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학맥’ 끈끈한 ‘혼맥’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 승인 2008.01.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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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선인의 재계 인맥/동지상고·고려대 출신 CEO 수두룩…LG가와 사돈, 현대가와는 ‘재결합’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992년 정계 입문 전까지 30년 동안 기업인으로 활동해왔다. 때문에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경제계나 재계 인맥이 넓은 편이다. 경제 정책도 차별화되고 있다. ‘CEO 출신’이라는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선호한다. 규제를 통해 시장을 경직시키기보다는 자율 경쟁을 통해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력이나 나름의 정책 성향은 그가 쌓아온 인맥과 바로 연결된다.
이당선인의 경제계 및 재계 인맥은 크게 동지상고, 고려대로 이어지는 학맥, 범 현대가(家) 인맥, 자녀를 통한 재벌가(家) 혼맥, 정치 입문 후 형성된 학계 및 정치권 인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우선 주목되는 것이 재벌가 혼맥이다. 현 전경련 수장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이당선인과 사돈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당선인의 셋째 딸인 수연씨는 지난 2001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결혼했다. 조부사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다. 이런 관계로 미루어 전경련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재계는 정부의 개혁 대상이었다. 그러나 시장 친화적인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재계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살리기’의 파트너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전경련이 정부와 재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당선인의 장녀인 주연씨는 수원지검 검사를 거쳐 현재 삼성화재에서 법무담당 상무로 재직 중인 이상주씨와 결혼했다. 이당선인이 삼성과도 연을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통해서는 LG가와 사돈 관계를 맺고 있다. 이부의장의 장녀인 성은씨의 남편은 LG가 2세인 구본천 LG벤처투자 사장이다. 구사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의 장남이다. 이당선인은 결국 구본무 LG그룹 회장과도 사돈 관계인 셈이다.
이당선인의 재계 인맥 중에서 동지상고와 고려대로 이어지는 학맥도 무시할 수 없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장경작 롯데호텔 사장 등이 그의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이다. 특히 이들은 개인 혹은 가족끼리 식사를 같이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이들이 향후 이명박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 김인 삼성SDS 사장,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김갑렬 GS건설 사장, 김우평 SK증권 사장 등이 고려대를 졸업했다. 
동지상고 출신 경제인 중에는 김기태 동신여객자동차 대표, 황인찬 대아그룹 부회장,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사장, 이휴원 신한은행 부행장, 김능수 삼성BP화학 전무, 석경오 현대중공업 전무, 장지활 SC제일은행 상무 등이 눈에 띈다.
현대가 인맥의 경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오너 일가와 함께 현대 출신 전문 경영인들을 들 수 있다. 특히 현대건설 CEO 출신인 이내흔 현대통신 회장, 박세용 전 INI스틸 회장, 심현영 전 현대건설 사장, 이춘림 전 현대건설 회장 등이 현재 이당선인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지고 있다. 노치용 현대증권 부사장도 이당선인이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있던 시절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들도 향후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 일정 부분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관계, 학계의 핵심 경제 브레인들

현대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고 정주영 회장이 지난 199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이당선인에게 합류를 제의했다. 그러나 그가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현대가와 관계가 소원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가 대선을 앞두고 이당선인을 지원하면서 그와 현대가 사이의 껄끄러웠던 감정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은 사실상 다른 곳에 있다.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 곽승준 고려대 교수,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강만수 전 재경경제원 차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사공일 전 재무부장관 등이 대표적인 인사이다. 이들은 이당선인이 서울시장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사실상 핵심 브레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당선인의 비서실장인 임태희 의원, 박형준 의원, 이한구 의원, 이종구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도 정치인 출신 브레인으로 대선 당시 이당선인 캠프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주목받고 있다. 황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거에서 탈락해 연임에 실패한 후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그는 대선 전까지 선대위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을 맡으며 이른바 MB노믹스를 설파한 주인공 중 한 명이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대한민국 7·4·7’과 ‘한반도 대운하’ 등 핵심 공약의 개념을 구체화시켜왔다. 때문에 이들 가운데 몇몇 인사들이 새 정부의 경제부총리, 산자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등으로, 또 상당수가 향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청와대, 정부 등에 포진해 경제 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 구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이당선인을 도운 핵심 인물들이다. 새 정부 출범 전이어서 자리를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 안팎의 관측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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