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실적이 먹여 살릴 것”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07.12.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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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보고서 낸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2007~2008년의 증시 화두’

1. “증권사 빅뱅 가능성 크다”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부 한정태 부장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부 부장(증권 담당)은 아직은 태풍 전야처럼 고요한 증권 업계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구체적으로 그려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현재 증권 업계의 주도권이 수요자(증권 투자자)에게 넘어가 있지만, 증권 회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 결정권을 되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 자체가 과점이나 독점 체제로 재편되고 결국 은행처럼 빅뱅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40여 개에 달하는 증권사가 결국 몇몇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헤쳐 모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빅뱅의 촉매로 사실상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투자증권이나 대우증권을 지목하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였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을 통해 은행권의 빅뱅을 촉발시킨 것처럼 증권업에서도 사기업보다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두 증권사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대로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먼저 금융 전업 그룹을 선언하고 나면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치고 나가 초대형 증권사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전망했다.
그는 “만일 빅뱅이 무산된다면 자산운용 부분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증권이나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이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빅뱅을 가정한 예측에서도, 빅뱅 없는 소규모 재편이 이루어질 경우에도 모두 추천받았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 업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미래에셋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 대장주로 대접받고 있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는 미래, 대우, 우리투자를, 하반기에는 미래, 삼성, 대신, 한국금융지주를 눈여겨보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애널리스트가 발표한 증권업 업종 보고서는 업종 보고서 부분에서 1위, 10위, 17위, 20위를 기록했다. 그의 보고서가 나온 뒤에 증권주가 급등하고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쪽 사업을 강화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보고서가 주목받은 이유에 대해 “기존의 증권업 보고서가 증권업의 수익 구조 분석에 매달렸던 것에 비해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이후의 큰 그림을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이는 2010년까지 정부 규제가 완화되고 자본 시장의 돈 흐름이 바뀌면서 증권 업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2.“다시 뜬 철강·금속, 내년에 더 단단”  

   대우증권 양기인·전승훈 애널리스트

 
증시에 황제주 업종이 있다면 지난해는 철강금속 업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 증시의 기상도를 쥐락펴락했던 IT 대표주 삼성전자가 무려 52주 동안 하락 행진을 거듭한 반면 철강·금속주는 1980년대의 전성기를 다시 누렸다.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철강주의 매수 추천이 이어졌고, 철강·금속 분야의 보고서를 찾는 손길이 많아졌다. 대우증권의 양기인·전승훈 두 애널리스트가 콤비를 이루어 발표한 철강·금속 분야 보고서는 업종별 상위 20개 리포트에서 무려 6개의 보고서가 올라갈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그만큼 시장에서 철강금속주의 전망에 시장 참여자들이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는 얘기이다.
양애널리스트는 철강회사들의 내년 성적이 시장 평균 성장률보다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우선 미국은 철강 주도의 구(舊) 경제라기보다는 IT 쪽의 신경제로 이미 재편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을 포함한 NAFTA 지역의 철강 소비량은 세계 소비량의 12%대에 불과하다. 반면 구 경제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전세계 철강 소비 시장의 56.4%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중국 시장의 성장률은 11.5%,  내년은 10.9%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는 이를 근거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위기가 오더라도 중국 중심의 구 경제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철강 업종은 계속 ‘GO’ 사인을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또 철강 원재료인 철강석 값이 내년에 30~50% 오른다는 점도 철강 업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철강석 공급원은 과점 체제로 빅 3가 7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철강 제조 업체도 과점 체제로 재편되었다. 아시아 주도권은 중국의 바오샨 철강과 한국의 POSCO, 일본의 신일철의 과점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즉 가격 결정권의 주도권이 공급자 쪽으로 넘어가 있기에 원료 값이 오르면 이를 고스란히 판매 가격에 반영시킬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이다. 판매가의 인상은 철강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나고 주가는 이로 인해 더 오를 것이라는 것이 양애널리스트의 논리이다. 
그는 기대주로 POSCO, 현대제철, 동국제강을 꼽았다. 내년 하반기 올림픽을 전후해 중국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최대 변수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2009년까지 철강 분야는 공급 공백기로 보고있다.

 3.“지주회사·미디어에 희망 건다” 

    CJ투자증권 이상헌 애널리스트

 
올 3분기 주식시장은 ‘GO’ ‘GO’ 사인으로 넘쳐났다. 대형 우량주 위주로 장이 형성되고 이어 중소형 우량주 쪽으로 관심이 돌아가는 선순환을 이루었다. 때문에 코스피지수 2000을 찍던 7월 무렵에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이끌 만한 준지주회사 테마와 실적을 내는 코스닥 업체에 대한 관심이 넘쳐났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CJ투자증권의 이상헌 애널리스트는 업종과 기업을 불문하고 최고의 히트 건수 보고서 세 편(1, 2, 8위)을 발표했다. 
그가 주목한 코오롱, 동양메이저, CJ, 한솔제지, 두산은 준지주회사 테마로 불리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코오롱은 1만5천원이던 주가가 5만원대로 뛰었고, 두산은 5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뛰기도 했다. 지주회사화라는 테마 덕분에 두산그룹 관련 주는 주가가 ‘날았고’ 붙박이로 좀체 움직이지 않던 동양그룹 주도 상승했다. 물론 이는 그의 시각과 시장의 움직임이 일치했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곧잘 형사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는 재벌가의 2세 재산 상속 문제가 지주회사 체제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답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는 내년 시장 전망에 대해 “코스피지수가 2300~2400에서 형성되며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낙관적이다. 코스닥 주도 테마가 아니라 실적에 의해서 평가받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산업 판도 자체가 바뀌는 미디어 관련 주나 제약 업종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권했다. 미디어 관련 주는 IPTV 도입으로 콘텐츠 제공 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실적이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그는 내다본다. 또 제약 업종의 경우 일본 시장의 20년 전 사례가 국내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구조 조정과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으로 인해 시장이 양극화되리라고 내다본 것이다. 한미약품이나 동아제약, 대웅제약을 주목할 만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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