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각성의 종 울려라”
  • 소종섭 기자 ()
  • 승인 2007.10.01 11: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종 부정·비리에도 명쾌한 해결책 못 내놔…“내부 자정 없으면 큰 위기”

 

'신정아 사건’ 이후 불교계가 난리이다.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이 회주로 있는 흥덕사에 특별교부금이 지원된 것을 계기로 특별교부금 지원 문제가 도마에 오르더니 국고보조금이나 문화재 지정 등과 관련해 잇따라 언론 지면에 오르내렸다. 불교계에서는 이런 바탕에 어떤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고 보고 있다. 9월21일 불교계 27개 종단 대표들이 “불교계에 대한 음해성 수사와 보도를 중단하라”라는 성명서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된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몇 년간 불교계 내부에서 각종 부정·비리 사건들이 여럿 발생했지만, 무엇 하나 똑 부러지게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마곡사 사건이다. 충남 공주 마곡사 주지 진각 스님은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고 말사의 주지 직을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월14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4억6천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마곡사는 조계종 6교구 본사이다. 지난해 10월 공주지청 수사관들은 마곡사를 압수 수색한 뒤 진각 스님을 구속했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를 통해 여러 혐의가 드러나면서 근래 들어 보기 드물게 본사 주지가 구속되었지만, 조계종 총무원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못했다. 진각 스님은 주지 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버티다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이번에 법정에서 구속된 것이다. 판사는 “죄질이 나쁘고 반성 기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진각 스님은 지난 9월21일에야 조계종 총무원에 주지 직 사직서를 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9월26일 “총무원은 현직 본사 주지가 법정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르도록 방치했으며, 마곡사 주지의 범죄 사실이 속속 드러나던 시기에 그가 추천한 말사 주지에게 임명장을 수여해 ‘도둑에게 곳간 열쇠를 맡겼다’라는 비난을 자초했다”라고 비판했다.

“총무원 지도부의 인적 쇄신 절실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 관음사의 주지직 인수·인계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충돌, 백담사 시주금 횡령 의혹, 봉선사 주지 매관매직 의혹, 통도사에 대한 검찰 내사 등등 종단을 뒤흔들 만한 굵직한 사건들이 연일 불교계 안팎의 언론을 장식했다.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은 이와 관련해 “총무원과 중앙종회에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청정성을 회복하는 길 말고는 없다. 무엇보다 총무원 지도부의 인적 쇄신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계종의 현 상태를 잘 아는 이들은 변화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우선 과거처럼 승가 내부에서 변화를 추동할 동력이 없다. 실천승가회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개혁 세력’은 이미 기득권화했다. 또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여기저기서 성명서가 나오지만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하는 경우가 반복된다. 종회는 종책 모임이라는 이름의 계파로 나뉘어 기득권을 옹호하는 데 열심이다. ‘신정아 사건’은 불교계 내부의 치부를 어느 정도 드러냈다. 그러나 이 또한 빙산의 일각이다. 불교계가 시급히 내부 자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