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방북
  • 이윤삼 편집국장 (yslee@sisapress.com)
  • 승인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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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오는 6월 북한을 방문한다. 지난해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초청을 받았으니 꼭 1년 만에 성사된 것이다. 지난해 제4차 6자회담에서 9·19 공동 선언이 나온 뒤부터 한반도 상공에는 ‘신 냉전’의 쌀쌀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던 터였다. 이런 상황이라 방북을 계기로 어떤 해법이 나올지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2005년 9·19 공동선언이 나오자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환영했다. 국민들은 최고의 추석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의 포기를 약속했고, 미국은 북한과 관계 정상화 조처를 취하기로 합의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 직후부터 위폐·탈북자 등의 문제로 북미관계는 계속 엇나갔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되면 9·19 선언의 구체적 이행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6자회담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DJ의 방북은 1차적으로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김 전 대통령도 이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새로운 모멘텀이 생긴다. 북한이 국제 정세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6자회담에 대한 자기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물꼬를 트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의 압박에 저항했던 북한이 쉽게 자세를 바꿀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9·19 선언이 이행되는 단계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던 우리 정부가 ‘언제 어디서라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대목은 아마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듯하다.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을 정상회담을 통해서 돌파하려 한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방북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고, 당연히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간에는 ‘DJ와 김정일 위원장이 통일 방안에 대한 모종의 합의를 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퍼져 있다. 지난해 말부터 김 전 대통령은 ‘이제는 남측의 남북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를 통합한 통일 제1단계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도 이 문제를 쉽게 꺼내지 않겠지만, 북측과 좀 더 현실적인 당면 문제인 6자회담 복귀 문제에 대해 논의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를 앞당기는 큰 걸음을 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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