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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량 법칙’ 되새겨야할 현대차

인기차종과 비인기차종 간 판매격차 1년새 2000배로 확대…일부 차종만으로는 성장 지속 어려워

박성의 기자 ㅣ sincerity@sisajournal-e.com | 승인 2017.02.02(Thu) 17: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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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극심한 판매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다. 주력 차종인 그랜저가 월 1만대 가까운 실적을 올리는 사이 ‘꼴찌 모델’ 벨로스터는 월 판매량이 5대에 그치고 있다. 수위 차종이 하위 차종보다 최대 2000배 가까이 많이 팔리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현대차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성분이 아무리 풍족하더라도 극소량으로 존재하는 무기성분이 부족할 경우 식물 성장이 제한된다는 ‘최소량 법칙’이 현대차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 ‘1:90’→‘1:2000’…벌어지는 승용 빈부격차 


자료=현대차, 표=김태길 미술기자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4만5100대, 해외 29만7507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총 34만2607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해외 판매가 3.1% 증가한 반면 국내 판매가 9.5% 감소했다.

그랜저가 홀로 분전했다. 지난 11월말 출시된 신형 그랜저는 본격 판매에 돌입한 지난 12월 1만7247대가 팔리며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지난달 1만586대가 판매(구형 961대, 하이브리드 211대 포함)되며 국내 시장 판매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준중형 해치백 벨로스터는 5대 판매에 그쳤다. 수위 차종인 그랜저가 2000대 팔려나가는 동안 벨로스터는 1대씩 팔려나간 꼴이다. 1년 전 그랜저와 벨로스터 판매량은 각각 5041대, 56대였다. 판매비율로 보면 90:1이다.

인기차종에 판매가 집중되고 수위차종 판매는 하락세를 타는, 이른바 ‘차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1년 사이 더 심화된 셈이다. 특히 아반떼-그랜저-쏘나타로 이어지는 이른바 ‘국민차’ 라인업이 현대차 승용차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1월 현대차 승용차 국내판매량은 2만413대였다. 같은 기간 아반떼(6996대), 쏘나타(6207대), 그랜저(5041대) 총 판매량은 1만8244대로 승용차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37%였다. 1년 사이 이 비중은 94.84%까지 커졌다.

◇ 내수시장 침체 계속될 경우 판매라인업 ‘체중감량’ 고려해야

경제학자들은 현대차가 연식 변경모델 및 완전변경(풀 체인지) 신차를 통해 인기차종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해도, 기타 차종 판매가 받쳐주지 못하면 성장잠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가장 취약한 부분 탓에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최소량 법칙’이 자동차 회사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독일 생물학자인 리비히는 1843년 최소량 법칙(Law of Minimum)이라는 이론을 주장했다. 주요 성분이 아무리 풍족해도 가장 소량으로 존재하는 무기성분이 부족하면 식물의 생육이 제한 받는다는 것이다.

같은 논리로 현대차 주력 차종(그랜저, 쏘나타, 아반떼)이 많이 팔려도 비주력 차종(i30, i40, 벨로스터)이 무너질 시 승용라인업 성장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그랜저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10% 가까이 급성장했지만 취약 차종 판매가 전년 대비 약 50~90% 추락하면서 전체 승용 판매량은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IG, / 사진=현대자동차

결국 현대차 내수 성장 핵심은 계륵으로 전락한 PYL 브랜드(i30, i40, 벨로스터)와 플래그십 차종 아슬란 판매량을 얼마큼 회복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대차가 올해 반등카드로 3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준비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기타 차종 판매가 줄줄이 하락한다면 신차효과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티볼리, 르노삼성이 SM6로 성장했듯 현대차 역시 그랜저를 비롯한 특정 차종을 통해 실적을 내는 게 기이한 현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현대차가 마이너 3사 보다 ‘덩치’가 큰 회사인 탓에 1~3개 모델만으로는 실적 방어는 할 수 있어도 성장을 이루기엔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내수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탓에 인기 차종 판매가 언제든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것도 변수다. 비주력 차종이 부진한 상황에서 주력 모델 판매까지 무너진다면 현대차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 이 경우 현대차가 물류비용과 마케팅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 라인 축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 맏형이라는 의무감이 있기 때문에 생산 라인업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아슬란이나 PYL과 같은 포지션이 애매한 차량을 계속 생산하는 이유”라며 “문제는 이런 비인기 차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인기 차종이 계속해서 메워내야만 실적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려되는 건 그랜저 성적은 신차 출시를 기다렸던 잠재고객과 법인차량 수요에 기댄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내수 자동차 시장 침체가 계속된다면 판매량이 무너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차량 수요 조사를 통해 단종과 생산라인업 축소 등 체중감량이 필요할 수 있다. 차량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확장정책을 고집할 경우 물류비용과 마케팅 부담이 고스란히 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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