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실험’ 마다않고 먹는 피임약 효능 전파
  • 문정우 기자 ()
  • 승인 1998.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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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는 갖가지 피임 방법 중에서도 유독 여성이 먹는 피임약이 천대를 받는다. 여성들 사이에 오래 복용하면 뚱보가 되거나 기형아를 낳을 수 있다는 ‘믿음’이 퍼져 있기 EOans이다.

 최근 제약회사 한국쉐링의 여서건강관리팀이 이같은 ‘미신’을 깨겠다고 팔을 걷어 붙였다. 이들은 60년대에 가족계획협회가 여성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준 고함량 호르론제 때문에 먹는 피임약을 기피하는 풍조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당시 여성들이 복용한 약은 지금 시판되는 약에 비해 호르몬 양이 40배나 많아 부작용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뒤 제약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해 부작용을 거의 완벽하게 제거했는데도 멱는 피임약을 기피함으로써 한국이 낙태 천국이 되어 버렸다고 이들은 본다.

 한국의 연간 출산 건수는 70만건, 그런데 낙태 건수는 그보다 두 배가 넘는 1백50만 건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여성계에서는 한국의 낙태율이 세계 1~2위를 다툴 것으로 추산한다.

 여성건강관리팀장 차마리씨(29·앞줄 오른쪽)는 “구미 여성들이 3명 중 1명꼴로 먹는 피임약을 이용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 여성들은3%만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어, 기혼 여성의 50%가 두 번 이상 낙태 수술을 해야 하는 비극적 상황에 몰리고 있다”라면서, 먹는 피임약에 대한 선입견을 빨리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 여성을 구성된 이 팀은 여성들이 많이 모인 곳, 의사나 약사들이 모인 곳에는 어디든 달려가 먹는 피임약을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피임약을 먹으며 ‘생체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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