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力의 정책 압도 예상된다.
  • 편집국 ()
  • 승인 1990.02.25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간지 경제부장들의 민자당 주도 경제 진단 / 경기회복 주력하면 물가불안 더욱 커져

정계의 큰 물줄기를 바꿔놓은 보수대연합으로 거대여당이 출현했다. 경제상황은 정치구도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통합신당의 탄생은 한국경제의 앞날에 큰 변화의 회오리를 몰아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보수대연합이 앞으로 우리경제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에 대해 지난 6일 일간지 경제부장 3인의 견해를 듣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신당 출현에 있어 재계의 막강한 영향력이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張誠源부장=신당출현에는 경제적 동기보다는 정치적 동기가 더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새삼스럽지만 盧泰愚대통령과 金泳三총재, 金鍾泌총재의 정치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죠. 물론 작년부터 우리경제의 침체상이 두드러지고 산업평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같은 경제적 이유가 바탕에 깔려 신당통합이 더 빨리 촉발됐다고는 볼 수 있습니다. 재계가 신당창당을 환영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죠. 그러나 재계가 신당의 탄생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정치권과 재계의 노사분규에 대한 우려가 배경이 됐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崔鶴來부장=장부장의 말씀처럼 역시 정치가 주였고 경제가 부였다는 데 동감입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노사분규 등을 지목, 끊임없이 정치권에 로비를 펼쳤고 투자와 수출부진이 심화되는 등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 정치적 구도를 급격히 바꾸는 데 상당부분 활용됐다고 보여집니다. 작년 한해 동안 일부에서 위기로까지 표현한 경제상황과 정치권의 3당 통합 시도가 교묘히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진 것이죠. 재계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했느냐는 점은 일본의 자민당 창당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재계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정치권에 “도저히 안되겠다. 일대 변혁이 요구된다”는 식의 조언이나 상황설명이 있었겠지만 재계가 단결된 힘을 과시, 보수대연합을 만들어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金熙重부장=재계가 적극적으로 개입, 직접적 영향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현 재계구도나 경제상황에서 볼 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보수대연합의 탄생 기저에는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재계의 요구가 한몫거든 것만은 부인할 수 없겠죠. 재계는 여소야대 4당 구조에 노골적 불만을 표시, 이런 상황에서 기업을 유지 발전시킬 수 없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던 것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닙니까.

사회=3공의 성장드라이브 과정에서 정치적 비호를 등에 업고 재벌이 탄생했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정경유착 관계가 좀더 가깝거나 먼 시절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유차관계는 꾸준히 계속돼왔습니다. 신당출현으로 이같은 관계가 더 밀착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張=일본의 경우 2차대전 이전부터도 군벌과 재벌의 유착관계가 공고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자민당의 경우보다 더욱 심각합니다. 경제성장정책 추진시 신흥재벌의 탄생과정에서 나타난 정경유착 관계는 일본보다 훨씬 심하고 부정이 동반된 관계였습니다. 앞으로도 더했으면 더했지 완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는 현 정부가 3공, 5공을 사실상 승계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재계도 이미 확보한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보수대연합 세력과 더욱 굳은 악수를 할 것입니다. 공화당은 물론이지만 만년야당인 민주당도 그 색깔로 보아 정경유착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崔=재계는 정치자금은 여당에 주고 이 자금이 공작의 일환으로 야당에 배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는 야당세가 극소화, 여당내부에서 나눠먹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종전보다 정치자금의 절대량이 커졌습니다. 이를 조달하기 위해선 도리없이 정경유착이 심화될 것이라고 추단해볼 수 있는 것이죠. 또 과거에는 유착도는 심했지만 파이프라인은 하나였습니다. 최고집권자 혼자 관리하는 체계였죠. 이제는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파이프라인의 중복현상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다시피 재벌들은 정치자금을 공여하고 반대급부를 요구하기 마련 아닙니까. 앞으로 정경유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 외에도 연결루트가 굉장한 난맥상을 보일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金=정치ㆍ경제 두 분야가 모두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경유착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문제는 정경유착의 양태죠. 과거에는 유착의 결과가 산업할당으로만 나타났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자율화ㆍ대외개방화가 가속되는 지금은 대자본 쪽으로 경시되는 저급한 유착관계에서 정책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는 좀더 고단수의 정경유착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 일례로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지 않습니까. 전체 경제흐름 자체를 바꿔놓을 정도의 유착관계로 가는 우려할 만한 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단순한 차원의 정경유착은 개발도상국 경제에서 불가피했던 측면도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경제정의 자체가 왜곡되는 방향으로 치달을 것이 예상됩니다.

사회=다소 인위적인 감은 있지만 3공은 성장, 5공은 물가안정, 6공은 분배와 형평제고에 역점을 둔다는 식의 구분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최근 신당이 출현하면서 다시 3공식의 ‘성장우선’으로 경제정책이 전환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신당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張=여권의 고위층 몇사람 입에서 성장우선 정책으로 나가겠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는 등 신당은 분배보다는 역시 성장을 통해 조금씩 분배를 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이 이렇게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구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죠. 5공부터 지금까지 비교적 분배를 강조해왔습니다. 이것도 공정분배냐, 정의가 살아 있는 분배냐는 논란은 있을 수 있겠습니만은 표면적으로나마 강조해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런데 李   , 金龍煥, 黃   , 金東圭씨 등 신당 경제정책의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이들은 3공 때 성장위주 정책을 편 주역들 아닙니까. 특히 黃   씨는 경제개발계획 때 차관도입에 앞장섰던 사람이고 金龍煥씨는 사채동결로 대기업에 자금지원을 해준 8ㆍ3조치의 주역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이런 사람들의 행태로 볼 때 이들이 성장위주 정책을 밀고나갈 것은 불을 보듯한 일입니다.

김=어차피 보수대연합 세력이 3당통합의 명분을 세울려면 경기활성화 유인책을 쓸 것이 예상됩니다. 정국불안 때문에 경제가 비틀거린다는 인식과 경제적 합목적성을 내세우기 위해서도 불가피할 겁니다. 분배위주 6공정책의 후퇴를 예고해주는 것이죠. 그런데 이들이 이렇게 경제를 운용할 경우 단기적으론 경제가 되살아나 인기를 끌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중앙은행까지 끌어들인 증시부양책에서 보듯이 자칫하면 장기적으로 구조를 허약하게 만드는 정책을 서슴없이 쓰고 있습니다. 각계층간 갈등구조도 심화될 것입니다.

사회=신당이 경기활성화에 주력한다고 하면 단기적으로 우리경제 상황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崔=신당이 경제의 거시지표상 개선을 노릴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거대여당의 경제이론가들이 옛날에 수출드라이브하던 사람들이라고 보면 연말 수출이 얼마라고 딱 부러지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상반기 실적을 결산할 무렵에는 뚜렷하게 호전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두고 신당에서는 정치안정으로 노사평화가 정착되니까 이정도로 개선되지 않았느냐고 떠들게 뻔한 일이죠.

金=단기 경제상황을 저는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 기업구조는 굴러가지 않고는 쓰러지는 체질입니다. 자전거 체질인 셈이죠. 전년대비 플러스 성장을 하지 않고는 버텨내지 못합니다. 정부쪽에서 이들에 수혈식 정책을 쓸 것이 확실시되고 보수적으로 잡아온 지표의 목표는 모두 달성될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 노동자들은 남미 사람들처럼 먹고 노는 것을 즐기는 기질도 아니기 때문에 결제위기는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저는 물가향방이 우리경제 앞날의 큰 변수라고 봅니다.
張=그렇습니다. 1월중 총통화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22%나 되는 등 통화증발로 인한 물가불안은 우리경제의 기반을 침식해들어 갈 것입니다. 노사분규도 그렇습니다.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못하니까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 관리해달라고 하고 있는데 과연 노사분규 해결이 분배개선없이 가능합니까. 분배개선이 전제가 되지 않는 노사문제 관리는 오히려 분규를 촉발시켜 총자본 대 총노동의 대결양상으로 치달은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은 성장정책을 쓸 때가 아니라 공정분배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입니다.

崔=물가는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난해 12월에 3조원, 1월에도 2조6천억원 가까이나 돈이 시중에 풀려나갔습니다. 정신없이 수습해야 할 판국에 성장이란 이름으로 더 얹어줘야 할 판국이니 어찌 우려가 안 됩니까. 물가상승세는 계속 탄력이 붙어 더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게 되지 않습니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넘기는 것은 ‘어’하다보면 가시화돼 우리 앞에 나타날 것입니다.

사회=3당통합 후 색깔이 비슷한 민정당과 공화당은 별 마찰음이 없겠지만 오래된 야당인 민주당과의 협조관계는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경제정책 합의 도출과정이 순조로울까하는 것이죠. 정무차관과 사무 차관제 도입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정치권과 행정부의 갈등이 일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金=벌써부터 내각책임제 실시후 상황에 대해서도 얘기가 있는 모양입니다만 당이 행정부를 이끌어나간다면 현재의 구도로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본처럼 부패상이 덜하고 효율적인 관료제를 갖고 있지도 못한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 관료들이 단견으로 인기병합 정책을 펴나갈 공산이 큰 것이죠. 지금까지 정치인들은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이랬다저랬다 하는 일관성 없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崔=차관 한분을 만났더니 요즘 정말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여소야대 국회 때 뭐 하나할려면 각 당에서 경쟁이 붙어버린다는 거예요. 세법 하나가 통과되면 1년도 못돼 수정해야 될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연합된 정파가 각 부처를 ‘분할통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라고 말하더군요. 이렇게 된다면 관료들이 어떻게 견뎌내겠느냐는 하소연을 합디다. 관료체제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질적 정파들이 각료직을 서로 분할하게 되면 그 양반 말마따나 우려할 만한 일이지요.

벌써부터 기획원ㆍ상공부는 민주당이, 재무부는 민정당에서 맡게 될 것이란 얘기들이 떠돌고 있기까지 하잖습니까.

張=동감입니다. 일본은 명치유신 이래 1백년동안 관료제와 직업공무원제를 확립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예상되는 우리 상황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이런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가 행정을 좌지우지한다면 큰일입니다. 금융정책만해도 독립성이 강화돼 있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RB)나 일본은행과 달리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부여되지 않은 우리 상황에선 문제가 심각합니다. 성장정책을 쓴다면 자금지원 등으로 돈을 풀라는 말과 같은데 한국은행에 제동장치가 없다면 돈 찍어내는 기관밖에 더 되겠습니까. 행정부도 마찬가지죠. 경제부처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행정부가 정당의 시녀화가 되면 큰일입니다. 아무래도 견제세력이 없어 일방적 독주라는 폐단을 낳기 쉬운 것이죠.

사회=토지공개념, 금융실명제의 향후 운명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와 관련해 소득과 부의 불균형,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심화 등 불균형 문제가 현재보다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고 봅니다만.

金=상당부분 뒷걸음질 칠 것으로 봅니다. 공개념을 70년대 후반 3공시절 부터 적극 검토됐다가 기득권층의 반대로 쑥 들어갔어요. 실명제도 83년 완벽한 제도 입안까지 했다가 같은 이유로 무산됐지요. 趙淳경제팀은 강한 의지를 보이고는 있지만 보수세력의 연합이라는 자체가 이 두 법안에 가장 저항감을 드러내는 세력이 결집된 것입니다. 또 이 두 법안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성안되기가 어렵다는 속성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물론 공개념관련 법안은 작년 국회에서 입법돼 올 3월에 시행될 것입니다. 실명제도 올 정기국회에서 틀림없이 입법은 될 것입니다. 문제는 시행과 정에서 상당히 퇴색될 것이란 점입니다. 실명제의 경우 비실명 구좌를 실명으로 전환할 때 눈감아준다든지 단계적 시행을 한다든지 상당한 경과규정을 두겠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張=실명화율이 은행예금의 경우 98%에 육박하는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는 지금도 실명입니다. 건수는 얼마 안되지만 금액을 봐서 큰 몇건이 문제이지요. 이른바 큰손이 주무르는 돈이며 이는 정치자금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검은 돈들입니다. 일본도 실명제와 비슷한 ‘그린카드제’를 도입하다가 실패한 사례를 남겼는데 기본적으로 금권정치 상황ㆍ정경유착이 심화되어 있기 때문이죠. 만약 정치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여당 스스로 실명제를 할려고 할 겁니다. 정권을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자금이 어디로부터 나와 어디로 흘러들어가는가를 파악하기 위해서죠. 컴퓨터라는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말입니다. 현재처럼 여당이 유리하게 되면 안하려고 하겠죠. 여당의 정치자금 루트 노출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김부장의 말씀처럼 현저히 약화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崔=趙淳부총리가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형상은 옆에서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제게 “경제는 좀 아는데 정치를 몰라 어렵다”고 하더군요. 부총리는 성장전략이 가져온 불균형을 해소시켜야 우리경제가 살아남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어요. ‘자기몫찾기’자제를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죠. 공개념과 실명제도 분배문제를 풀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현재 부총리는 정치적 압력에 속수무책인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경우에 따라 부총리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것은 실명제와 공개념의 앞날이 가시밭길이라는 점과 잘돼봤자 우리 ‘기대밖’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공개념은 경제기획원이 성안한 것과는 전혀 몰골이 달라졌다고 할 정도로 변하지 않았습니까. “충격이 없도록 추진속도와 내용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는 실명제는 이제 통합신당의 입김에 밀려 형해만 남을 것입니다.

張=저는 현 정부가 경제정책에 대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레이건의 ‘레이거노믹스’, 朴정권의 ‘민생고 해결을 위한 성장우선 정책’, 全정권의 ‘물가안정’ 등 비판의 여지는 있지만 이들은 나름대로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과연 그런 신념이 있는가 의심스럽습니다. 내각제가 시행된다는 93년엔 어떻게 될지 더욱 종잡을 수 없겠지요.

사회=마지막으로 우리경제가 이런 식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는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金=가끔 운동경기를 보면 ‘버리는 게임’이 있습니다. 3세트를 따내야 이기는 배구경기에서 두세트를 이기고 3세트 때 좀 벅차다 싶으면 과감히 버리는 지혜 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성장과 경기부양책을 버려야 할 때라고 봅니다. ‘先성장 後분배’라고 곧잘 표현들을 하지만 이 말도 어폐가 있습니다. 일단 성장을 하고 분배를 하겠다니 이미 가져버린 사람에게 다시 빼앗는 것이 말이 됩니까. 고도성장의 나쁜 영향이 피부로 느껴지는 이 마당에 다시 그때로 돌아가자는 것은 잘못돼도 많이 잘못된 것이죠. 성장을 작년에 버렸다면 올해도 버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성장ㆍ경기대책을 버리고 차분하게 기본틀을 다져나가야 합니다. 다소 실업이 늘고 하더라도 물가를 잡는 안정정책으로 가야 합니다.

張=경기활성화 대책은 필요하지만 3공석의 성장위주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경제정책은 공정분배와 성장이 동반진행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계급투쟁에 의한 체제전복의 위험도 충분히 상정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반대상황이라면 공산주의 하라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적 호응도 받겠지요. 적어도 1인당 GNP 6천달러시대에는 소득불균형이 좁혀지는 모습이 돼야 할 것입니다.

崔=보수대연합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정치권의 99%는 보수세력입니다. 이쪽에 있었던 사람이 저쪽으로 갔다는 의미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달라진 점이라면 기본적으로 색깔은 비슷했지만 동아리가 달라 가지지 못한 계층의 잉ㄱ을 대변하는 듯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편입됐다는 사실 정돕니다. 저는 이들이 성장우위 정책을 편다고 하는데 과거 3공 때와는 달리 스스로 한계에 봉착하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렇게 돼 혼란이 커진다면 조부총리가 우려했던 우리경제의 ‘남미화’를 초래하는 것은 노동자가 아닌 권력층에 책임이 돌아갈 것입니다. 지금은 섣불리 성장으로 물꼬를 틀 때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경제의 향방은 그나마도 가두어놓은 물관리를 제대로 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죠. 진보세력이 커진 상태에서 보수대연합이란 이름으로 경제정책을 억지로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꿰맞추려고 한다면 통합신당의 미래는 가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