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현장에 ‘나눔’ 우물 팠다
  • 김지혜 기자 ()
  • 승인 2008.05.20 13: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국대 ‘108 리더스’ 2기 대표 이재인씨

ⓒ시사저널 박은숙
“나눔의 축제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케냐의 시골 마을에 우물을 파주자.” 사랑의 열매에서 주관하는 ‘2008 캠퍼스 나눔 도전’ 사업의 하나다. 햇볕이 따사로운 지난 5월13일 오후, 서울 동국대 축제마당에는 지나가는 이들에게 저개발 국가의 ‘물 부족 현상’을 설명하며 기부를 호소하는 파란 옷의 학생들이 보였다. 행사의 중심에는 동국대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108 리더스’의 2기 대표 이재인씨(26)가 있다. 먹고 즐기는 축제 문화에서 벗어나 ‘나눔’을 실천하자는 ‘2008 캠퍼스 나눔 도전’ 행사에는 서울 시내 다섯 곳의 대학이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참여한다. 이 가운데 목 좋은 곳에 여섯 개의 부스를 설치한 동국대, 그중에서도 ‘생명의 우물’을 강조하는 파란 옷의 열정적인 ‘108 리더스’ 학생들이 유독 눈에 띈다. 이들은 케냐 시골마을에 우물을 파기 위해 학생들로부터 5백만원을 모으고 있다.

이씨는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축제가 인상적이었다. 그린피스와 같은 NGO 단체들이 대학 축제에 들어오고, 지역 주민들도 함께하더라. ‘자기들만의 축제’인 우리 대학과 달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기부 행사에 반복적으로 참여하는 그들의 문화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이씨는 ‘대학교만의 축제’가 된 것도 모자라서 ‘동아리·학과의 축제’로 변질되어가는 요즘 대학 문화에도 일침을 가했다. “자기들끼리 술을 팔고 즐기는 음주 문화도 열정과 젊음의 표출이겠지만 사회를 향한 다양한 메시지와 참신한 테마가 있어야 대학 축제답지 않겠느냐. 때가 되니까 한다는 관성적이고 반복되는 대학 축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는 “먹고 즐기는 데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눔 문화를 대학 내에 확산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대학 축제에서 한 번의 행사로 큰 목표를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안다. 목표 금액을 채우기보다는 ‘나눔’의 파급 효과에 의의를 둔다. 지금은 작지만 내년에는 분명 더 많은 관심과 기부금으로 더 많은 우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