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은 사기꾼입니다”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1999.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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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에 몸 담고 있는 핵심 교역자‘참회의 양심 선언’

 “정총재(정명석씨)는 거짓말의 명수요, 고도의 연기자입니다.”JMS 초창기부터 정명석씨를 지켜본 핵심 교역자 ㅇ씨가 입을 열었다. 개혁을 향한 한 가닥 열망을 품고 아직 JMS에 몸 담고 있다는 ㅇ씨는 정명석씨를 여전이 메시아로 추종하는 젊은이들이 하루빨리 정씨의 허상을 깨닫기 바란다며,‘젊은 영혼들에게 속죄하는 것으로 남은 삶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양심 선언을 생중계한다. <편집자>

  나는 대학 4학년 2학기가 시작될 무렵 정총재를 만났습니다. 80년대의 암울한 시대 상황에서 정총재의 성경 풀이는 신선하게 느껴졌고, 정총재를 통한 신비한 영적 체험에 나는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나 (신촌에서) 삼천교로 옮긴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까만 비로드 옷을 즐겨 입던 그 여대생과 정총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소문의 여파는 대단해 그동안 전도되었던 젊은이들이 모두 나갔습니다. 당시 정총재는 ○○극장 뒤에 있는 다방에 은신해 있어야 했습니다.

“정명석은 메시아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총재의 사명을 믿고자 했습니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시간을 주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하나님과 정총재에 대한 뜨거운 심정으로 섭리를 일구어 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젊은이들이 밀려 왔습니다. 캠퍼스 복음화는 욱일승천하고 있었습니다. 영동의 지하실도, 세검정의 옥상도 앉을 장소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로 북적댔습니다.

  우리는 정총재를 위해 상급 학교 진학도, 사회 진출도 포기한 채 몸을 바쳐 뛰었습니다. 90년대 들어 월명동(충북 금산) 성지 사업이 시작된 이래 노력 봉사는 물론 헌금 모금에도 눈물겹게 동참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모든 중심은 월명동이 되었습니다. 풍수지리학이 도입되고 정감록 사상이 흘러들면서 월명동은 자연스럽게 세계 섭리의 중심지로 부각되었습니다.

  언제부너인가 정총재 식구들은 특별 대우였습니다. 이에 대해 그 누구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돈 · 물질 · 권력이 집중되는 월명동이다 보니 (정총재) 식구들의 씀씀이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바라던 21세기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청년과 정숙한 처녀들의 질서정연한 모습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대신 우리는 예배 시간에 빈 자리로 우르르 몰려오는 일단의 늘씬한 아가씨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짙은 화장, 짧은 스커트, 요란한 몸치장은 예배 분위기와 사뭇 달랐습니다. 이들을 보며 우리들은‘항간에 떠도는 야릇한 소문’을 의심하고, 낙담과 분노까지 느껴야 했습니다.

  사실 정총재의 가르침은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폭발적이지 못했습니다. 특히 정총재가 개인 면담이라는 특별 행위를 통해 관리하는 체제로 진입하면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시험에 들었습니다.

  지방 순회는 더 많은 비화를 양산했습니다. 목회자가 기준이 아니라, 정총재와 성적 관계를 맺은 여성들이 실질적인 보고자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교역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정총재는 매스컴에서 여자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반성하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총재는 “하나님이 이 세상 여자들을 모두 나에게 준다고 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나도 지긋지긋하게 싫지만 어쩔 수 없다”라고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여성과의 성적인 관계가 하나님의 뜻이라면 왜 그것을 공식으로 드러내지 않습니까?

  결국 지난 20년간 쌓아온 신뢰의 신앙탑은 (총재 성 추문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졌습니다. 피해자는 정명석 총재도, 그들의 가족도 아닙니다. 정총재를 구세주로 믿고 따른 JMS 구성원들이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성 추문이 터진 뒤에도 정총재는 이것이 무슨 천국 비밀이나 되는 양 함구령을 내렸습니다. 거짓말의 명수요, 하나님의 명분을 흐리게 하는 사기꾼 목자일 뿐인 정총재는 더 이상 새로운 세상, 새로운 가치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개인 독재의 낡은 방식을 버리고 JMS는 민주 · 평등 · 평화 · 정의의 방식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열어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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