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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불확실성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경제 하방 리스크…"미국·일본 등 선진국 통화 정책 지켜볼 것"

송준영 기자 ㅣ 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6.12.15(Thu) 1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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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에 대해 미약하게나마 성장하고 있지만 높은대내외 불확실성 탓에 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 사진=뉴스1

 


“국내 경제가 대내외 급속한 여건 변화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12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경제도 미약하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져 국내 경제를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한 것은 미국 통화정책 변화, 탄핵 정국 돌입, 가계부채 증가 등에 따른 발언으로 분석된다.

◇ “미국 통화 정책 지켜 볼 것”

이 총재는 미국 통화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연준이 이날 기준 금리를 인상한 것은 예상됐던 사안이었다”며 “다만 시장 예상과 달랐던 점은 미국의 내년 기준 금리 인상 횟수가 3회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신흥국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으로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통화정책 결정에 앞선 14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 인해 미국 기준 금리는 1년만에 0.50%∼0.75%로 올랐다. 미국은 최근 고용지표가 개선된 데다 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했다. 더불어 소비심리가 확대되면서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움직임이 보인 것이 기준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총재 발언처럼 한국은행이 고민하는 지점은 미국 통화 정책의 속도와 폭이다. 지난달 9월 연준 회의에서는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점도표가 2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에서 내년 3차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긴축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긴축 정책은 한미 금리차 확대와 달러 강세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 금리 차이가 발생하고 달러가 강세 현상을 띄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 가능성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외국인이 들고 있는 국내 상장 채권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89조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2조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 보유 상장 채권 잔액이 90조원을 밑 돈 것은 2013년 초반 이후 처음이다. 이는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자본유출도 고려요소지만 물가, 소비 등 경제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외 금리차가 조금 더 축소되더라도 현 단계에서는 급격한, 대규모의 자금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상수지 흑자,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당장 급격한 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 “불확실성 어느정도 해소 돼야”

금통위는 이날 세계 경제가 아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금통위 회의 결과를 담은 ‘통화정책방향’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신정부 정책방향,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신흥시장국의 경제 상황 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 역시 이날 불확실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는데 신정부 경제 정책이 공약과 어느정도 차이를 나타낼 것인지를 눈여겨 봐야한다”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우려는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라 말했다.

더불어 그는 “내년 연초가 되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가시화 되는데 그에따른 리스크는 없는지 눈여겨 봐야겠다 생각한다. 유가는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것인지 대한 향방도 리스크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변화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ECB가 이번 달 양적완화 기간은 늘렸지만 규모를 축소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본 통화정책 방향이 어떻게 바뀌는 지 유념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이 상당한 리스크라 할 수 있다. 선진국 금융 긴축 속도가 빠르다면 신흥국 금융에 부정적인 까닭”이라 설명했다.

탄핵정국 등 대내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날 금통위는 내수 개선 움직임은 미약했으나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국내 불확실성 탓에 향후 성장경로의 하방 위험이 다소 증대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불확실성에 대해선 ‘높은’이라는 수식어를 쓰면서 이전보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것이 그 중 하나다. 소비자 심리 위축 장기화는 기업 투자 심리도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빨리 진정된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 여전히 두려운 가계부채

줄지 않는 가계부채는 한국은행에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비은행 금융사를 포함한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10월과 11월에도 은행 가계 대출만 각각 7조원, 8조8000억원 늘어나는 등 줄어들 낌새가 보이지 않고 있다. 변동 금리가 가계대출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금리 인상은 자칫 서민 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총재는 금리 동결의 큰 요인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 시장금리의 급등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이자상환 부담이 높아질 것은 예상된다”며 “특히 취약계층 채무자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직접적인 정책을 할 수는 없지만 현재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통해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다지는데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어 그는 “물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부 대책이 수차례 나왔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정부당국이 가계부채에 신중하게 접근한 결과로 해석된다”며 “가계부채는 조금씩 둔화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 문제는 정부도 가볍게 보고 넘기는 문제가 아니다. 조금 더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로 동결하면서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 6월 0.25%포인트 낮춘 이후 6개월 연속 동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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