保형ㆍ파벌의 각축장 日 선거
  • 도쿄 조용준 기자 ()
  • 승인 1990.02.25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自民후보 ‘이전투구’ 중선거구제 폐단의 본보기. 지역구세습 등 정치 家業化현상 두드러져

必勝, 일본 주의원 선거 유세장을 누비는 각당 당원들의 머리띠는 이글자 일색이다. 일본에는 아에 ‘必勝’이라는 이름의 술(정종)도 있다. 잦은 선거를 겨냥, 일본인 특유의 상술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목으로, 이 아이디어는 그대로 적중해서 선거철만 되면 ‘필승’이 엄청나게 팔려나간다.

  ‘필승’은 일본 군마켕(群馬켕) 다카자키(高군)시에 있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會根제弘ㆍ71) 전수상의 선거본부에도 예외없이 쌓여 있었다. 일본 선거구로 따져 정확하게는 군마켕 3구(區), 도쿄에서 약 1백20km 떨어진 유권자수 53만9천3백85명의 이 조그만 도시가 바로 코앞에 닥친 중의원 선거열풍의 발원지이다. 군마3구는 수상만 이미2명을 배출, 일본의 ‘정치 1번지’로 꼽히고 있다. 일본 정계의 거물인 후쿠다 다케오(복전후부)전수상도 바로 이 지역구 출신이다. 그러나 군마 3구가 주목받는 진정한 이유는 이 지역구가 현재 일본의 보수ㆍ혁신의 대결구도, 파벌간의 경쟁, 정치의 家業化 현상 등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본보기이기 때문이다.

일본언론은 나카소네의 낙선 점쳐

  군마 3구는 4명의 중의원을 선출한다. 그러나 출마자는 모두 7명. 누구인가 3명은 떨어져야만 한다. 현재 일본 언론은 그 3명 중에 한명이 나카소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어찌보면 일본의 거의 모든 언론이 ‘나카소네 떨어뜨리기’에 나선 것 같은 인상이다. 일본 텔레비전이 보여주는 나카소네의 얼굴은 그리 밝지 못하다. 아니 아예 침통한 모습이다. 지나87년 백담사로 떠날 때의 全斗煥씨 표정과 상당히 비슷하다. 나카소네의 대변인은 “그가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지역구에서 보내고 있다”면서 “평소 같으면 가만히 있으면서 다른 선거구 지원유세에 다녀도 당선될 거물 정치가가 신인 후보처럼 득표작전을 별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주군이 처한 곤경을 설명했다.

  일본 노조단체의 연합체인 ‘렝고’(일본노조의 야대 산맥인 통평과 동맹의 총연합)가 사상최초로 연합 후보 출마시킨 것도 일본전 열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렝고’가 내보낸 시라이시 켄이찌(자석후일ㆍ46)후보의 목적은 명확하다. 지난 1월말 ‘렝고’의 대표자들이 모여 시라이시를 후보로 옹립하는 자리에서 그는 “정제설도입의 장본인이며, 리쿠르트 의혹의 (겨악)이라 불리는 나카소네가 입후보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며 기구일성 나카소네를 성토했다. 나카소네의 낙선이 출마 이유라는 뜻이다.

  시라이시의 출현은 나카소네만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회당 도이 다카코(사공다갖)위원장의 오른팔인 야마구치(산구학남ㆍ64)서기장 또한 당선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군마 3구에서 만 9선, 26년의 의원경력으로 나카소네에 버금가는 야마구치 서기장의 표가 시라이시에게로 분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야마구치 선거본부의 다나카(전중군향) 사무국장은 “노조의 표 중에서 70%는 시라이시에게 가고 30%만이 야마구치 몫으로 이미 약속됐다”고 밝히면서도 “사회당 제2인자의 낙선은 생각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주로 노조세력을 중심으로 표를 모았으나 이제는 농민, 자영업자, 회사원들에게로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 다나카씨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의 자신대로 군마 3구에서 나카소네를 떨어뜨리는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사회당의 현재 의석을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잘못하면 두 마리의 토끼를 쫓다가 둘 다 놓치는 어리석음을 실제로 보여줄지도 모른다.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한 장남 후쿠다 야스오(보전군천ㆍ)의향방도 관심거리이다. 비록 아버지 밑에 치신인인 그가 같은 자민당의 카소네나 오붙이 전관방장관 등의 거물들과 겨뤄 아버지의 지역구를 지킬수 있느냐가 우선적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그러나 그내면에는 최근 일본에 폭넓게 형성된 세대교체 바람, 그와 맞물린 정치의 가업화 현상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일본에선는 작년말부터 자민당의 후쿠다, 사회당의 이시바시(석어어어), 공명당의 다케이리(죽인의승)등 한 시대의 주역을 맡았던 원로급 인사 50여명이 잇따라 중의원 선거 불참선언을 했다. ‘장로정치’의 ‘물갈이’를 통해 일본 정치가 얼마나 개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후쿠다家의 예처럼 정치를 가업화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한 조사 자료는 자민당 중의원 2백94명 가운데 부모, 배우자, 장인 등이 근인척이 국회의원 또는 지사였던 경우 1백26명의로 40%를 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수치는 시장이나 지방의회 의원까지 포함시킨다면 70%로 늘어난다. 보통 신인후보 당선율이 13%에 지나지 않는 데 비해 친척의 후광을 등에 업은 ‘2세 신인’의 당선율은 52%에 이른다. 정치의 가업 상속에 따른 폐단은 이미 일본 정치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도 세습 후보는 총 1백69명(자민당이1백28명)에 달하고 있다.

  부자 세습 선거구로 가장 유명한 곳은 이와데켕(군수홍) 2구이다. 4명을 뽑는 이곳은 오자오(소팩) 가사장, 시가(지가) 환경청장관, 시이나(권명) 자민당 국제국장 등 자민당3명에 사회당 1명이 포진중이다.

  오자와의 아버지는 요시다 내각의 운수ㆍ건설장관을, 시가의 아버지는 아케다 내각의 방위청장관을, 시이나의 아버지는 한일국교정상화 당시 외무장관을 각각 지낸 바 있는 거물들이다. 이런 경력이 고스란히 아들에게로 이어진 이곳은 오자와가 7선, 시가가 6선, 시아나가 4선을 기록하면서 자민당의 ‘지정석’으로 귿어지고 있다.

같은 자민다끼리 치열한 경쟁

  그런나 같은 자민당끼리 경쟁을 하다보니 한 지역구에서의 파벌 싸음이 여간 심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말 한 주간지에는 오자와 간사장이 아카사카의 고급요정 재산 싸음에 간여, 막대한 이득을 봤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연초 이 기사는 시가가 제공한 것이라고 시가의 비서가 다시 폭로함으로써 오자와와 시가 사이에 본격적인 전쟁이 붙었다. 시가의 주장은 자신이 내각에 들어거려고만 하면 간사장의 직위를 이용, 오자와가 번번이 방해해서 장관이 못된다는 것이다. 오자와로서는 지역구에서 계속 1위 당선을 기록,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시가를 견제할 것이고 시가로서는 오자와를 뛰어넘어 세력을 확장시키려 할 것이기 때문에 같은 자민당 의원끼리도 이같은 혈투는 불가피한 처지이다.

  바로 이점이 중선거구제의 폐단이라 할 수 있다. 복수공천에 따른 (      )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근마 3구의 후쿠다 야스오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당선이 무난한데도 바로 이같은 사정에 따라 “나쁜 ‘패(야스)’와 좋은 병을 구분해달라”며 나카소네를 공격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자민당은 중선거구를 다시 소선거구제로 변경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선거구제 변경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민주자유당과 좋은 비교가 된다.

  지난 참의원 선거에서 불어제낀 ‘마돈나 선풍’이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재연될 것이냐도 커다란 관심거리의 하나다. 특히 지금까지 사회당의 여성후보가 선풍을 일으킨 것에 반해 이번에는 보수계에서도 여성 중의원이 탄생할 것인지가 초점이 되고있다.

  이런 점에서 사이타마켕(잉옥거) 5구의 하마다 마키코(홍전수자ㆍ47)는 일본 매스컴의 관심을 끌기에 충문했다. 하마다 마키코는 바로 옆 하마다 타구지로(병전초이향ㆍ48ㆍ3선)의 아내, 한달전인 지난해말 돌연 입후보를 표명했다.

  “남편의 선거를 치르는 중에 정치에 는을 뜨게 되었다”며 국회의원 부인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온 하마다는 남편이 리쿠르트에서 3천주를 받은 소위 ‘리쿠르트 관련의원’으로 지목돼 이번 선거에서 위험하다는 평을 받고 있던 처지라서 중위를 더욱 놀라게 힜다. 그녀는 “여성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도 중의원에는 보수계 여성이 단 한명도 없다. 내가 당선되면 남성 의원을 상대로 정책대결을 벌이겠다. 21세기에는 총리대신이 되겠다”고 기염을 토하며 선거전을 전개하고 있다. 하마다는 소위 ‘(군)의 반란’이라는 매스컴의 후광으로 지명도를 높이는 데는 크게 성공했으나 당선은 미지수이다.

  사이타마 5구는 자민당, 사회당, 민사당이 고루 한명씩 당선되는 무풍지대였으나 후쿠나가(복영) 전중의원 의장의 임기중 사망으로 정세가 일변, 보수계 진영의 입후좌만 5명이 난립하는 등 3명 정원에 총10이 도전한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중의원 선거는 연이은 스캔들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자민당의 내부 사정과 사회당의 당세 신장 등으로 각 선구마다 최대의 혈투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