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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개발력’의 주역 이승준 연구소장

신제품 잇따른 흥행 '히트상품 제조기'…부사장 승진에 조직개편으로 힘 더 실려

고재석 기자 ㅣ jayko@sisajournal-e.com | 승인 2017.02.27(Mon) 16: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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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코파이 바나나, 말차라떼 등 흥행 제품을 탄생시킨 주역인 이승준 부사장. / 사진=오리온

지난해 오리온은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법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선 지 오래된 오리온이 내수시장서도 성과를 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 동력을 ‘개발력’이라 보고 있다. 초코파이 바나나 등 기존 스테디셀러를 살짝 비튼 신제품도 지난해 오리온의 호실적을 설명하는 주요한 키워드다.

이를 전면에서 이끈 이승준 연구소장은 올해 부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 제품개발 총괄 역할을 맡아 나선다. 그는 지난해 초코파이 말차라떼 등을 연속 흥행시킨 오리온 내 손꼽히는 연구개발 전문가다. 회사 내부서도 조직개편으로 이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62억원으로 2015년보다 9%가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당기순이익도 2408억원으로 집계돼 같은 기간 36%가 뛰었다.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 순이익이다. 매출액은 2조 3863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중 국내법인 매출은 4개 법인(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2015년 7074억원에서 2016년 6794억원으로 줄어들어서다. 다만 이에 대해 오리온의 실패라고 보는 시각은 별로 없다. 시간이 갈수록 수익성을 회복해서다. 시동이 늦게 걸린 셈이다.

4분기로 범위를 한정하면 특징이 오롯이 드러난다. 오리온의 국내 제과부문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87억원과 26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3% 늘었고 영업이익 상승폭은 42.8%에 달한다. 국내 매출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선 점이 단연 눈길을 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국법인 매출액은 2015년 같은 기간보다 7.2%나 떨어지며 우려를 키웠었다.

국내 매출 성장세 회복은 의미가 작지 않다. 인구구조 변화로 과자의 주 소비층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업계서는 국내 제과시장이 매해 1~2%의 저성장에 그치리라 전망하고 있다. PB 등 유통채널 중심의 새 경쟁제품도 변수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제과판매에 있어서도) PB 등을 내세운 편의점만 잘 되는 것 같다”며 “제과사업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서 되레 국내매출액을 성장세로 돌린 셈이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4분기에 ‘초코파이 말차라떼’,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말차’, ‘무뚝뚝감자칩’, ‘치즈네’, ‘오!감자 양념치킨맛’ 등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여 실적 반등의 발판을 다졌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과장은 아니다. 실제 업계 안팎에서도 초코파이 바나나부터 시작된 신제품 행렬이 오리온의 국내실적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식음료 담당 애널리스트인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오리온은) 말차 초코파이와 카스타드 판매호조세가 성장을 견인했다”며 “신제품 출시와 판로 확대를 통해 국내외 제과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 확대가 예상돼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풀이했다.

초코파이는 바나나맛과 말차라떼 맛의 연이은 흥행 덕에 국내 매출이 사상 최대치인 14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연매출은 2015년보다 24% 성장한 4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역대 최대치다.
 

서울시 중구 한 대형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오리온 제품의 모습. / 사진=시사저널e

오리온은 올해도 스낵, 파이, 비스킷 등 신제품을 계속 내놓거나 기존 스테디셀러의 새로운 맛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미 오리온은 초코파이 바나나 출시 1주년을 맞아 우유 함량을 40% 늘린 리뉴얼 제품을 21일에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오리온 내에서도 제품개발을 책임진 R&D 조직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이 핵심전선에 서있는 인물이 이승준 부사장(연구소장)이다. 이 부사장은 1989년 오리온에 입사해 상품개발팀장과 중국법인 R&D 부문장을 거쳐 2015년부터 연구소장을 맡은 정통 오리온맨이다. 지난해까지 전무이던 이 부사장은 올해 1월 1일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R&D에 대한 적극적인 강조가 식품업계서 흔한 경우는 아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도 R&D에 많이 투자하지만 그걸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라이벌 업체와의 관계 탓에 꺼리는 경향도 있다. 기술을 잘 아는 인사가 있어도 보도자료가 잘 나오지 않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류를 감안하면 연이어 신제품이 히트한 오리온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실제 이승준 부사장은 지난해 초코파이 바나나와 말차라떼, 스윙칩 간장치킨맛 등을 잇따라 히트시킨 제과 연구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중국서 2000억원 짜리 과자가 된 ‘오!감자’ 역시 이 소장이 주도해 중국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춰 탈바꿈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부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해외 시장 제품까지 관할하는 글로벌 총괄 부사장 역할을 맡았다. 또 신설된 연구기획팀도 이끌게 됐다. 인사발표 직후 1개월 만에 나온 오리온의 조직개편안도 이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오리온은 이달부터 한국법인 내 연구소와 품질‧안전센터, AGRO부문, ENG 부문 등 관련부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개편 조직에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에 대한 총괄관리 기능까지 부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조직을 총괄하게 된 첫 인물이 바로 이승준 부사장이다. 오리온 측은 연구개발, 품질안전, 원료, 생산설비 등 글로벌 통합관리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최근 기존 연구소를 중심으로 개편된 신규조직을 통해 연구전문직군 제도를 도입해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법인 간 R&D 협업체계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을 기점으로 4개 법인 간 제품개발과 관리체계가 일원화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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