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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그랜저에 애타는 원조 그랜저

新쏘나타, 내·외관 그랜저급·가격인상 최소화…“마케팅 변화 통해 타깃층 구분해야”

박성의 기자 ㅣ sincerity@sisajournal-e.com | 승인 2017.02.27(Mon) 14: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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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고전한 현대자동차가 ‘국민차’를 앞세워 반전을 노린다. 주인공은 내달 초 출시 예정인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의 상품성을 준대형세단 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가격 인상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신형 쏘나타의 고(高)스펙이 자칫 그랜저IG 뜨거운 신차효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고급스러워진 쏘나타’가 ‘젊어진 그랜저’의 수요층을 뺏어온다면, 두 차종 간 제로섬 게임(zero-sum·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는)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그랜저급’ 내·외관 갖고 돌아온 쏘나타

3월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 전면부 변화 렌더링.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내달 초 출시 예정인 쏘나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외장 렌더링을 26일 공개했다. 현대차가 신차(풀체인지 모델)가 아닌 모델의 렌더링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신형 쏘나타 외관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신형 쏘나타는 드라마틱한 디자인 변화'(Dramatic Design Change)라는 콘셉트 아래 개발이 이뤄진 차다. 한국GM 올 뉴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가 달라진 외관으로 인기를 끈만큼, 쏘나타 역시 달라진 얼굴로 소비자 마음을 되찾겠다는 게 현대차 계획이다.

공개된 렌더링을 보면 신형 쏘나타에서 LF 쏘나타의 흔적은 찾기 어렵다. “부분변경이지만 완전변경급으로 외관 변화를 줬다”는 사측 설명 그대로다. 신형 쏘나타에는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했다. 캐스캐이딩 그릴은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다. 용광로에서 흘러내리는 쇳물의 흐름과 한국 도자기의 곡선을 묘사한 그릴로, 그랜저IG 전면부에도 차용됐다.

3월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 후면부 변화 렌더링. / 사진=현대자동차

후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번호판을 트렁크 도어에서 뒷범퍼로 옮겼다는 점이다. 트렁크 도어 후면부를 하나의 심플한 면으로 만들었다. 그 위에 대형 쏘나타 로고를 정중앙에 배치해 고급명차에서 볼 수 있는 후면부 스타일을 연출했다.

현대차가 쏘나타 외관에만 공을 들인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그랜저 등 준대형급 모델에 적용되던 전륜구동 8단 자동변속기를 국내 중형차 최초로 신형 쏘나타에 적용한다. 현대차 자동 8단 변속기는 현재 그랜저와 기아차 K7 등에 탑재돼 있다.

27일 닛산 한 디자이너는 “신형 쏘나타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고 하지만 외관만 보면 신차나 다름없는 모습”이라며 “외관 뿐 아니라 변속시스템 역시 그랜저와 유사한 수준이다. 사실상 ‘리틀 그랜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 쏘나타 잘 나가면, 그랜저IG 신차효과에 ‘찬물’ 가능성


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IG 외관. / 사진=현대차그룹

신형 쏘나타 등판 소식에 한국GM과 르노삼성 등 경쟁사가 긴장하고 있다. 두 업체 관계자들은 “영업망이 방대한 현대차가 신차를 출시하면 기존 SM6와 말리부 판매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쏘나타 신차효과가 국내 중형 자동차시장을 충분히 뒤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신형 쏘나타 인기가 중형차 시장을 넘어 한 체급 위인 준대형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쏘나타 내·외관에 공을 들이는 대신 가격인상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즉,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요층을 최대한 넓게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타깃 소비층 일부가 현대차 그랜저IG와 겹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6세대 그랜저는 ‘젊은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즉, 외관디자인 날을 세우고 가격대를 소폭 낮춰, 기존 그랜저 수요층인 4050세대 넘어 30대 젊은 소비자까지 포섭하겠다는 구상이다. 초반성적은 성공적이다. 현대차는 3040세대 구매비중이 절반가량(42.9%)으로 기존 HG 모델 대비 4%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결국 신형 쏘나타가 인기를 끌 경우, 그랜저IG 주 구매층인 30대 수요 일부가 쏘나타로 넘어갈 수 있다. 두 차종의 수요가 ‘물고 물리는’ 제로섬 게임이 펼쳐진다면 쏘나타와 그랜저를 통해 내수판매 확대를 노리는 현대차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수 자동차시장은 침체기다. 즉, 차량 수요하락 요인이 굉장히 다양하게 포진한 상황”이라며 “그랜저IG의 경우 초반판매가 흥행하고 있지만 신차 출시를 기다렸던 잠재고객이 (쏘나타로) 이동할 경우 언제든 판매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두 차종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마케팅 변화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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