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년 안에 국상 치른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07.10.0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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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 복부 비만 심각해 심혈관계 질환 이상 가능성

 

그 동안 건강 이상설과 함께 두문불출하다시피 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한 발언을 두 차례나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김위원장은 10월3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10월4일에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주최한 오찬에 참석해 “(나를) 남측에서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건강 문제를 꺼냈고, 스스로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김위원장의 건강에는 정말 이상이 없는 것일까? 국내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는 그의 건강을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심지어는 “5년 이내 사망할 것 같다”라고 진단하는 사람도 있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유태우 교수는 김위원장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교수는 특히 “크게 부푼 복부를 보면 당뇨·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볼 때 김위원장은 동맥경화나 심장병 등으로 5년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굴에 많이 생긴 검버섯을 놓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것보다 몸을 가누는 모습이 이상하다. 체력이 급격히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걸어다니기도 힘들 것이다. 허리가 좋지 않고 무릎에 관절염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얼굴이나 입술 색을 보면 간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거의 모든 성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는 것이다.
“치료 위해 약물 과다 복용했을 수도”
한의학계에서는 김위원장의 건강에 더 심각한 이상이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병 치료를 위해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또 김위원장의 사주(四柱)에도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사미한의원 조희철 원장은 “동양의술에서는 ‘사진(四珍)법’으로 진찰한다. 망진(望珍), 문진(聞珍), 문진(問珍), 절진(切珍)이 그것이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에 대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증세를 묻고, 맥을 누르고 몸을 만져 건강을 진단한다. 망진으로 김위원장을 진단해보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배가 심하게 나오면 간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고혈압 등 성인병 가능성도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김위원장은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얼굴이 부었고 색도 검다. 입술이 쳐진 것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신장이 약해지면 나타나는 증세 중 하나이다. 또 2000년 김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위원장의 손바닥을 보면 붉은빛이 돈다. 혈액 순환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김위원장의 손바닥 색은 보랏빛에 가까울 정도로 탁하다. 혈액 순환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혈액형이 A형인 김위원장은 음력으로 1942년 2월16일 축시(丑時, 오전 1시 반~3시 반) 생이다. 조원장은 “사주를 보아도 김위원장은 신장이 약한 편이다. 심장도 좋지 않아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겉모습만으로 김위원장을 환자 취급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의료인은 김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워낙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섣불리 예측하기를 꺼리기도 한다. 직접 진단하지도 않은 데다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도 거의 없어 지금 단계에서는 의학적으로 그의 건강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건강한 일반인의 노화 현상과 비교하고 김위원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일반적인 진단이다.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 교수는 “김위원장의 머리숱이 적어지고 머리 라인이 예전보다 위로 올라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인 노화 현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질병이 없는 일반인과 비교하면 (노화가) 심하게 진행되었다. 또 복부 비만을 볼 때 대사성 질환으로 당뇨·고혈압·고지혈증·협심증 등은 당연히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입술 색도 밝지 않다. 이는 혈액 순환계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질병이 없다고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이러한 진단을 내놓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위원장은 팔다리 등 신체 다른 부위에 비해 특히 복부 비만이 두드러져 보인다. 이는 운동량이 많지 않은 사무직종에 종사하면서 회식이 잦은 직장인들에게서 잘 나타나는 현상이다. 복부 비만은 체중이나 체질량지수로 표현되는 일반적인 비만보다도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높인다. 고콜레스테롤이나 고중성지방혈증 등 다른 심혈관 질환 위험 요소의 발생 가능성을 2~3배 높인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사진이나 TV화면으로 심혈관 질환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김위원장의 복부 비만은 심장 질환에 좋지 않은 요인임에는 분명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노화 진행 심하고 안색 나빠 정상 아닐 것”
건강 상태는 얼굴에 나타나는 만큼 얼굴 모양과 색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고 한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주선희 교수는 “얼굴의 모양과 색은 장기로부터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얼굴을 보면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의학과 한의학 모두 김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주장하는 것은 비단 그의 겉모습뿐만이 아니다. 10월2일 2박3일 일정으로 시작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인 김위원장의 두문불출하는 행동도 시선을 끌었다. 정상회담을 제외한 공식 행사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김위원장의 건강이 7년 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궂은 날씨에 밤늦은 시간 야외에서 벌어지는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는 등의 행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김위원장은 10월2일 12분 동안 노대통령과 함께 있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회담 첫날 77분을 함께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위원장은 이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노대통령을 맞았다. 짧은 인사와 사열, 양측 인사 소개가 끝나자 노대통령을 먼저 보내고 본인은 사라졌다. 이날 환영 만찬에도 김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0월3일에도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노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공식 행사에는 일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관람 할 때와 인민문화궁전에서의 답례 만찬 때에 김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김일성 주석은 1994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심장 질환의 경우 가족 병력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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