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권리의 조건 [시론]

#1: 오래전 기억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자 국어 교과서에서 ‘망각’이란 단원을 맞닥뜨렸다. 이 단어 자체도 어려운 데다 그 내용도 매우 심오해 참 난감했다. 내용은...

가야라는 세계의 확장의 발판 ‘철’

가야가 세계적으로도 탁월한 해상국가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음을 제1부에서 보았다. 그 모습이 우리의 역사를 축소·왜곡시키려는 외세의 노력 때문에 거의 지워져왔을 가능성도 짐작할 ...

한랭기 기후변화가 낳은 중세 스페인 예술

유럽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느끼겠지만, 스페인의 문화유산은 참 독특하다. 바로 이웃하고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서 해안가를 따라 이탈리아, 로마, 더 위쪽의 영국, 스위스,...

로마가 끝나자 세계가 끝나버렸다?

‘로마제국’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로마제국 쇠망사’, 혹은 ‘로마제국의 멸망’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같이 뜬다. 아마 18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

왜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을까?

수많은 코끼리들이 알프스를 건너간다. 얇은 옷차림을 한, 훨씬 더 많은 수의 병사들이 그들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 산을 넘는다. 딱 보기에도 이 산에 익숙한 행렬이 아니다. 현지인의...

‘암흑기’에서 시작되는 그리스 문명사

찬란하기로 소문난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시작되는 시기는 의외로 ‘암흑기(Greek Dark Age)’로 규정되고 있다. 역사학자에 따라 연대 추정에 약간 차이는 있어도 대략 기원전...

‘바다 사람들’은 정말 사라졌을까

이집트 신왕국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던 ‘바다 사람들.’ 이들은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시기 지중해 문명 전체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소아시아 지역의 히타이트(...

‘이집트 태양왕’ 람세스 대왕이 가장 무서워했던 존재

람세스 2세. 아마 고대 이집트의 왕, 파라오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일 것이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의 주인공 모세와 어린 시절 다정한 친구였으나 나중에 모세가 이끄는...

기후변화와 산림자원 황폐화가 부른 테베의 건국

시간좌표를 조금 뒤로 옮기고 공간좌표를 서쪽으로 움직여, 기원전 1900년 경 그리스의 보이오티아(Boeotia) 지방으로 가보자. 홀로세(Holocene, 약1만년전부터 현재까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북으론 낙동강을 따라, 남으론 바다 건너 영토를 넓힌 가야

가야연맹의 남쪽 경계에 대해서 이종기는 한반도 남부 지명을 거론하던 기존 이론들과는 스케일이 다른 해석을 하나 내놓았다. 일본 규슈지방 후쿠오카 현 가라츠 시 일대라는 것이다. 그...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의 영토는 육지 대신 바다로 연결돼 있었다

고대에 한반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곡되고 축소됐을까?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역사가 왜곡되는 시점에서야 분노하고 억울해 할 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해상국가 가야의 위용, 그리고 망각의 역사

일단 가락국의 지형을 보면 해상국가로서의 필요조건은 갖추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마치 지붕처럼 ‘ㅅ’자를 이루고 감싸고 있는 풍부한 산림지대여서, 여기서 남한 제1의 강인 낙동...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국가는 바다 위에도 있을 수 있다

요즘 우리에겐 생소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고대에는 ‘해상국가(海上國家)’라는 개념이 있었다. 말 그대로 ‘바다 위의 나라’라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어에는 여기 해당하는 ‘탈라소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지워진 기억, 해상대국의 역사

먼 옛날, 적어도 인도에서 한반도까지를 커버하는 해상교류의 길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웬만큼 인정을 받는다고 치자. 한반도에 한때 가야를 비롯해 세계적인 위상을 ...

[역사의 리더십] 페르난도-이사벨 부부, 에스파냐 전성기 열어 대항해 시대 개막

페르난도 2세(1452~1516)는 15세기 이슬람과 기독교의 대립 속에 사분오열된 이베리아 반도 북부 아라곤 왕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인접한 기독교 국가인 카스티야를 후일 왕위에...

[역사의 리더십] 관용과 포용의 제국 페르시아 창건자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세계사적 중요성은 크다. 4000여 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최초로 통일했던 아카드 왕국의 언어로 해가 뜨는 동쪽을 의미하는 아슈(Asu)에서 오늘날 아시아(...

그리스 문명을 헬레니즘 세계로 확장

그리스 세계의 맹주였던 테베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코린토스 동맹을 결성해 새로운 지배자로 떠오른 필리포스는 치국(治國)에는 성공했지만 제가(齊家)에는 실패해 허망하게 죽었다. 그는...

아메리카 최초 발견자는 중국인?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대답은 으레 ‘콜럼버스’라고 나온다. 세계의 역사 책 대부분이 1492년 스페인 왕실의 지원을 받은 제노바 출신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전쟁과 진실

메소포타미아는 ‘내와 내 사이의 땅’을 뜻한다고 한다. 하나의 내는 티그리스강이고 다른 내는 유프라테스강이다. 그 땅에서 태고의 수메르인이 운하를 만들고 관개를 해서 첫 농사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