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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인터뷰] 김창원 국민銀 신탁연금 대표 " 광고·홍보 규제 완화 절실"

매년 100조원씩 불어나는 금융권 블루오션…"한국 신탁업은 걸음마 단계"

이용우 기자 ㅣ 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7.02.15(Wed) 15: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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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원 KB국민은행 신탁연금그룹 대표 / 사진=권태현 시사저널e 사진기자

신탁업이 금융권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화·저성장 늪에 빠진 금융권은 신탁업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수탁 규모는 급성장 중이다. 금융권 전체 수탁액은 2013년말 500조원에서 지난해말 700조원를 넘어섰다. 3년 사이 40% 이상 늘었다. 매년 100조원 이상 불어난다. 신탁 시장이 각광받는 이유다.

김창원 KB국민은행 신탁연금그룹 대표를 15일 서울 여의도동 KB국민은행 세우빌딩에서 만났다. KB국민은행은 국내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신탁 수탁액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 전체 수탁액 370조원 중 15%를 차지한다. 2016년에만 수탁액 규모가 46.8% 늘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신탁 시장이 은행 수익 성장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신탁본부를 신탁연금그룹으로 격상했다. 신탁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창원 전무는 신탁연금그룹 대표 직함을 새롭게 달았다.

김 대표는 금융권이 신탁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상품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하지만 단순히 신탁업을 돈벌이로만 봐선 안 된다는 시각도 가졌다. 단순히 은행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 중 하나로 신탁을 보지 말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신탁을 통해 고객의 경제적 이득만 아니라 행복까지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가 신탁시장 성장을 이끌었다고 봤다. 노후를 위한 종합 자산 관리 수단으로 신탁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런 신탁업 성장세에도 "아직은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신탁이 주목받고 있다. 이유가 있다면.

은행을 찾는 고객 입장에서 보자. 전통적인 예·적금이 아니라 투자형 상품으로 신탁을 접할 기회가 커졌다. 신탁업은 금융권에선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하지만 고객이 금전, 부동산 등 종합 재산 관리를 받고자 신탁을 찾고 있다. 고령화, 저성장에 처한 상황에서 1인 가구도 많이 늘고 있다. 이에 자산 관리를 위해 신탁업에 대한 필요성이 사회적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신탁은 다수 국민에게 어려운 분야로 다가온다.

그동안 특정 신탁상품을 홍보할 수 없었다. 신탁에 대한 인지도를 키우는 데 어려웠다. 신탁이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으면서 제약이 많아졌다. 투자라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투자자 보호 강화로 이어졌다.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 홍보가 제약된 것이다. 금융당국이 그런 면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규제를 낮추려 작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김 대표 설명대로 금융위원회는 장기 재산관리 신탁에 대한 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위탁자 보호를 전제로 비대면 계약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금융위 실무 태스크포스(TF)팀이 지난 8일 출범했다. 신탁 재산 범위 확대, 규제 완화 등을 담은 신탁업법 제정안을 10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제정안이 통과하면 먼저 금전·증권·부동산 등 총 7가지에 국한돼 있는 수탁 재산의 범위가 부채·영업(사업)·담보권·보험금청구권 등으로 대폭 확대된다. 신탁 이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도 높아진다. 광고 홍보만 아니라 모바일뱅킹을 통한 비대면 신탁 계약까지 허용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신탁에 대한 고객 요구가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금융당국에 제정을 건의하는 등 당국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규제를 낮추는 등 작업하는데 시장에선 늦은 감은 없나.

그런 것 같지 않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신탁 수요 증가를 보고 소통해왔다. 고객 입장에서 필요성이 커지다보니 이번에 (금융위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본다. 2009년에 자본시장법을 제정할 당시 신탁업법이 자본시장법으로 편입됐다. 하지만 신탁이라는 것을 국민 재산관리 기능으로 보지 않았다. 펀드 등 투자 성격을 가진 상품으로 보면서 신탁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는 데 유연성이 떨어지게 됐다. 그런 상태로 상당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 볼 때, 규제 완화 부분에서 더 필요한 점은 없나.

금융위에 여러 경로를 통해서 건의 내용을 전달했다. 대표적으로 (신탁업에) 광고·홍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투자자 보호가 전제된다는 조건 하에 비대면 거래로 신탁 신규 가입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증여신탁 과표기준 할인율을 종전 10%에서 3%로 낮출 방침이다. 이렇게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세금 부담은 늘어난다. 일본을 보면 조부모가 손자에게 신탁을 통해 교육 자금을 증여할 때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도 그런 측면에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김창원 KB국민은행 신탁연금그룹 대표 / 사진=권태현 시사저널e 사진기자


신탁업법 도입으로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 간 주도권 경쟁이 있는 것 같다. 증권 쪽에서 은행이 신탁업을 통해 자산운용업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권 간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추세다. 반대로 벽을 치지 않는다. 자산운용업이라고 한다면 과거에도 은행은 신탁을 통해 불특정금전신탁에서 해왔다. 2004년 간접 투자자산운영업법이 제정되면서 중지됐다. 그 중에 연금저축 등 일부는 지금도 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런 말들은) 일임형 신탁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 업계에서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수신 업무를 하고 있다.

국내 총 수탁액이 700조원라고 한다면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럼에도 국내 신탁업이 선진국보다 활용이 잘 안 되는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탁시장 비중은 42.7%에 불과하다. 선진국인 미국은 590%, 일본은 171%에 달한다. 한국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초보 단계다. 하지만 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규모가 커지는 만큼) 신탁업종에 일하는 사람들이 운용관리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 투자자 보호도 신경을 써야 한다. 법규와 규제가 시장 환경에 맞춰 개선된다면 신탁업 증가 추세는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국내 고령화가 빨라지고 있다. 혼자 사는 가구 비중도 27%를 넘었다. 이런 분들이 단편적으로 금융사와 거래하기보다 현금, 부동산, 보험청구권, 담보권, 심지어 부채까지도 은행 신탁에 맡기면 전반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시대 변화로 유언대용신탁 관심도 커진다.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가 살아있는 동안 금융사에 자산을 맡기고 자산의 운용수익을 제공 받다가 사후에는 미리 계약한 수익자에게 재산을 상속하도록 하는 신탁상품이다. 신탁의 기본은 수탁자와 위탁자, 수익자 삼각구도다. 위탁자가 수익자가 될 수 있고 제 3자가 수익자가 될 수 있다. 다양하고 유연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신탁이 고액 자산가만을 위한 제도라는 생각이 드는데.

일부 그런 측면이 있다. 신탁에는 투자 개념이 있다. 소액만으로 투자하기에는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이 있어야 신탁을 하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도 개선되리라고 본다. 지난해 3월에 출시한 신탁형ISA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거기에 여러 상품을 담을 수 있다. 그런 상품을 통해서 고객이 신탁 상품에 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중도인출 제한, 세제 혜택, 가입 조건 규제 등 문제가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ISA 시즌2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은행 수탁 규모는 은행권 전체 수탁액 370조원 중 15%를 차지한다. 국민은행 강점이 무엇인가.

신탁을 크게 보면 금전신탁과 재산신탁으로 구분한다. 금전신탁은 특정금전신탁, 불특정금전신탁으로 나뉜다. 은행신탁 수익 측면에서 보면 금전신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재산신탁 규모는 크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미약하다. 국민은행은 금전신탁에 더 주력한다. 재산신탁도 물론 강화할 계획이다. 금전신탁만 보면 시장점유율이 27%를 넘는다.

영업 현장에 있는 직원의 우수성을 말하고 싶다. 신탁 상품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현장을 뛴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본부도 시장 상황, 사회 변화를 보고 시의적절한 상품을 영업 채널에 공급한다. 특히 모든 직원과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자주 한다. 한 달에 한 번 지점에 가서 현장 이야기를 듣는다. 고객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해외 자료도 많이 참고한다. 일본 신탁을 보면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

국민은행이 자랑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국민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수탁액는 이달 초 기준 1조1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압도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상장지수증권(ETN)은 지난해 10월 국내 은행에서 최초로 출시했다. 정립식 형태의 소액 투자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투자성향에 따라 환률변동위험을 해지할 수 있는 상품도 도입할 계획이다. 은행은 신탁업을 통해 고객에게 경제적 이득만 주는 게 아니다. 행복감까지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명감으로 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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