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는 길
  • 정리. 김당 기자 ()
  • 승인 199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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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원 발간《북한방문안내》요약/방문 준비서 쇼핑까지

북한 방문 준비
방문 신청
 한국 주민(거주여권을 소지한 재외국민은 제외)이 북한을 방문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북한방문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방문 희망자는 먼저 통일원에 북한방문증명서 발급신청을 해야 한다. 이는 본인이 직접 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할 수 있다. 대리신청하는 경우에는 대리인이 본인의 위임장, 주민등록증 사본, 대리인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 한다. 방문 희망자 또는 대리신청인은 다음 서류를 갖춰 늦어도 방문 예정 30일 전까지 통일원 남북교류협력상담실(서울 광화문 정부 종합청사 1층. 732-7950~2)에 제출하면 된다.
①방문증명서 발급신청서
②방문희망자 신원진술서
③방문증명서용 사진 4장(반명함판)
④병역법 제62조에 따른 출국신고서(18~30세 이하의 병역필자) 또는 허가서(30세 이하의 병역미필자)
⑤북한을 방문하는 동안 신변 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증할 수 있는 서류 또는 자료(보기 : 북한측 해당 기관·단체의 초청장)
⑥그밖에 통일원장관이 정하는 서류 또는 자료

 발급신청서가 접수되면 통일원장관은 30일 안에 증명서 발급 여부를 결정해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통보하고, 방문 목적에 따라 1년6개월 이내의 방문기관을 정해 방문증명서를 발급한다(남북 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한 정당성이 인정되면 특별한 제한 사유가 없는 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비자(입국사증) 발급
 북한으로 들어가는 길은 제3국을 통하는 길과 판문점 직접 통로를 이용하는 길이 있다. 직접 통로로 갈 때는 남북한 당국 간에 사전협의가 이뤄진 경우이므로 비자가 필요없으나, 제3국을 통해 입북하려면 북한당국의 입국사증이 필요하다.

 입국사증을 신청하는 것이나 입국심사 절차와 수속은 여느 국제 여행의 경우와 큰 차이는 없다.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출국 10일 전까지 조선국제여행사나 해당 대리점에 ‘북한여행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제출 방법은 텔렉스·팩시밀리로도 가능하다). 비자는 정무원 조선관광총국이 지정하는 북한 외교대표부에서 받으며, 경우에 따라 국경 통과지점에서 현지사증을 받을 수도 있다. 비자 발급에는 수수료 10달러(약 8천2백원)와 사진 2장이 필요하다.
 북한 여행 중의 사고를 대비하여 해외여행상해보험에 가입해 두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각 보험회사는 ‘남북한 주민 왕래보험’형식으로 취급한다.

입북 절차
 남북한 당국간 사저협의가 이뤄진 경우에는 판문점 등 남북한 간에 개설한 특정 출입장소를 통해 왕래할 수 있다. 보통 중국·일본·러시아 등 제3국을 통해 항공편으로 입북하는 경우 북한공항에서 거쳐야 할 절차는 △위생검역 △통행검사(입·출국 수속) △세관검사 등이다.

휴대 반·출입 금지 품목
 우선 한국측의 반출 금지품으로는 △군사상 기밀 및 한국 당국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첩보에 사용되는 물품 △대공산권수출통제위(COCOM) 규제 품목이다. 북한측의 휴대·반입 금지 품목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금지되는 것말고 6배 이상 배율의 망원경·쌍안경과 북한체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념 서적, 사진 등이 포함된다.

북한 관광회사 및 기관
 북한은 80년대 들어 와서 외화 수입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관광사업에 관심을 돌리면서 각종 관광안내 회사와 기관을 설립했다. 그 중 조선국제여행사는 대표적인 국영 여행사로 세계 2백여 관광회사와 업무 협력관계를 맺고 관광단 접수 및 파견, 예약, 판매, 외국과의 관광교류계약 체결 등을 맡고 있다. 그밖에 청소년 관광 알선에 주력하는 조선국제청년관광사(국영)와 외국 관광객 유치에 주력하는 금강산 국제관광회사(합영)가 있다. 그밖의 관광 관련 기관으로는 외국 관광기관과 연계하여 관광안내 및 광고물을 제작·보급하는 관광선전통보사가 있다(42쪽 <표> 참조).

환전은 어떻게 하나
 한국 원화는 북한에서 환전하지 못하므로 출국하기 전에 환전 가능한 화폐(42쪽 <표> 참조)로 바꿔 가야 한다. 북한을 방문한 모든 여행자는 갖고 있는 외화를 반드시 ‘외화와 바꾼 돈표’로 환전해 사용해야 한다(외화 전용 상점에서는 제외). 이 ‘돈표’는 무역은행이 발행한 지폐로서 액면 금액이 1전에서 50원까지 여덟 가지가 있는데 이 중 색깔이 푸른 것(녹색권)은 자본주의 국가들의 화폐와 환전할 때 사용되고, 붉은 것(적색권)은 사회주의 국가의 돈을 바꾸어 줄 때 사용된다(43쪽 사진 참조). 시가는 1달러당 ‘돈표’2.13원(92년 현재)인데 ‘돈표’를 북한 주민이 사용하는 ‘인민권’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환전 장소는 국제선 취항 공항 및 국경 통과지점이나 호텔 외화 교환소, 무역은행 본·지점, 외화 전용 상점 등이다. 여행자수표(T/C)와 신용카드는 무역은행 본점에서만 취급하므로 북한에서는 사용하기 힘들다.

교통·통신 이용
 외부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길은 항공·열차·자동차·선박 편으로 나눌 수 있으나 주로 중국·일본·러시아를 통해 비행기와 열차로 입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공
 항공편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통로는 지난 55년 건설한 순안 비행장(평양 공항)이 유일하다. 북한이 운영하는 정기 국제항공 노선은 현재 모두 5개로 5개국 6개 도시와 연결되어 있다(43쪽 <표>와 노선 지도 참조). 그밖에 북한에는 러시아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가 모스크바-평양, 하바로프스크-평양 간 주 1회씩, 중국 민항도 북경-평양 간을 주 1회씩 운항한다. 북한은 이같은 정기 노선 이외에 부정기 항로로 평양에서 동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취항한다. 국제항공 좌석 예약은 비행기표 판매소(창광산 여관 옆)에서 한다. 북한내 정기 여객항로는 평양(순안)-청진 노선뿐이며 나머지는 부정기로 취항한다.

철도 및 자동차
 국경 철도망은 신의주-단동, 만포-집안, 남양-도문 통과노선 등 3개의 중국 국경철도와 두만강-하싼 간을 통과하는 러시아 국경철도 등이 있다. 중국의 경우 주요 여객노선은 신의주-단동(-북경) 노선이다. 평양-북경 노선(총운행시간 23시간)은 주 4회, 평양-모스크바 노선(운행시간 1주일)은 주 1회 운행한다(42쪽 <표> 참조).

 차표를 살 때는 매표구에 여행증과 현금제출표를 제시하면 매표원이 여행증 뒷면에 차표 구간 및 일자를 적고 확인·날인한 뒤 돌려준다. 외국인 방문자는 안내원이 대행해 주며, 안내원을 동반하지 않을 때는 여행증 대신에 방문증을 제시하면 된다.

 평양에서 인접 군을 여행할 때는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내버스 요금(10전)을 낸 다음 받은 차표는 앞문으로 하차할 때 반납해야 한다. 배차 간격은 지하철과 같이 출·퇴근 때는 2~3분, 보통 때는 10분 정도이다. 평양 시내의 대중교통 수단은 그밖에 무궤도 전차와 최근 개통한 궤도전차 그리고 깊기로 유명한 지하철이다. 평양에서 운행하는 택시 수효는 그리 많지 않지만(일반 택시 3백대, 고급 택시 1백대) 일반 주민이 별로 이용하지 않아 택시 잡기가 어렵지 않다. 호텔에는 소속 택시가 늘 대기중이며, 거리의 택시 승차장에서도 쉽게 잡거나 전화(4-5615, 3-3428, 4-2007)로 호출할 수도 있다. 시내 택시는 91년말 현재 기본요금이 4원50전이고 주행거리에 따라 1km당 1원(야간 2원)이 가산된다.

선박
 해상 교통망으로는 러시아 정기화물노선으로 청진-블리디보스토크, 해주-마가단 노선이 있으면 중국항로로는 남해-상해 노선이 있다. 일본과는 청진·함흥·남포항과 오사카·고배·도쿄·나가사키를 오가는 항로가 개설되어 있으며, 북한의 삼지연호(8천t급)과 만경봉호(5천t급)가 원산-나이가타 간을 월 3~4회씩 정기적으로 운항(소요시간 23시간)한다. 연안 교통수단으로 여객선이 정기운항하는 곳은 금강산 관광을 위한 원산-고성 뱃길이 있고 그밖에 해주 앞바다, 대동강 하구, 압록강 하구에서는 관광객을 싣는 소형 여객선을 운항한다.

통신 이용
 북한에서 우편과 전신을 취급하는 기관은 평양의 국제·중앙 우편국, 시·도·군의 체신소, 리·동 체신분소이다. 외부 방문자는 투숙한 호텔에서 국내외 우편을 이용할 수 있다(단 한국으로 직접 송달은 불가능하다). 소포는 국제우편국 소포취급소(평양시 해방산거리에 있음)를 통해 보내고 받을 수 있다.

 공중전화는 대도시의 경우 주요 거리·백화점·호텔에, 시·군 지역은 체신소에 설치돼 있다. 상대방이 통화중일 때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동전이 다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화 투입구 밑의 ‘돈 나오게 하는 누르게’를 눌러야 한다. 국제 전화는 중국·홍콩·싱가포르·프랑스·독일·체코 등을 중계로 약 1백33개국과 직·간접으로 연결된다. 텔렉스나 팩시밀리는 고려호텔을 비롯한 평양 시내 특급 호텔이나 국제통신국(평양시 보통강 2동)에서 이용할 수 있다.

관광 및 쇼핑
관광 형식과 일정
 외국인 방문객에게 일반적으로 공개하는 관광지는 평양 원산 개성 남포 신의주 청진 해주 함흥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등이다. 이밖에 판문점, 평양 근교 협동농장과 공장기업소는 대상에 따라 안내된다. 또 신의주 회령 남양은 중국인을 위한 1일 관광코스로 개방되어 있다(북한은 최근 중국인 관광을 3박4일로 묘향산 관광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관광기관(회사)에서 소개하는 기본 관광 일정은 1박2일부터 14박15일까지, 전문 관광은 그 조직 형식에 따라 40일까지 할 수도 있다(44쪽 <표> 참조). 유의할 점은 외국인 방문자에 대해서는 체류 기간중 반드시 안내원이 동행하게 되어 있는 점이다. 안내원들은 방문자와 같은 숙박시설에 머무르며 함께 행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안내원은 방문자의여행일정 편성 및 조정, 관광지 및 주요 시설 안내, 주요 인사와 면담을 주선한다. 따라서 여행중 문제가 생겼을 때는 안내원에게 이야기하면 해결할 수 있다.

쇼핑 안내
 평양 시내에는 주로 외국인이 이용하는 백화점과 외화 상점 그리고 호텔의 전용 상점 같은 쇼핑시설이 있다. 백화점으로는 중구역에 평양 제1백화점(속칭 ‘일백’: 5층 매장에 종업원 3백여명), 제2백화점, 역전백화점(평양백화점), 아동백화점이 있고 모란봉 구역에 서평양백화점, 동평양의 선교 구역에 동평양백화점이 있다. 외화 상점은 본디 방문 및 주재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립하였으나 86년부터 일반 주민도 외화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게 했다(단, 평양상점은 외국인 전용). 평양에는 외국 상점이 10여개 있다.

 백화점이나 외화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는 돈을 점원에게 직접 내는 것이 아니고 진열대에서 필요한 물품을 선택한 뒤 물품평과 값을 적은 구입전표를 받아 출납구에 현금과 함께 지불한 다음 반쪽을 반환받아 다시 물건과 교환하면 된다. 백화점 영업시간은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다.

숙박 및 편의 시설
숙박 시설
 최근 신축한 고급 호텔들은 대개 외국인 전용이며 내국인은 여관을 이용한다. 여관에 들어 여관 접수원에게 양권 2장, 현금(숙박료와 부식비), 공민증, 출장명령서를 제출하면 호실이 기재된 숙박권과 식권을 준다. 고급 호텔에 투숙하는 외부 방문자의 경우 대개 단체 관광이고 안내원이 동행하고 있어 특별한 절차 없이 투숙할 수 있다. 호텔 종업원은 사실상 공무원들이기 때문에 봉사료(팁)를 주면 오히려 당황해하는 경우가 많다. 평양 시내 주요 호텔·여관의 연락처와 주요 시설은 44~45쪽 <표>와 같다.

편의 시설
 북한에서는 식당을 ‘사회급양망’이라고 부른다. 식당 또한 여행이 제한된 시기에는 평양의 청류관·옥류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으나 관광객을 유치하기 시작한 이후, 특히 ‘평양축전’을 전후해 식당이 많이 생겼다. 고려호텔 인근 도로 양편에 25개 전문 식당(단과식당)을 갖춘 창광거리 식당가도 이 때 들어선 것이다. 그 중에는 진주조개구이 식당처럼 손님이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데도 있다. 그밖에 평양 및 다른 지역의 유명한 식당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평양에는 △청류관(동성동에 있는 대표적 대중 식당. 실내 1천석, 야외 6백석 규모) △옥류관(대동강 기슭에 자리잡은 당 고위층 연회 및 외국인 접대 장소. 실내 2천2백석, 옥외 2백석 규모) △청춘식당(광복거리, 총 1천8백석 규모, 중국과의 합영식당으로 ‘단고기’라고 부르는 개고기 요리도 있음) △류경식당(안상택거리, 불고기가 유명) △항만루식당(광복거리, 중국요리 전문) 등이 있다. 그 외 지역의 대표적 음식점은 △통일관(개성 북안동, 전통 형식의 건물로 인삼 닭곰탕이 유명) △송도각(원산 봉춘동, 국수·녹두지짐이 유명) △목란각(금강산 구룡폭 입구) △단풍관(금강산 삼일포) 등이 있다.

 북한에도 술집은 있다. 그러나 평양 시내 술집들은 술과 안주의 판매량이 한정돼 있고 시간제로 운영한다.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은 불고기집과 선술집, 간이 음식점 등이다. 평양 시내 불고기집(1구역 1개소)은 오리고기나 돼지고기 안주에 소주를 파는데, 값은 소주 1컵(2백50cc)과 고기 한 접시에 15원 정도, 영업시간은 오후 5~8시이다. 영업시간이 오후 5~7시인 선술집과 간이 음식점(1구역에 2~3개소)은 소주와 맥주를 파는데, 술값은 매주 1컵(5백cc)과 안주를 포함해 1원80전 정도이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이밖에도 호텔 식당이나 안내받는 음식점 등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

 호텔에는 대부분의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호텔 밖의 장소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창광원(중구역 서성거리)과 같은 각종 편의 시설을 종합해 갖춘 곳에 안내되기 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다. 창광원은 각종 목욕탕과 수영장, 이·미용실, 식당과 같은 편의 시설을 갖춘 일종의 헬스센터(1천명 수용)인데, 북한에는 이와 비슷한 종합 편의 시설이 2백여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중 병이 날 경우 방문객들은 평양에 있는 큰 병원은 물론 지방의 크고 작은 병원, 호텔 진료소에서 필요한 치료를 편리한 시간에 받을 수 있다. 그밖에 북한에서는 개성 고려인삼 등 여러 건강 식품과 보약을 생상·판매한다. △판매처로는 만년동의종합약국(평양 옥류 1동)과 만년보약국(옥류 3동), △계약 및 주문처로는 만년보건총회사(청류 3동)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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