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 편집국 ()
  • 승인 1992.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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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옛 蘇연방 핵전문가들 제3세계에 핵 기술 전수
 옛 소련 연방 소재 군수산업체들에 근무하던 핵 전문인력 4천여 명 가운데 5백 명 정도가 리비아 남아프리카 시리아 파키스탄 등 제3세계에 이미 고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덴마크의 과학자인 타르야 크론베르크씨가 최근 옛 소련 연방의 군사 및 경제개편담당자로부터 확인한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련 핵 인력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덴마크의 폴 쉴리터 총리 등이 주장하는 독립국가연합(CIS)에 대한 경제원조인데, 서방 국들 간에 의견차가 심각해 핵 유출 문제는 당분간 전 세계의 골칫거리가 될 것 같다.

 소련 핵 전문 인력의 유출은 연방 해체에 따른 중앙통제력 상실, 신 국제질서에 따른 핵관련산업의 쇠퇴,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경제난에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2월10일자 <워싱턴 타임스>도 최소한 60명의 핵 기술자가 인도 파키스탄 이라크 이란 브라질 등 제3세계로 이미 유출돼 연봉 3만 6천 달러에서 7만 5천 달러에 이르는 보수를 받으며 핵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다.

 문제는 제3세계로의 핵 인력유출이 자칫 신세계질서의 해빙무드를 해치고 일부 적대국간의 핵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핵 확산금지 노력의 선봉에 선 미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딕 체니 국방장관을 영국에 급파하는 한편, 국무부의 레지널드 바솔로뮤 국제안보담당차관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독립국가연합 4개 회원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알제리 장갑차 위협받는 ‘선거혁명’
 알제리의 ‘선거 혁명’은 결국 무위로 돌아가고 말 듯하다. 집권당의 패배가 분명한 16일의 총선 결선투표를 5일 앞두고 샤들리 벤제디드 대통령이 11일 사임한 가운데 장갑차를 앞세운 군부가 수도 알제와 주요지역을 장악하고 있어 알제리 내정은 혼미해질 조짐이다.

 벤제디드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한 배경을 두고 그가 회교구국전선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다 군부의 지지를 받지 못해 축출됐다는 ‘쿠데타설’과 회교구국전선의 의회진출을 막기 위해 사임을 선택했다는 ‘자퇴설’의 두 가지 다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의 한 중립적 신문은 “군부는 벤제디드 대통령에게 알제리의 대외적 이미지를 생각해서 사임하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 했다. 알제리에서는 경제개혁의 실패와 사회주의정치체제의 붕괴가 맞물려 회교근본주의운동이 급속하게 확산됐다. 신권체제를 강령으로 내세운 회교구국전선(FIS)은 지난해 12월 26일 30년 만에 실시된 총선거에서 4백 30개 의석 가운데 1백 88석을 차지하여 알제리 최대의 반정부세력으로 등장했다.


그루지야 아르메니아에서 숨을 곳 찾는 감사후르디아
 대통령 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셰바르드나제 전 소연방 외무장관의 태도가 그루지야 정국의 변수가 되고 있는 가운데 축출된 즈비아트 감사후르디아 전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에서 망명 처를 찾고 있다.

 감사후르디아는 민족주의자 · 인권운동가오서 쌓은 명성으로 작년 5월 80%의 압도적인 지지로 직선 대통령에 당선됐었다. 그러나 당선 직후부터 언론통제와 정적에 다한 탄압을 시작하면서 반정부 세력의 급속한 형성을 자초했다.

 지난해 9월 2일 첫 유혈참사를 빚은 이래 혼미를 거듭하던 그루지야 사태는 감사후르디아 대통령이 6일 아르메니아로 탈출하고 반군이 정권을 장악함으로써 일단 예측불허의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중국 건강 악화된 鄧小平 정치 영향력 흔들
 鄧小平(87)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건강이 점점 악화되면서 정치적 영향력도 쇠퇴하고 있다. 11월 중 남해에서 열린 10인 원로 회의에서도, 92년의 경제방침을 결정하는 12월의 전국계획회의에서도 등소평의 방침은 관철되지 못했다.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는 <인민일보>는 등소평을 공격하는 기사를 계속 실었다.

 등소평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보수파가 압도적인 것이 아니다. 팽팽한 긴장상태가 유지되면서 모두가 등소평 이후를 암중모색하고 있다.


프랑스 새 사회당 당수 파비위스 대통령선거 출마할까
 45세에 사회당 당수로 성출된 로랑 파비위스 국회의장은 과연 자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인가. ‘미테랑의 황태자’ 파비위스 전 총리가 1월 9일 당 운영위원회에서 집권당 당수로 선출됨에 따라 프랑스 언론은 임기 3년여를 남기고 미테랑 대통령이 자신의 자리를 그의 심복 중의 심복인 파비위스에게 넘겨주려는 의지를 현실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30세에 미테랑의 비서, 37세에 최연소 총리를 역임했고 42세부터 최연소 하원의장직을 맡도 있는 그가 미테랑 없는 정부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부르주아 유대계 출신인 이상주의자 파비위스가 사회주의를 현실정치로 구현하는 것은 그의 기질로 보아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정적들의 중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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