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의 80% 운동으로 고친다
  • 리함남 차장대우 ()
  • 승인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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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도 ·호흡기능 등 운동부하검사부터

 

 

적합한 운동강도는 최대심박수의 60~80%

 40대 직장인 돌발사는 이제 뉴스 거리가 못된다. 많은 직장인들은 주위에서 예기치 않은 죽음을 보며 그같은 불행이 언제 자기에게도 닥칠지 모른 다는 막연한 공포심을 느낀다. 그 중에는 이 같은 위기감에서 벗어나려고 가까운 수영장이나 헬스클럽을 찾아가 무턱대고 운동을 시작하는 이도 많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비과학적으로 운동을 하면 아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운동이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절대적 기능을 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쿠퍼클리닉의 조사 결과는 운동이 수명 연장에 직접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도표를 보면 운동을 한 사람이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간 1만명당 사망자 수효를 비교한 이 조사에서 규계적인 운동을 계속한 집단에서는 남자 19명, 여자 8.5명이 사망한 데 견주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남자 64명, 여자 39.5명이 사망했다. 이것은 운동한 사람들보다 3~5배 더 많은 숫자이다. 

걷기 수영 등 유산소성 운동이 좋아

 또 여러 조사를 통해 직업에 따라 성인병 발병률에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영국 런던 의 2층시내버스 운전자와 2층버스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안내원의 심장 질환 위험도를 비교한 조사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운전자의 심장병 위험도가 안내원보다 2배나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우체국 안에서 근무하는 사무직원과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의 비교,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구부두에서 일하는 부두노동자와 사무직원의 심장질환 이환율 비교와도 일치한다. 

 의학계에서는 사무직 종사자가 육체노동자보다 성인병 위험률이 5배 정도 더 높다고 말한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성인병 발병률이 훨씬 더 높아 40대 남자의 심장질환 위험률이 여자의 6배나 된다고 한다. 이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이 혈압증가를 방지하는 반면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혈압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의학계는 40대 이상 직장인을 위협하는 이 같은 성인병도 “적당한 운동으로 평균 80% 정도를 예방할 수 있으며 또 치료할 수 있다” 고 주장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조절과 함께 혈압을 낮추어주고,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심폐기능 을 향상시키고,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춰줄 뿐더러 스트레스 해소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황수관 교수는 “혈압이 180mmHG인 고혈압 환자에게 약처방은 전혀 하지 않고 운동처방만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일씩 6개월 동안 실시 한 결과 혈압이 140mmHG 이하로 낮아졌다”고 말한다. 협심증이 있거나 심장수술을 받은 사람이 1 년쯤 운동을 하여 정상인의 심장 기능에 가잡게 향상된 임상사례도 있다. 걷기 운동을 통해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심장병을, 루즈벨트 대통령이 천식을 치료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운동을 할 때는 안전파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직장 인이 청년 때 하던 방식으로 운동하면 돌발적인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다.  또한 동맥경화가 이미 진행중인 사람이 무리한 운동을 했다가는 돌연한 심장마비로 사망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성인병이 진행중인 이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고 의사 처방에 따라야 한다.

 서울 중앙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김철준 소장은 “운동은 약과 같다”고 말한다. 질병에 따라 약의 종류 ·용량 용법이 다르듯이 운동도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추어 할 때만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운동하면 거꾸로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운동방법은 무엇일까. 스포츠의학계에서 제시한 기본 원칙을 살피보자.

 우선 대근육(대퇴부)을 장시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심폐기관에 자극을 주는 유산소성 운동이 좋다. 이런 운동은 산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심장 혈관 혈액 등의 순환기능과 패 기관지 등의 호흡 기능에 영향을 준다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줄넘기 에어로빅 댄스 배드민턴 테니스 등이 여기에 든다.

 반면 무산소운동은 근육의 크기와 힘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으나 심폐기능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혈관저항 및 혈압의 상승을 초래하고 심장에 위험한 부담을 줄수 있다. 역도 단거리달리기처럼 짧은 시간에 큰 힘이 필요한 운동이 여기에 든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이 쉽게 이용하는 영세한 헬스 클럽에서 갖추고 있는 운동기구는 주로 근육운동 위주의 무산소성 기구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적합한 운동강도는 자신의 최대심박수의 60~80%에 해당돼야 한다. 220에서 자기나이를 빼면 최대심박수가 나온다. 따라서 40세 직장인의 최대심박수는 180으로, 운동중 맥박수는 108~144회 정도가 알맞다.

 운동시간은 하루에 30~60분 정도로, 한주 일에 3~5회 실시해야 효과가 있다. 황수관 교수는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다”면서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거나, 한달에 한두번씩 등산하는 것, 또는 1 년에 한두번씩 직장인 체육대회에서 뛰는 것으로는 성인병 예방에 전혀 도움이 최지 않는다”고 말한다. 초보자는 시작단계에서는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비만자는 낮은 운동 강도로 1주일에 5~6일씩 하루 60분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의 평균 사망률이 세계 1위인 병든 한국 직장인에게 푸른 건강을 되찾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보건 차원에서 우선 과학적 운동요법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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