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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25% 동결

올해 첫 금통위…대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작용

송준영 기자 ㅣ 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7.01.13(Fri) 10: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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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3일 올해 처음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25% 수준으로 동결랬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로 동결했다. 미국 신정부 출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영국의 급격한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동결 배경으로 분석된다. 대내적으로도 수출 악화, 소비절벽, 가계부채 등 문제가 한국은행의 운신 폭을 좁게 만들었다. ‘초불확실성 시대’에 접어든 만큼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섣불리 예단하기보다 변수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으로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한국은행, 일곱 달 연속 기준금리 동결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13일 오전 9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이후 7개월 연속 동결한 것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채권시장 전문가 20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만장일치로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이번 결정 배경에는 대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달 20일(현지 시각) 대통령 자리에 공식 취임한다. 트럼프는 그동안 극단적 보호무역 등 자국 제일주의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트럼프 취임 후 이러한 경제 공약이 실제적으로 어떤 정책으로 나타날 지 한국은행으로선 예단하기 쉽지 않다.


특히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번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지난달 1년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은 점도표에서 내년 3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실제 미국 연준이 올해 기준 금리를 몇차례 올릴 지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미국 경제가 이를 뒷받침 할 수 있을 지 확실치 않은 까닭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한국은행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 확대, 중국 무역 보복 등도 한국은행을 움츠리게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최근 이민자 문제를 거론하며 유럽연합(EU)과 완전한 결별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유럽 연합 결속력이 약화하면 국제 금융이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무역 보복 역시 최근 강도가 세지면서 한국 경제의 불안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통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한국 경제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특히 경제 정책 컨트롤타워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한국은행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이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가계부채도 한국은행으로선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서민들의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까닭이다. 반대로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가계부채 총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 초불확실성 시대···“예측보다는 대응에 집중”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은 앞으로 금융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정책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앞선 3일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말로 표현하기가 부족해 ‘초불확실성 시대(The Age of Hyper-Uncertainty)’라는 용어가 생겨났다”며 “올해 금융시장은 대내외 리스크가 산재해 있어 지켜보고 그때그때 상황을 보고 대응할 수밖에 없을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힘쓰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이후 통화정책 결정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면서도 현행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당시 ‘하방 리스크 지속 가능성’을 명분으로 금리를 내린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었다. 금리 인하 카드를 쓰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통화정책 여력을 쌓아두자’는 관망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통화 정책을 건드리기보다는 재정 정책을 통해 현안 해결을 더 원하는 눈치다. 이 총재는 지난해 기자단과의 송년회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대변되는 요란한 통화정책의 시대가 가고 이제 재정정책의 시대가 온다고 하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며 “내년(2017년) 정부 예산은 완화적이지 않다”고 언급했다. 앞선 지난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선 “우리 재정 건전성은 세계적으로 톱클래스이며 아직은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에 더 여유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에선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 정책이 구체화되려면 취임 후 최소 1분기가 필요하다”며 “한국은행은 이러한 정책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포착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도 시차가 발생한다. 한국은행이 통화 정책 방향은 적어도 하반기는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통화정책 여력을 남겨두기 위해서라도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적으로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어 우리나라 역시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정정책 역시 실효성 있게 편성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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