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의 모험 ‘두 극장 동시개봉’
  • 김현숙 차장대우 ()
  • 승인 1994.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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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로는 첫 시도



 영화〈태백산맥〉이 배수의 진을 쳤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사대문 안 대형극장 두 곳을 잡아 추석 ‘몸비’(대목이라는 뜻의 영화가 은어)를 노리고 나선 것이다.

 외국 영화 직배사가 강남권과 강북권을 나누어 소극장에서 동시 개봉한 일은 더러 있었으나 한국 영화는〈태백산맥〉이 처음이다. 특히 근접해 있는 대극장 두 군데를 잡은 것은 대형 직배사조차 시도하지 않은 모험이다. 영화계는 이를 통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여 승부를 겨루어 보겠다’는 제작사의 의지와 임권택 감독의 자신감을 읽는다. 상영 시간이 길어 하루 4회 이상 상영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대극장 동시 개봉을 결정한 한 요인이다.

 직배사의 유혹을 뿌리치고 연중 최대 대목을 한국 영화에 건 극장은 단성사와 국도극장. 추석과 설 대목만이라도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태백산맥〉의 동시 개봉은 단비 같은 소식일는지 모르지만,〈태백산맥〉상영을 저지하겠다고 벼르는 우익단체들로서는 매우 달갑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金賢淑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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