6차례중 4차례를 서면회의로 때웠다. 올해는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며 “이는 산업부가 전력기금을 심의도 제대로 받지 않고 자의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력기금 거버넌스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전력기금 심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전력기금 과잉징수 문제를 지적하면서 부담요율을 낮추라고 했다. 전력기금 여유자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올해 말 전력산업기반기금 운용규모는 약 4조 1900억원, 여유자금적립규모는 1조5353억이 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이 사업성기금임에도 불구하고 총사업비가 올해는 전체 운영규모의 41%, 내년에는 39%에 불과하다. 기금 조성이 과다하게 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회에서 2012년부터 전력기금 부담요율을 낮춰 국민 부담을 줄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산업부는 관련 조치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여유자금 과잉이 문제라면 두 가지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부담료율을 인하해 여유자금 규모를 줄이거나 부담료율을 그대로 두고 여유자금을 내실 있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어떤 방법이 적절하다고 보나?

서민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부담료율을 인하하는 방식이 맞다고 본다. 전력기금은 전기료의 3.7%를 떼어 조성하는데, 대다수 국민들은 전력기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전기료 고지서에는 해당항목이 명시돼 있지 않은 탓이다. 여름철 누진제 문제도 아직 돈이 없다고 해서 해결하지 못했는데 전력기금을 매년 1조원 넘게 쌓아둬선 안 된다.
무엇보다 마땅한 사용처도 없는 전력기금을 강제로 걷을 이유가 없다. 산업부에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2017년도 예산안을 보면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예산은 약 7470억원으로 2016년 예산 7372억원에 비해 약 100억원밖에 증액이 안됐다. 지난해 예산(7795억원)에 비하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전기사업법에 전력기금 목적이 굉장히 애매하게 규정돼있다. 동법 제48조에선 ‘전력산업의 지속발전과 전력산업 기반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기금을 설치한다고 했다.

: 그렇다. 전기사업법에서 대통령령에 위임한 사업에 대해 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역시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또한 대통령령은 국회에서 손댈 수도 없는 부분이다. 법률에 기금 사용목적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전력기금은 공익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시행사업 중 도서벽지 주민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을 비롯해 공익목적에 부합하는 것은 유지해도 된다. 하지만 공익목적과 관련성이 거의 없는 한전 개별사업은 한전의 자금으로 운영해야 한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력기금 개혁이 매년 답보상태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일반회계 예산과 기금의 예산 심의절차가 동일하다”며 “문제가 있으면 국회에서 심의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 산업부와 한전은 전력기금 운용구조를 바꾸려는 의지가 없다.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서 기금운용거버넌스를 독립적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도 국회가 예산심의 과정에서 기금을 일반회계 예산보다 검토를 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충분치 않다. 예산결산특별회의 전체 회의에서 개별의원 당 질의시간을 5분밖에 안준다. 예전에 기금은 국회에서 심의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일반회계 예산과 마찬가지로 기금도 국회 심의 대상이다. 국회의원 수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기금이 들어오면서 일은 더 많아진 셈이다. 국가재정법상 기금심의회가 규정돼 있는 만큼, 심의회를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전력기금결산, 운용심사는 모두 서면으로 각 1회 진행됐다. 산업부에서 작성한 예산안을 각 위원들에게 문서로 교부하면 위원들이 코멘트를 달고 서명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내실 있게 예결산 심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연히 어렵다. 심의회가 기금을 심의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과 능력을 가져야 한다. 현행 방식대로 대면회의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는 관리가 전혀 안 된다. 그러려면 산자부에서 협의회를 분리하거나 위원구성을 바꿔야 한다. 여러 단계를 만들어 심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실무단계 워킹그룹 차원에서 검토를 한 번 하고, 차관, 다시 장관급으로 가는 방식 등이다. 고용보험 기금운용방식도 참고할만하다. 고용보섬기금은 노, 사, 전문가가 참여해 모든 것을 논의한다.


-내년도 전력기금 예산안에서 개선돼야 할 항목은?

: 전력기금에서 연구개발(R&D)지출 비중이 30%로 너무 높다. 단기연구과제를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다보니 연구 성과가 나오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여기서 예산규모만 늘려봤자 연구 성과가 나올리 없다. R&D예산 규모, 연구과제, 성과평가 등을 전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핵융합실험로공동개발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 산업부는 전력기금을 활용한 내년도 신규사업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 공동개발사업으로 273억을 반영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올해까지 일반회계와 원자력기금으로 진행하던 사업이다. 원자력 관련 사업은 원자력기금으로 해야지 왜 전력기금이 담당하나. 이 사업은 국민편익과도 큰 관련이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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