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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김효준 체제 유지, 묘수인가 악수인가

‘젊어진’ 벤츠 탓에 BMW5시리즈 성공여부 미지수

박성의 기자 ㅣ sincerity@sisajournal-e.com | 승인 2017.02.13(Mon) 17: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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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2015년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연임이 확정됐다. 이로써 김 사장은 2020년까지 BMW코리아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채울 경우 한 회사 CEO로 20년을 재직하는 진귀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가뜩이나 사장 인사가 잦은 수입차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장수(長壽)다.

BMW 내부에서도 김 사장 연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김 사장의 경영능력은 검증이 끝났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구관이 명관’이 될 수 있을 지에 물음표를 던진다. 당장 BMW가 처한 현실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과거의 영광’에 기댄 인사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 “나이 든 CEO 연임 축복 아냐”…믿고 맡길 후계자 없다

“한국은 미스터 김이 있으니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지난해 1월 북미국제모토쇼가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만난 BMW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시장 성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효준 사장에 대한 BMW의 남다른 신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BMW의 ‘김효준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 BMW코리아는 1995년 출범 당시 국내 판매량이 연 714대에 그쳤다. BMW 법인 가운데 42위 수준으로 무명(無名)에 가까웠다. 그러나 김 사장 부임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현재는 판매순위가 BMW 세계 법인 중 세계 7위(지난해 판매량 기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다시 한 번 BMW코리아 방향타를 쥔 것을 두고 BMW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즉, BMW가 김효준 사장의 실력을 높이 샀다기 보다는 ‘포스트 김효준’ 찾기에 실패한 탓에 연임카드를 빼들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BMW코리아는 7년간 수성해온 수입차 1위의 영광을 벤츠에 내줬다. 마땅한 신차가 없었다는 게 BMW 핑계가 됐다. 그러나 BMW가 내놓은 마케팅과 프로모션이 실패한 탓에 김 사장이 임기 마지막 해에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후배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사내 분위기 전환을 겸해 수장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 사장도 본사 연임 제안을 두고 숙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자신의 뒤를 이을 마땅한 재목이 국내 법인에 없다는 게 문제였다.

또 국내 수입차 시장이 레드오션(경쟁이 격화된 시장)으로 변모한 상황인지라 국내 법인CEO를 자원한 해외 인재도 없었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통상 본사 임원급이 해외법인 수장으로 갈 때는 해당 시장 성장가능성 등을 살펴보는데, 벤츠 기세에 눌린 현 BMW코리아 상황이 탐탁치 않았을 거란 얘기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연임되기 위해서는 최근 매출이나 실적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BMW코리아는 오히려 지난해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며 “본사 입장에서는 마땅한 대체자가 없는 상황에서 선장을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결국 김효준 사장이 연임한 것은 경영 플랜이나 마케팅을 잘해서가 아니라 위기를 결자해지하란 주문 탓”이라고 밝혔다.

◇ BMW5 선전 기대…'젊어진' 벤츠 극복하는 게 숙제

김 사장이 당면한 과제는 ‘타도 벤츠’다. 지난해 E클래스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을 상대로, 1세대 수입차 CEO로서의 저력을 증명해야 한다.

김 사장이 꺼내든 반전카드는 신형 BMW 5시리즈다. BMW 5시리즈는 지난 한 해 1만7179대 팔려나간 BMW 핵심 차종이다. 지난해 BMW코리아 전체 판매량(4만8459대) 중 35.45%가 5시리즈다. 작년 팔린 BMW 차 3대 중 1대가 5시리즈였던 셈이다.

분위기는 좋다. 13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신형 5시리즈는 설 연휴 직전인 같은 달 26일까지 2000 계약을 넘어섰다. 지난해 6세대 5시리즈 월평균 판매량(약 1431대)를 상회한다. 

 

THE ALL NEW BMW5시리즈 카탈로그 이미지. / 사진=BMW코리아 홈페이지

그러나 BMW코리아가 ‘흙길’을 BMW 5시리즈 하나로 해쳐나가야 한다는 게 문제다. BMW는 상반기 M760Li x드라이브, 하반기 중 뉴 4 시리즈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및 뉴 GT·X3 모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모델 3종 등 총 9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5시리즈 외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힘든 차종들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5시리즈는 BMW 라인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차종이다.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판매가 늘면 브랜드 전체적인 분위기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벤츠가 세단부터 SUV에 이르는 전 라인업으로 공세를 가속화하는 상황이라 5시리즈 하나로는 한해 전체실적을 책임지기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 사장이 5시리즈 출시에도 불구하고 연임 첫해부터 벤츠에 또 한 번 추월을 허용한다면, 향후 잔여임기를 채우는 데 막대한 부담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BMW코리아의 양적 성장을 이뤄낸 김 사장이 브랜드 신뢰회복 및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등 질적 성장을 이뤄내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호근 교수는 “수입차 시장이 포화상태다. BMW가 과거 양적 팽창에 몰두했다면 앞으로는 질적인 부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당장 지난해부터 연쇄 화재사건에 휘말린 탓에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는 게 관건이다. 프리미엄 이미지에 금이 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수요를 끌어오는 것도 숙제다. 과거 중장년층은 벤츠, 젊은 층은 BMW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최근 벤츠가 BMW 영역까지 침범한 상황”이라며 “김효준 사장이 이 같은 상황에 묘수를 던지지 못하면 위기가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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